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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얀마의 '가짜' 선거를 지지하는 이유

1일 전
미얀마의 민 아웅 흘라잉 장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얀마의 선거 운동 현장 등을 합성한 사진
BBC

미얀마 군부가 계획한 선거에 대해 미국, 영국 등은 부정 선거라고 일축했으나, 중국은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으로 부상했다.

미 공화당 소속 영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이 선거는 "정당성이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치이며, 이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대리 세력으로 기능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중국 정부는 미얀마의 군부 정권 인사들뿐만 아니라 정당 지도자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상태였다. 미 의회 청문회 하루 전, 마 지아 중국대사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해 탄 소이 미얀마 연방선거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각기 다른 두 정당 소속 후보들은 마 대사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보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시 미얀마 국영 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선거위원회는 마 대사에게 중국 등의 여러 국제 단체, 외교관들이 선거 참관을 위해 초청될 예정이고, 후보자와 정당 구성원을 포함한 국내외 유권자들이 법에 따라 투표소나 사전투표를 통해 안전하고 평화롭게 투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11월 28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마 지아 중국 대사가 탄 소이 미얀마 연방선거위원회 위원장을 만난 모습
MOI
지난해 11월 28일 마지아 중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탄 소이 미얀마 연방선거위원회 위원장은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9일, 네피도를 방문한 중국의 덩 시쥔 아시아 특사는 '미얀마 글로벌 뉴라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성공적인 진행은 미얀마의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권한대행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합의와 협력적 노력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덩 특사는 지난해 10월에도 네피도에서 열린 '전국적 휴전 협정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에서 해당 선거에 대한 기술적, 물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같은 행사장에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거가 "자유롭고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선거 일정은 2024년 6월 덩 특사가 네피도를 방문한 직후 공개됐다. 이는 무장단체인 미얀마민족민주연합군(MNDAA), 아라칸군, 타앙민족해방군(TNLA)으로 구성된 '삼형제동맹(3BA)'이 이른바 '1027 공세'를 통해 중국과의 국경 도시인 라우카잉을 비롯한 전략적 거점을 미얀마 군으로부터 확보한 직후였다.

2024년 8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 중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MOI
중국 고위급 관료 가운데 처음으로 미얀마 선거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왕이 외교부장은 2024년 8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뜻을 전했다

중국은 자국과의 국경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얀마 내 소수민족 반군 무장 단체들에 대해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러한 자치 지역들이 이념부터 경제적 이해관계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밀착하며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3BA의 이러한 공세의 배후로 중국을 지적한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중국의 '당근과 채찍' 외교 정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고위급 관료 가운데 처음으로 미얀마 선거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왕이 외교부장은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이러한 뜻을 전했다. 3BA가 군부로부터 전략적 군사 지휘부를 빼앗았으나 야당인 국민통합정부(NUG)와의 협력도 거부한 직후였다.

전문가들은 3BA의 이 같은 협력 거부 결정 또한 중국이 압력을 행사한 결과라고 본다. 중국 역시 NUG와 교류하지 않고 있다.

이후 양곤(랑군)의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얀마의 헌법 체제 하에 정치적 화해 및 장기적인 안정을 위한 신속한 민주적 전환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의 중재로 미얀마 군부는 상실한 일부 영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당시 타앙민족해방군(TNLA)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제대로 겨루지 못하고 공세에서 불리한 근본적 원인은 결국 중국의 압력"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이해관계

방글라데시 '평화 관측소 및 대안 센터'의 칸다카르 타미드 레즈완 연구원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 코르비누스 대학의 스콧 N. 로마니우크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당시 중국은 친중 성향의 타앙민족해방군(TNLA)에 적대 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군부의 편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 중국과 국경을 접한 지역의 반군 세력 대부분은 … 물적 생존에 있어 거의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초기에는 3BA의 공세를 지원했으나 … 현재 민 아웅 흘라잉 정권을 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국제관계 분석가인 웃 이 캉 마르 또한 태국으로 건너간 미얀마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이라와디 뉴스'에 미얀마민족민주연합군(MNDAA) 역시 "중국의 강력한 압박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접근법을 통해 미얀마 군부는 단 한 발의 총알도 쏘지 않고 잃은 영토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의 개입은 미얀마 내정 간섭이라며 규탄하고 있으나, 중국은 양측 모두의 요청에 중재자로 나선 것일 뿐이라고 계속 주장할 것입니다."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입니다."

