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동생 '해리·메건 대하는 언론, 다이애나 때와 닮았다'
스펜서 백작이 해리 왕자와 메건 왕자비에 대한 언론의 대우가 자신의 누나인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겪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들의 삶에 암처럼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사람들은 다이애나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6년 전 왕실 공식 업무에서 물러난 해리 왕자 부부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영국을 다시 찾았다. 이들은 그동안 언론을 거듭 비판해왔다.
앞서 BBC는 18일(현지시간), 스펜서 백작이 다이애나 사망 직후 찰스 국왕과 나눈 통화에 관한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스펜서 백작은 당시 찰스 국왕이 사람들이 다이애나를 "머지않아"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스펜서 백작은 자신의 올소프 저택에서 진행된 로라 퀸스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애나가 해리 왕자 부부에게 쏠리는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에 동병상련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다이애나나 방금 언급한 해리와 메건에 관한 타블로이드 기사를 보면 정말이지 몹시 불쾌한 내용일 때가 있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다이애나의 사례에서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리와 메건을 대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일 이런 식으로 무너져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삶에 암처럼 해로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에요."
그는 언론 보도가 다이애나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하며 누나가 "절망에 빠져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다이애나가 "비판에 매우 민감했다"고도 덧붙였다.
1981년 당시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누나가 "온갖 비판에 크게 낙담했다"는 것이다. 그는 조카인 해리 왕자와 메건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에서 "지금도 비슷한 모습이 되풀이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스펜서 백작은 언론이 자신을 "해리의 편"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도 "나는 세상을 떠난 누나의 두 아들 모두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둘 중 누구든 무언가 필요하다면 똑같이 곁에서 도울 것입니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는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지기 직전까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스펜서 백작은 누나의 장례식에서 낭독한 추도사에서 언론이 "끊임없이 다이애나를 무너뜨리려 했다"고 비판했다. 신문들이 다이애나의 "진실한 선함"을 위협으로 여겼다고도 말했다.
스펜서 백작의 이번 발언은 해리 왕자 부부가 영국을 다시 찾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왔다.
부부는 영국 언론이 자신들을 대하는 방식과 영국을 떠나기로 결정하기 전 왕실로부터 받은 지원이 부족했다는 점을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해리 왕자는 2021년 오프라 윈프리와의 부부 동반 인터뷰에서 타블로이드 언론이 "통제와 공포"로 가득한 "유해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메건은 2022년 공개된 부부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잘하고, 무엇을 하든 언론은 결국 나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 해리 왕자는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와 가수 엘턴 존 등 다른 6명과 함께 데일리메일 발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생활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들은 최대 3450만 파운드(약 621억 원)의 소송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앞서 별도로 진행된 법적 다툼에서는 해리 왕자가 미러 그룹을 상대로 법정에서 승소했다. 뉴스 그룹과의 소송에서는 법정 밖 합의를 통해 배상금과 사과를 받아냈다.
스펜서 백작의 이번 BBC 인터뷰는 찰스 국왕에 관한 자신의 주장에 왕실이 강한 어조로 반박한 이후 처음 이뤄졌다.
왕실은 성명에서 국왕이 "형제자매를 잃은 슬픔은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성을 흐리고 판단에 영향을 미치며 기억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처음 보도된 인터뷰 내용에서 스펜서 백작은 이에 대해 "국왕이 격분한 건가? 격분한 건가, 아니면 당혹스러운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평생 찰스 왕세자와 통화한 것은 단 두 번뿐"이라고 말했다.
"저는 그가 하는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고, 그가 한 말은 정확히 제가 전한 그대로입니다. 지금 분명히 장담할 수 있어요. 정말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당시 발언이 "너무나 끔찍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통화 내용을 전했다고 답했다.
국왕과 이름이 같은 찰스 스펜서 백작은 자신의 설명을 반박한 왕실의 대응에 대해 "말을 좀 흐린 것 아닌가? 기억이 다를 수 있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이 두 찰스 중 누구를 믿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펜서 백작의 책 '스완 송: 나의 누나 다이애나'는 다음 주 출간될 예정이다. 왕실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추가로 공개된 책 발췌문에서 그는 다이애나 사망 후 찰스 국왕과 통화했을 당시 국왕의 목소리가 "들뜬 기쁨에 취한 듯했다"며 "복권 당첨자"처럼 들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