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악몽 재현'...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서 차량 돌진으로 200여 명 사상
20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차량이 군중을 들이받아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앞서 성명을 통해 68명이 부상당했으며, 그중 15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이후 독일 언론들은 사망자가 4명으로 늘고 2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중 4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라이너 하셀오프 작센안할트 주지사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용의자는 체포됐으며, 2006년 독일에 입국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50세 의사라고 말했다.
하셀오프 주지사는 초기 수사 결과 용의자가 단독으로 행동한 것으로 보이며, 부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공격 동기는 불분명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의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게시물에 따르면 그는 이슬람에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 영상에는 많은 응급차량들이 출동하는 모습과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면들이 담겼다.
그 후 무장 경찰이 한 남성을 체포하는 장면이 담긴 추가 영상이 공개됐으며, 해당 남성은 정지된 차량 옆에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소셜 미디어에 유포된 검증되지 않은 한 영상은 크리스마스 마켓에 몰려있는 군중에 차가 돌진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 당국에 따르면 약 100명의 경찰, 의료진, 소방대원과 50명의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급히 출동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그들과 마그데부르크 시민들의 곁에 있을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모든 응급 서비스 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하셀오프 주지사는 숄츠 총리가 21일(현지시간)에 마그데부르크를 방문할 예정이며, 두 명의 희생자를 위한 추모 예식이 마그데부르크 대성당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신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딘(32)은 남자 친구 마르코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에 있을 때 자동차가 그들에게 빠르게 돌진해 왔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가 차에 치이면서 제 곁에서 밀려갔어요. 정말 끔찍했어요."
한편, 독일 공영방송 중부독일방송(MDR)의 기자인 라르스 프뢰믈러는 BBC 라디오 4의 '월드 투나잇'에서 "바닥에 피가 있었다"고 말하며, "많은 의사들이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부상자들을 도우려고 애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그데부르크의 축구팀은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팀 선수들은 팬들 앞에서 일렬로 서 있었다. 구단은 "끔찍한 사건에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 그리고 마그데부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에 우리의 마음을 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뮌헨에서 열린 바이에른과 RB 라이프치히의 경기 후에는 1분 간의 묵념이 진행됐다.
20일 발생한 사건은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람들이 공격당한 최초의 사례는 아니다.
지난 2016년, 독일에서 망명을 거부당하고 이슬람 국가(IS)와 연관이 있는 튀니지인 아니스 암리는 베를린의 한 교회의 크리스마스 시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트럭을 몰고 돌진했다. 이로 인해 12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로부터 2년 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범은 경찰에 의해 이틀 후 사살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낸시 페저 독일 내무부 장관은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장에 대한 "더 큰 경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위험 징후는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페저 장관은 지난 8월 독일 서부 졸링겐에서 3명이 사망한 흉기 공격 사건 이후 공공장소에서의 무기에 대한 더 엄격한 법률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독일에서 망명과 이민 문제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재점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