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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살 찌푸려지는 '진상' 여행객들... 왜 그런 행동을 하나?

2024.07.21

'진상' 여행객들의 소식은 갈수록 더 빈번히 들린다. 사람들은 왜 휴가 중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네바다의 고대 암석을 무너뜨리는 것부터 이탈리아의 조각상으로 음란한 행위를 흉내내는 것까지, 휴가 중에 이같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는 관광객의 소식은 더 늘어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유명 여행지들은 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전 세계적으로 과잉 관광과 "나쁜" 관광 행위에 대한 항의가 있었고, 이 두 가지의 문제 모두 커다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어론스 오브 옐로스톤'과 '웰컴 투 플로렌스'와 같은 웹사이트 및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러한 여행객들의 믿을 수 없는 행동들을 게시하고 있으며, 이를 본 많은 이들은 이러한 진상 여행객들이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궁금해할 법 하다.

임상 심리 치료사이자 열렬한 여행가인 하비에르 라보르트에 따르면 대답은 다양하다.

"이런 종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많습니다."

"개인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고, 상황에 따른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단체로 여행하는 경우 그룹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람, 집에 있으면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인가요?"

사진 찍는 관광객
Alamy
옐로스톤의 관광객들은 야생동물에게 접근하고 심지어 만지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쁜' 관광객 행동으로 간주되는 행동들은 완벽한 SNS 사진을 찍기 위해 통로를 막는 것 등과 같이 생각 없이 한 행동부터 공개적으로 누드로 포즈를 취하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 야생동물에게 접근하는 등의 위험한 행동들로 분류될 수 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호텔관광 경영학과 조교수인 알라나 딜레트 박사에 따르면 한 동물이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동물 무리에 다시 합류할 수 있도록 도우려 했던 관광객 등 일부의 부적절한 관광 행동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인식과 규범, 각기 다른 장소에서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행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딜레트 박사는 "많은 '나쁜' 행동들은 방문한 장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이 자신에게 어떤 경험이 될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의 행동이 해당 여행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나쁜' 관광객 행동의 또 다른 전형적인 형태는 행동주의자이자 'On Being Unreasonable'의 저자인 브리스톨 대학교 강사 커스티 세지만 박사가 "주인공 에너지"라고 일컫는 행동이다.

집을 떠나 있을 때 일부 사람들은 현지인, 서비스직 및 타인이 오로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가정하며 무례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행동은 비행기에서 특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기내 승객들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거나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기를 거부하는 소식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2021년에 항공 산업 연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미국 법무부에 보내기도 했다.

세지만 박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들이 행한 나쁜 행동에 대해 지적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사람들이 화를 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어요.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는 인식이 정말 강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라보르트는 더 깊은 심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행할 때 우리는 목적지, 새로운 문화에 연결해야 합니다. 이러한 연결을 위해서는 우리가 다른 감정적 위치에 있어야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쁜' 관광의 재정적, 심리적 영향

과잉 관광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많은 글이 있지만, '나쁜' 관광객 행동, 특히 기물 파손의 영향은 종종 간과되기도 한다.

남호주의 신성한 동굴 벽화 파괴와 같은 사례의 재정적, 심리적 영향은 계산하기조차 어렵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유산 활동 기금의 전무이사인 브렌트 레그스는 “소수 집단의 유적지를 모독하고 훼손시킨다는 건 그들의 신체, 삶, 역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행동은 종종 역사적 불의와 체계적인 인종차별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켜 세대적 트라우마를 다시 활성화시킵니다."

관광지의 낙서
Getty Images
로마 콜로세움의 벽과 기둥은 관광객의 '나쁜' 행동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별히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던 훼손이라도 감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레그스 전무이사는 "관광지 소유자나 관리인들은 이미 이러한 자원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물이 파손되면 과도한 재정적 책임이 추가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피해를 복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2021년, 한 방문객은 텍사스의 빅벤드 국립공원에 있는 4000년이 넘는 암각화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어 지역 원주민 공동체의 신성한 장소를 영구적으로 파괴했다.

이외에도 귀중한 예술과 문화 작품이 관광객의 행동에 훼손된 바 있다.

조치 방법은?

딜레트 박사는 관광지가 흔히 광고되는 방식이 이러한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여행할 때 느끼는 익명성의 요소가 그들이 이러한 '나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중 일부는 기업과 정부가 사람들에게 관광지를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제공하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대형 패키지 관광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 패키지 상품의 목적은 사람들을 과음하고, 과식하고, 과소비할 수 있는 장소로 데려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관광의 실패로 이어지게 하는 겁니다."

딜레트 박사는 보다 현지화된 여행 경험을 할 경우, 관광객이 여행지에서 행동하는 방식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전반적 영향 등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정부는 '나쁜' 관광객에 대한 더 엄격한 법률을 제정하고 공식 지침을 만들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이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술에 취한 영국인 방문객의 '나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암스테르담의 "Stay-Away" 캠페인부터 과잉 관광을 제한하고 나쁜 행동을 막기 위한 이탈리아의 새로운 제한 및 벌금 정책에 이르기까지 관광지들은 나름대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라부르트는 변화가 필요한 건 여행자라고 말한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기가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안전 지대를 벗어나는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감정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반사회적 행동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딜레트와 라부르트는 이러한 종류의 행동에 대한 해결책은 궁극적으로 사고방식의 변화에 ​​달려 있다는 데 동의했다.

즉, 사람들이 여행이란 궁극적으로 특권이고, 어떤 장소를 방문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집에 손님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사려 깊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딜레트 박사는 "관광은 문자 그대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말 흥미롭다"고 말했다.

"여행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지 못한다면 경험할 수 없는 문화, 종교, 언어를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에 어떻게 대응하냐는 겁니다. 저는 '여행하지 마세요' 같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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