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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미국이 제안한 러시아와의 '30일 휴전' 방안에 동의

1일 전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Reuters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평화 회담 이후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휴전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 하루 만인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30일간의 잠정 휴전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휴전안을 러시아에 제안할 예정이라면서 "이제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고 했다.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긍정적인" 제안에 러시아가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미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11일 사우디 제다에서 성사된 이번 회동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젤렌스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충돌한 이후 처음 열린 양국의 공식 회담 자리였다.

전례 없는 정상 간 공개적인 충돌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및 안보 지원을 중단했던 미국은 회동 이후 공동 성명을 통해 즉시 지원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성명은 "양국 대표단은 협상팀을 지명하고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보를 보장하는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다.

루비오 장관은 11일 늦은 오후 제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총격을 멈추고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가 이 제안을 거부한다면 "불행히도 우리는 무엇이 평화를 방해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오늘 우리는 휴전에 들어가며 즉시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우크라이나는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이 제안을 러시아에 전달할 것이며, 러시아가 평화에 동의하기를 바란다. 이제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30일 휴전 제안은 해상과 공중에서의 공격을 중단하는 부분적인 휴전을 말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보다 더 확장된 내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다에서 열린 이번 회담의 "건설적인 논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전쟁을 멈추거나 전쟁을 계속하거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완전한 진실을 밝힐 때"라는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 측은 아직 이번 휴전안 동의 소식에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11일 오전 크렘린궁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브리핑을 들은 후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내 영향력 있는 의원인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어떠한 잠재적 합의도 "미국이 아닌 우리의 조건"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 하원 국제 문제 위원회의 의원장직을 맡고 있는 코사체프 의원은 자국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서 진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 합의 내용은 여전히 … 전선에서 쓰인다"고 표현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장악한 상태다.

한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자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야기할 것이며, 푸틴 대통령이 "바라건대" 이 제안에 동의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손바닥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 안에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내일 러시아와 큰 회담이 예정되어 있는데, 매우 좋은 대화가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시 워싱턴에 초대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또한 향후 며칠 내로 미국 대표들과 회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와 젤렌스키 대통령 간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루비오 장관은 "평화"야말로 정상궤도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답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금 이 상황은 '퀸카로 살아남는 법' 같은 영화나 TV 드라마도 아니"라고 했다.

"오늘도 이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고, 어제도 죽었으며, 슬프게도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일도 죽어갈 것입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만난 시점, 모스크바 인근에서는 밤새 드론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했는데,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수단을 거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주요 광물 거래를 "가능한 한 빨리" 주요 광물 협의도 체결하는 데 동의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안보 보장을 대가로 미국에 자국 희토류 광물에 접근할 권한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백악관에서의 충돌 이후 해당 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루비오 장관은 광물 거래는 11일 제다 회동의 안건은 아니었으나, 우크라이나와 미국 재무부가 협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다로 향한 대표단에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도 포함되어 있다. 한 소식통은 BBC에 위트코프 특사가 앞으로 며칠 내에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번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모든 평화 프로세스에 유럽이 참여해야 한다고 "거듭 반복해서" 말했다.

미국이 종전 회담에서 유럽을 배제하는 쪽으로 선회하며 지난 몇 주간 유럽 지도자들은 긴급히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11일의 "긍정적인 발전"을 환영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이 요구하는 즉각적인 안전 보장은 수용하지 않은 채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던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드물게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위협을 발표하며 협상을 촉구했다. 이미 러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여러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현재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압도적으로 '때리고' 있기에" 추가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11일에도 전쟁은 계속되었다.

이날 모스크바 지역에서는 3명이 숨졌다.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 수도를 노린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이었다고 한다. 보건 당국은 현지 언론을 통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부상자는 18명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상공에서 드론 337대를 요격했으며, 그중 91대를 모스크바 지역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수도 키이우와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126대의 드론 중 79대와 함께 '이스칸데르' 전술탄도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했다. 사상자 발생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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