'사회 안정 강요'

미얀마의 한 정치 분석가는 익명으로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3BA의) 1027 공세 이후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국경 지역 안정성 회복 및 무역로 재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좀처럼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중국은 미얀마가 보다 광범위하게 안정화되길 원했고, 특히 왕이 외교부장의 8월 방문 이후 미얀마의 전국적 선거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선거에 후보로 나섰던 한 인물 또한 이에 동의했다.

마찬가지로 익명을 요구한 이 후보는 BBC 버마어 서비스에 "짜욱퓨 심해항 프로젝트,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미얀마 내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손실은 중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결국 중국 당국은 미얀마에 안정을 강요하고, 선거를 지원하기로 마음먹게 됐습니다."

덩 시쥔 중국 아시아 특사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악수하는 모습
BBC
2025년 12월 28일 네피도에서 치러진 총선 1차 투표를 참관하고자 미얀마를 방문한 중국의 덩 시쥔 아시아 특사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났다

미얀마는 시 주석이 내세운 글로벌 일대일로 계획상 주요 교통 중심지가 될 예정이었다.

'중국-미얀마 경제 회랑(ECC)'의 일환으로 분쟁 지역인 라카인주에서 국경의 무역 도시인 무세를 거쳐 중국 쿤밍까지 철도가 연결될 계획이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의 지 시엔바이 교수는 중국 CGTN과의 인터뷰에서 이 철도 덕에 "미얀마 내 교통 연결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며, 미얀마와 중국 내륙 윈난성 간 경제적 통합이 촉진될 것"이라며 "(미얀마 서부) 벵골만의 짜욱퓨 항구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해상 계획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지역으로서 글로벌 해운 역량을 확장하고 개선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얀마는 일대일로 회랑 및 프로젝트의 확고한 지지자임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중국-미얀마 간 사회경제적 유대는 수천 년에 걸쳐 이어져 온 깊은 뿌리와 오랜 역사를 지녔습니다.".

"과거 드넓은 아프리카-유라시아 초대륙의 사람과 문명을 하나로 묶었던 실크로드와 물리적 연결망을 현대적 형태로 부활시키고자 지난 2013년 이후 중국은 적극적으로 노력해왔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일대일로(BRI)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은 미얀마의 경제적 성공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것을 걸었습니다."

실제로 중국과 미얀마 군부 간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탄탄하다.

구체적인 선거 일정을 밝힌 이후인 지난해 5월,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권한대행은 러시아에서 시 주석을 만났다. 이 만남에 대해 군부 내 측근 인사들은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군부가 1차 선거일을 12월 28일로 발표하고 3개월 후, 민 아웅 흘라잉 권한대행은 중국을 직접 공식 방문해 시 주석을 다시 한번 접견했다.

선거의 남은 2단계는 2주 간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중국공산당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한 무소속 후보자는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중국은 선거 일정을 정해야만 지원해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방문 중, 자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미얀마와 선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하며, 미얀마는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사관과 가까운 한 정치 분석가는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는 중국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왔다. 그는 자신이 중국의 의견을 따른다는 사람임을 보여왔다"면서 "중국 역시 장기적인 정책, 즉 중앙 권력 강화 정책을 집행한다. 따라서 중국과 미얀마 군부는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킨 이 연합단결발전당(USDP) 당수, 탕 아예 서기
USDP
미얀마 연합단결발전당(USDP)의 킨 이 당수와 탕 아예 서기의 중국 방문 당시 모습

한편 중국은 미얀마의 선거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접촉 중이다. 중국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독립당, 인민당, 연합단결개발당(USDP) 후보들은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중국은 야권 또한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부 관계자는 BBC 버마어 서비스에 민 아웅 흘라잉 권한대행의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군부가 비밀리에 관계자들에게 야당인 국민민주연맹(NLD)의 선거 등록을 허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결국 NLD는 등록을 거부했다.

