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언제쯤?...여야, 헌재 압박 총력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이 2주째 접어들면서 최종 선고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오는 14일 헌재의 선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최종 변론부터 선고까지 2주를 넘기지 않았던 점, 금요일에 선고됐다는 점에 비춰 보면 이날이 유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2일까지 헌재가 선고 일정 등의 공지를 내놓지 않으면서 일정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탄핵 심판의 복잡성과 법원의 구소 취소 인용 등으로 인해 재판관 평의가 길어지며 선고가 예정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탄핵심판에서 절차적·실체적 쟁점을 총체적으로 다투고 있기 때문에 검토할 항목이 많아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헌재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심판을 오는 13일 선고하기로 했다.
당초 헌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우선 심리하겠다"고 했었지만, 다른 사건들의 결론이 먼저 나오게 됐다.
과거 헌재가 주요 사건을 연이틀 선고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18일 이후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적법 절차의 중요성 및 증거 채택 여부를 놓고 헌재 내부에서 이견이 나타나면서 평의가 길어지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헌재가 과거처럼 금요일 선고 전례를 따를 경우 오는 21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으로 탄핵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을 고려해 헌재가 충분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3월 말에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헌재는 평의 진행 상황과 선고일 고지 시점 등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재판부 평의의 내용, 안건, 진행 단계, 시작 및 종료 여부, 시간, 장소 모두 비공개 대상에 포함된다"며 "현재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외의 확인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은 각각 선고 3일 전, 이틀 전에 공지됐지만, 보안과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선고 하루 전 공지 가능성도 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계기로 헌재가 탄핵 심판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원이 사실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내란죄 수사에 적법성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추가 변론을 열어 신빙성에 문제가 생긴 증거 채택을 배제하고, 수사기관의 조서를 증거로 채택해서는 안되는 문제 등 절차적 쟁점을 추가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현재로서는 변론 재개 신청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변론이 재개되면 임명이 보류된 야당 성향의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가 뒤늦게 재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최종 선고에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헌재 압박 총력전
탄핵심판 최종 선고가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8인 재판관 중 6인 이상이 탄핵소추 인용 의견을 내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3인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내면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여야는 여론전에 사활을 걸면서 헌재 재판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즉각적인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는 야당은 단식, 삭발, 성명, 철야 농성, 도보 행진 등의 수단을 총동원해 헌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11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을 때까지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오후 9시부터 10시반까지 비상 의원총회와 릴레이 발언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에 나서는 민주당을 '내전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헌재에 신중한 결론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장외 투쟁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중심으로 헌재 앞에서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탄핵 심판 각하만이 대한민국 체제를 바로 세우고 비정상을 다시 정상화하는 길"이라며 헌재 선고가 나올 때까지 진행하는 24시간 연속 릴레이 시위에 돌입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 지도부에 '국회 해산', '의원 총사퇴'까지 언급하면서 "사즉생의 각오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서라도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법원과 검찰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뒤 관저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적극적인 '관저 정치'에 나섰다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보다는 헌재의 신중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