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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공습한 이스라엘, '휴전 재개할 것'

5시간 전

하마스의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한다며 지난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공습한 이스라엘군이 다시 휴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를 덮친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군이 라파 내 자국군을 향해 "테러리스트들이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여 2명이 숨졌다고 밝힌 뒤 시작되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통제 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했음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저녁,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의 하마스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전한 가운데 병원 관계자들은 총 4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협정을 준수하겠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위반 행위를 비난하며 이러한 공습으로 인해 "사태를 완전한 파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9시가 지난 시점, 이스라엘군(IDF)은 "휴전 협정 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해당 협정을 지킬 것이며, "모든 위반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성명에서는 앞서 발표된 가자지구로의 물자 공급 제한 조치를 철회했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같은 날(19일) 워싱턴 DC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휴전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제멋대로 굴며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다만 이는 하마스 내부의 "일부 반군"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든 적절하게 처리될 것이다. 강력하지만 적절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중재로 이루어진 이번 휴전 합의 1단계는 지난 10일 발효되었다. 이에 따라 즉시 전투가 중단되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동·남부의 이른바 '황색선'을 따라 부분적으로 철수하였으며,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원조가 확대되었다.

또한 하마스는 모든 생존 인질을 석방하고, 사망자 28명 중 12명의 유해를 반환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250명과 가자지구 주민 1718명을 석방하였다. 또한 모든 이스라엘인 유해를 돌려받는 대가로 팔레스타인인 시신 15구를 인도했다.

가자지구 중심부의 무너진 건물들
AFP via Getty Images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공습 후 가자지구 중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해당 합의는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의 평화"를 선언하는 현수막 아래 이집트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소집한 이후 가자지구가 맞이한 최악의 폭력적인 하루였다.

휴전 합의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미국 측의 압박이 필요한 상황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곧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19일 오전,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의 테러 인프라를 해체하고자 작업 중인 IDF 군인들을 향해 테러리스트들이 대전차 미사일과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하고자 IDF는 위협 요소를 제거하고, 테러 활동에 사용되는 터널과 군사적 시설을 파괴하고자 공습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마스 내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은 라파 지역에서 충돌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알-카삼 여단은 성명을 통해 "올해 3월 전쟁이 재개된 이후 (해당 지역에) 남아있는 우리 조직과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따라서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은 우리와 관련이 없다. 만약 그곳에 우리 측 전투원들이 생존해 있다 하더라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이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라파 지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일로" 숨진 두 군인은 야니브 콜라 소령, 이타이 야베츠 병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주요 국방 인사들과 만나 이들에게 "가자지구 내 테러 관련 목표물에 강력히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검은 담요를 두른 시신 옆에서 머리를 감싸고 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Anadolu via Getty Images
지난 19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가족을 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

가자지구 남부 유럽병원 인근 주민들은 공습과 함께 포격이 이어졌으며, 폭발로 인해 라파 일부 지역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또한 현지에서 "불꽃 지대"라고 부르는 지역에 속하는 동부 칸 유니스에서는 최소 12차례 공습이 이어졌다고 한다.

공습으로 인해 도시 상공에는 연기가 피어올랐으며, 인근 대피소에 머물던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가자 중부 지역의 경우, 알-아크사 병원의 한 의사에 따르면 알-자와이다 내 작은 해변가 카페, 누세이랏의 건물 한 채가 각각 공습을 받아 시신 총 9구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목격자들은 BBC에 거대한 화염구가 해안을 밝히며 솟아올랐고, 구급차와 구조대가 현장으로 달려가는 사이 강력한 2차 폭발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알-자와이다 공습으로 숨진 6명은 모두 알-카삼 여단 소속이다.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의 엘리트 정예 부대 지휘관인 야히야 알-마부흐도 있는데, 그의 사망은 휴전 이후 하마스가 입은 가장 큰 손실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한편 누세이랏 소재 알-아우다 병원 측 의사에 따르면 집을 잃은 난민들이 머물던 학교 건물을 덮친 공습 이후 시신 4구가 이송되었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도 있다고 한다.

눈을 감고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부모의 모습
Anadolu via Getty Images
지난 19일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어린이 등 부상자들은 가자시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개 조항의 이번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더 이상 위협하지 않도록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통제 지역에서 사실상 아무런 제재 없이 활동 중인 약탈 범죄 조직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18년 동안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는 '아부 샤밥 민병대' 등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무장 조직의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하마스는 해당 민병대가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건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침,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라파 지역에서 아부 샤밥과 연계된 단체 한 곳을 공격했다.

하마스가 기습적인 전차 포격을 받은 이후 짧은 교전이 벌어졌으며, 이후에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날아와 해당 지역을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른바 '황색 선' 뒤에 있던 우리 군을 향해 하마스가 최소 3차례 발포했다"면서 이번 공격은 "내부 충돌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자지구의 50% 이상은 여전히 이스라엘군이 점령 및 통제하고 있다.

한편 이번 라파 공습은 미국이 "하마스가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겨냥하여 "임박한"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신뢰할 만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발생했다. 미국은 그러한 공격은 "직접적이고 중대한"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사전 계획된 공격은 "중재 노력을 통해 이룬 중요한 진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러한 임박한 공격 계획은 없다며 부인했다.

일주일 전, 가자시티에서는 하마스 보안군과 유력 가문인 두그무쉬 소속 무장대원들이 격렬히 충돌하며 27명이 숨진 바 있다.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에 민간인 살해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만약 하마스가 이번 합의 내용과 달리 가자에서 계속 사람들을 살해한다면 우리가 진입하여 그들을 제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후 가자지구 내 미군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노린 하마스의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숨지고 251명이 인질로 붙잡혀가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에 따르면 그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최소 6만9000명이 숨졌다. UN은 이를 신뢰할 만한 수치로 평가한다.

추가 보도: 폴린 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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