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강진 원인과 방콕의 타워가 무너진 이유

지난 금요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건물이 무너졌다.
이번 지진으로 진앙지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태국 수도 방콕에서는 공사 중이던 한 고층 건물이 붕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미얀마 강진의 원인과, 왜 이 강진이 이렇게 멀리 있는 방콕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본다.

지진의 원인
지구의 상층은 '지각판'이라 불리는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판들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판들이 서로 맞닿거나 위아래로 겹치면서 미끄러지면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발생한다.
미얀마는 유라시아판, 인도판, 버마판 등 네 개의 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세계에서 가장 지질학적으로 활동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히말라야 산맥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형성됐고, 2004년 쓰나미는 인도판이 버마판 아래로 미끄러지며 발생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지각구조학 전문가인 레베카 벨 박사는 "이와 같은 판들의 움직임을 수용하기 위해 암석 내에 균열인 단층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판들이 서로 옆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사가잉 단층은 길이 1,200km 이상으로, 초기 자료에 따르면 이번 7.7규모의 강진은 단층 양쪽의 암석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 이동' 유형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판들이 서로 지나치게 움직이면서 마찰이 생기고, 결국 마찰력이 급증하며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

왜 멀리 떨어진 방콕까지 흔들렸을까?
지진은 지표면 아래 최대 700km까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번 강진은 지표에서 단 10km 깊이에서 일어났다. 이로 인해 지진파가 지표면에 더 강하게 전달되어 흔들림이 크게 느껴졌다.
특히 이번 강진은 7.7규모로 매우 강력한 지진이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 정도 에너지는 히로시마 원폭보다도 더 큰 것이었다.
벨 박사는 "단층의 직선적 특성 때문에 지진이 넓은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고, 미끄러지는 면적이 넓을수록 지진의 규모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지역에서는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여섯 차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지진이 지상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는 토양의 종류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방콕은 부드러운 토양 위에 건설돼 있는데, 이러한 토양은 지진파를 강하게 전파시킨다. 결국 방콕에서의 지진 흔들림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 셈이다.

방콕에서 단 한 채의 고층 건물만 붕괴된 이유
지진 당시 방콕의 여러 고층 건물이 강하게 흔들리며 옥상 수영장의 물이 쏟아지는 등 극적인 장면이 포착됐지만, 실제 붕괴한 건물은 차뚜짝 지역에 위치한 감사원 신축 본부 건물 단 한 채로 보인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지진공학 전문가 크리스티안 말라가-추키타이페 박사에 따르면, 2009년 이전까지 방콕은 내진 설계에 관한 종합적인 안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오래된 건물들은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성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태국은 미얀마와 달리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아 내진 설계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건축공학 교수 에밀리 소 박사는 "캘리포니아, 서부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는 오래된 건물들을 보강하는 작업이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태국 구조기술자협회 회장 아몬 피만마스 교수는 43개 주에 지진 방지 건물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건물은 10%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피만마스 교수는 방콕의 부드러운 지반이 지진 시 진동을 3~4배 증폭시켰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콘크리트와 보강재의 품질, 그리고 구조 시스템의 불규칙성 등 다른 요소들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라가 박사는 영상 분석 결과, 붕괴된 건물이 지진 발생 위험 지역에서는 권장되지 않는 '플랫 슬래브' 방식으로 건설되고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방식은 기둥 위에 바로 바닥을 얹는 구조로, 추가적인 보가 없어 내진 성능이 떨어진다.
"마치 다리만 있는 테이블처럼, 추가적인 수평 지지대가 없어 지진 발생 시 갑작스럽게 완전히 붕괴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미얀마 건물 상황은?
미얀마의 만달레이는 진원지에 훨씬 가까워 방콕보다 훨씬 강한 진동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미얀마는 지진이 잦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내진 설계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많은 건물들이 취약한 상태다.
로열 할로웨이 대학의 이안 왓킨슨 박사는 "빈곤, 정치적 혼란, 그리고 2004년 인도양 쓰나미 같은 대형 재난으로 인해 미얀마는 지진 위험 대비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건축 설계 기준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홍수 위험 지역이나 경사지와 같이 지진 위험이 높은 지역에 무분별하게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달레이의 일부 건물들은 에야와디 강 범람원에 위치해 있어 지진 발생 시 '액상화' 현상(지반의 높은 수분 함량과 진동으로 인해 토양이 액체처럼 변하는 현상)에 의한 추가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에밀리 소 교수는 "여진으로 인해 단층 인근 건물들이 추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며 "여진은 보통 본진보다 규모가 작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기와 빈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