한편 UN의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인 톰 앤드루스는 UN 총회 제3위원회에서 야당 지도자들이 투옥되고, 국민민주연맹(NLD)을 포함해 정당 40여 곳이 해산됐으며, 여전히 반대파들이 탄압되는 상황에서 이번 미얀마 선거는 정당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국민민주연맹(NLD)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아웅산 수 치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정당이다. 그는 2020년 선거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며,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상태다.

윈 민트 전 대통령을 포함해 마얀마의 지방 및 주 정부를 이끌었던 대부분의 정당 지도자들도 미얀마 전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일부 고위 정치인들은 해외로 도피했다.

그러나 BBC 측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NLD를 향한 대중의 지지가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NLD를 전적으로 신뢰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대중의 지지는 예측 불가능성을 동반하는데, 이는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불안해하는 요소다.

더 중요한 것은 NLD가 중국이 지원하는 주요 인프라 및 경제 프로젝트에 대해 신중했던 것에 대해 중국 측이 불만을 품고 있었다는 점이다. NLD 집권 당시 여러 사업이 재검토되거나, 지연되거나, 실행되지 않으면서 이에 중국 측은 NLD가 과연 장기적으로 신뢰할 만한 상대인지 의문을 품게 됐다.

불안정성 방지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과 가까운 한 정치 분석가는 익명을 조건으로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항상 NLD 정권이 (대만 관련)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는 게 맞는지 의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의 관점에서는 비록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는 정권이라 할지라도 군부가 지원하는 정부야말로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전략적 프로젝트를 보호하는 데 협력할 가능성이 더 크다.

홍콩대학교의 엔제 한 교수는 BBC 버마어 서비스에 "중국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맞는 미얀마, 즉 신뢰할 만한 무역 및 투자 파트너가 될 만큼 정치적으로 안정된 미얀마"라고 요약했다.

중국은 미얀마 내 다당제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군부가 작성한 헌법을 살펴보면 군 관련 인사가 의회 의석의 25%를 보장받는다. 그리고 중국은 연합단결개발당(USDP)과 같은 군부 연계 정당들이 최소 15%를, 군부 정책을 지지하는 소수민족 정당들이 최소 11%를 차지하기를 바란다.

이를 합하면 내각을 구성하고 입법을 주도하며, 사회 불안정을 방지할 수 있는 만큼의 과반수가 된다.

군부 정권의 한 고문은 익명을 조건으로 BBC 버마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서방에 기울지 않으면서도 군부와 양립 가능한 미얀마 정부를 원하며, 미얀마의 권력 구도가 51대50이길 고집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얀마도 다당제를 꾸릴 수 있으나, 확고하고 안정적인 정책 결정을 위해 단일 정당이 주도하는 체제를 원한다는 입장입니다. 군부와 가까운 미얀마 인민당 등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죠. 또한 중국은 소수민족 정당들 중에서도 민족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군부 정책에 가장 가까운 정당을 원합니다."

"중국은 미얀마에 강력한 중앙정부가 들어서길 바랍니다. 군 장성들이 권력을 장악한 구조죠."

"이는 중국의 일당 체제와 결국 같습니다. 중국공산당과 마찬가지입니다. 경쟁자가 없습니다. 내부 인사들만 교체될 뿐, 당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만 바뀔 뿐 당은 변하지 않습니다."

중국에는 민주적 정당성보다 연속성, 통제력, 예측 가능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미얀마가 오랫동안 자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해 온 점, 특히 대만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중국을 지지해 온 점을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협상 불가능한 필수 요소로 바라본다.

한 정치 분석가는 익명으로 BBC 버마어 서비스에 "이번 선거를 통해 군부는 민간 정부의 배후에서 계속 권력을 유지하는 준민간 정치 체제를 확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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