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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잔지바르의 한 섬이 산호초를 살려내는 방법

2024.06.05
암초 주변을 헤엄치는 줄무늬 패턴의 물고기
Getty Images

음넴바 섬 주변은 물이 정말 깨끗하다. 10m 아래에 있는 산호초가 손에 닿을 것처럼 보인다.

다채로운 타원형의 산호초는 이 작은 섬에서 7km에 걸쳐 뻗어 있다. 그 아름다움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위치한 잔지바르 자치령 정부가 해양 보호 구역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산호는 물론 산호초와 함께 살아가는 해양 생물은 시각적으로 장관을 이룰 뿐 아니라 섬에 사는 사람들이 어업과 관광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도록 도와준다.

그런 산호초가 위험에 처했다.

Bleached coral in a reef in Zanzibar
Getty Images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산호초 위에 살던 밝은색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산호의 색이 바래게 된다

먼저,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했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산호가 스트레스를 받아 산호초 위에 살면서 영양분을 공급하던 밝은색 해조류를 쫓아내게 된다. 해조류가 사라지면 산호는 색이 바래고 하얗게 변한 끝에 결국 죽어버린다.

또한, 다이너마이트와 작살 낚시를 이용하는 파괴적인 어업 관행, 규제 적용이 부실한 관광 보트와 다이버들도 산호초를 위험에 빠뜨렸다.

섬에서 생선을 파는 주마 음신다니는 “과거와 비교하면 어획량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물고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물이나 낚싯줄처럼 각종 덫을 사용하는 등 어획하는 사람과 어획 방법이 크게 늘었습니다.”

음신다니는 일부 어부들이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즉흥적으로 모기장 등을 사용하는데, 이런 장비가 큰 피해를 준다고 말한다. 심지어, 축구 골대 그물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3년 전, 음넴바의 산호초는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주민들은 산호초 보호에 힘쓰지 않으면 산호초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돈을 벌지 못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원 프로젝트

2021년 9월, 지역 사회는 비영리 사회책임 관광단체 ‘앤비욘드(&Beyond)’ 및 ‘아프리카 재단’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산호초를 복원하고 해양 보호 구역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어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모래로 코팅된 강철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산호초에서 살아가는 야생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불가사리와 거북이 모양으로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 구조물은 기존 산호초에 부착되어 새로운 산호를 위한 보육원 역할을 했다.

그런 다음, 새로 자란 산호를 기존 산호초가 황폐해진 곳에 이식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산호의 80%가 복원되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자연보호 관리인 히자 울레디는 “마치 산호가 스스로 자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가 산호초를 복원했는데, 자연 산호초와 구분이 안 됩니다. 이제는 주변에 물고기가 헤엄치죠. 멋진 작업이었고 많은 종이 살아갑니다.”

카밀라 플로로스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해양 프로그램 매니저 겸 수석 과학자를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에서 신중을 기해 천연 재료를 이용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공 산호초에 잘못된 재료를 사용하면 결과를 망칠 수 있다. 인공 산호초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는 폐타이어와 같이 잘못된 재료를 사용하려 했는데, 이는 부적절한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 자란 산호를 이식한 장소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천연 산호석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카밀라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복원 프로젝트는 지역 사회의 지지를 받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그는 “새로운 계획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과 논의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투와 오마리
BBC
아투와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일한 여성 다이버다

지역 주민인 아투와 오마리(24)도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자연보호 관리인으로 일하기 전에는 집에서 어린 자녀를 돌봤다.

아투와는 “음넴바 섬 프로젝트의 관리인이 되어 가족의 생계뿐만 아니라 아들의 교육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아투와는 현재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유일한 여성으로, 나름의 어려움이 따른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남성이 대부분인 현장에서 일하기로 했더니 많은 남성이 의문을 제기해 힘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별이 직업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습니다.”

관광업과 어업의 변화

산호초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죽은 산호초를 바꿔줄 뿐만 아니라 관광업과 어업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

바카리 자하는 ‘아프리카 재단 잔지바르’의 코디네이터로 일한다. 그에게 산호초를 찾는 관광객의 규모를 묻자, “처음에는 겨우 200제곱미터의 지역에 최소 400명의 손님을 태운 보트가 200척씩 들어오는 등 관광업의 압박이 상당했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앤비욘드 및 아프리카 재단과 함께 방문객 수를 80명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과거에는 산호초를 방문하려면 1인당 3달러(약 4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했다. 이제 입장료는 25달러(약 3만4000원)로 인상됐다.

자하는 “이 조치를 통해 환경 보호가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수익도 증가했다”고 말한다.

산호초를 복원 중인 지역에서는 심각한 피해를 입히던 어업 행위를 중단시켰다.

어부 음셍가 앨리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폭탄 사용과 같은 불법적인 관행이 줄어들었고 어부들은 지속 가능한 어업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철망에 꽂혀 있는 산호들
BBC
잔지바르 다른 지역에서 음넴바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산호초

잔지바르 자치정부는 음넴바 복원 프로젝트의 성공에 고무되어 다른 피해 지역에도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잔지바르 해양부 국장인 마카메 마카메 박사는 “정부에서 산호초가 훼손되지 않은 14개 지역과 산호초가 훼손된 다른 지역을 확인했으며, 이를 보존할 계획이다...사람들이 해당 지역에서 어업 활동이 금지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주의할 수 있도록 부표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잔지바르 산호초의 곤경은 전 세계 산호초에 가해지는 위협을 보여준다. 음넴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위협을 받는 다른 지역에도 이 프로젝트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잔지바르 재단의 바카리 자하는 “바다와 산호의 관계성은 해양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상당히 깊은 바다에서도 산호가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산호초가 원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해양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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