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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일미군 증원에 '한반도 물리적 충돌' 경고…그 속뜻은 무엇일까?

1일 전
2025년 10월 28일 일본 요코스카의 해군 요코스카 함대 지원 기지에서 미군 병사들이 USS 조지 워싱턴함 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Andrew Harnik/Getty Images

북한이 주일미군 사령부의 기능 강화 움직임을 놓고 "한반도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일본 내 군사태세 강화를 체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핵무력 증강 필요성을 다시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1일 논평에서 주일미군 사령부가 인력을 늘리고 기능을 강화한 것은 "명실상부한 전쟁사령부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미국이 "일본 자위대를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면전에 활용하려 한다"면서 이는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다시 확인해준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반발은 스티븐 조스트 주일미군 사령관이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령부 인력을 지난해보다 215명 늘렸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한반도 유사시 투입'

북한이 주일미군 관련 사안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미군 전략폭격기의 일본 전진 배치를, 올해는 일본 통합작전사령부 출범 등을 잇달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주일미군 사령부의 기능 강화를 직접 겨냥해 "전쟁사령부"라 규정하고 한반도 충돌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조한범 한국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로 '주일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핵심 증원전력'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BBC에 "일본에는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가 운영되고 있고 전시에 미군과 유엔 참전국 병력·장비가 이곳을 거쳐 한반도로 전개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주일미군 기능 강화는 북한 입장에서 한반도 전시 증원체계가 강화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군사적 변화의 규모는 북측 주장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주일미군은 이미 5만 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다"면서 "215명이라는 증원 자체는 군사적으로 큰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특히 "미국이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북한보다는 중국 견제를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주일미군의 지휘 체계와 전투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자체는 사실이지만 일차적인 목표는 중국에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즉, 북한이 주일미군 강화를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개입 능력 확대라는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있지만,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중국 견제에 더 무게가 있다는 것이다.

핵무장 명분·대내 결속 위한 선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6년 7월 28일 평양에서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참전 용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사진
Reuter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6년 7월 28일 평양에서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참전 용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이 군사 변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핵무력 증강 논리와 내부 결속 효과를 노린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범철 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위협을 크게 부각해야 김정은 체제에 대한 내부 결속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한미일 안보협력을 모두 대북 위협으로 선전하면서 핵무력 증강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를 자신들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연결해 대외 선전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이번 북한의 반발이 미국뿐 아니라 일본의 안보정책 변화와도 관련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일본의 안보정책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북중·북러 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주일미군 문제를 부각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관계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이 이미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북한이 대남정책을 말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단계로, 비무장지대 국경 요새화 등 실제 조치를 통해 이를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논평은 "북한이 그동안 한미, 미일, 한미일 간 군사 협력을 비난하면서 핵 보유 정당성을 강변해 온 기존 논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이 미국의 군사태세 강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지난 1년 반 동안 공석이던 주한미국대사 자리에 미셸 스틸 대사가 부임한 점도 주목된다.

미국의 현 집권여당인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미셸 스틸 대사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 지난 30일 한국에 입국했다.

신범철 연구위원은 북한이 스틸 대사 개인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와 워싱턴의 움직임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백악관과 국무부를 상대하는 '직거래'를 선호하는 만큼 스틸 대사의 부임 자체를 크게 부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향후 스틸 대사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을 경우 이를 비난하며 선전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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