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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영화 '마리아' 제작보조로 참여한 '아들들이 내 고통을 모두 목격해'

2일 전
안젤리나 졸리
Getty Images
안젤리나 졸리는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영화 '마리아'에서 주인공 마리아 역을 맡았다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사생활을 잘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아주 유명하다.

하지만 BBC 뉴스와의 새로운 인터뷰에서 졸리는 두 아들과 함께 촬영장에서 일한 경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아들들이 평소 자신이 자녀들에게 숨겨왔던 "그 고통"을 직접 보았다고 설명했다.

졸리는 이번에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영화 '마리아'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다.

졸리와 전남편 브래드 피트 사이 여섯 자녀 중 아들 매덕스와 팍스는 이번 영화에서 제작 보조로 참여했다.

"내가 맡은 캐릭터(칼라스)는 많은 아픔이 있는 인물"이라는 졸리는 "물론 아이들도 내가 여러 일을 겪는 모습을 봐 왔지만, 일반적으로 부모가 아이들에게 숨기는 종류의 여러 아픔을 내가 표현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촬영장에 함께 있게 되면서)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됐고, 아들들을 저를 안아주거나 차 한 잔을 가져다주곤 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자녀들에게 솔직해지는 방법을 알아가는 "새로운 방식"이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몇 년간 영화 출연이 뜸했던 졸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일종의 컴백 서사를 얻게 됐으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피키 블라인더스'의 제작자 스티븐 나이트가 각본을 쓴 이 영화는 1970년대 프랑스 파리에 살던 마리아의 말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 ‘마리아’ 속 안젤리나 졸리
Studio Canal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 '마리아'에서의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리아 칼라스는 미국에 사는 그리스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소프라노로, 오페라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번 영화 중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졸리 본인의 목소리와 칼라스의 원본 녹음을 섞어서 사용됐다.

졸리는 이번 배역을 소화하고자 오페라 창법을 직접 배웠는데,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훈련은 약 7개월간 진행됐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노래 수업 같았습니다. 이것도 힘들었지만, 본격적으로 오페라 수업이 시작되자 이는 호흡과 몸과 나 자신을 한계로 밀어붙이는 힘이 모두 필요한 일로, 육체적으로 차원이 다르게 힘들었습니다."

영화 '체인질링,' '말레피센트', '솔트',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등에 출연한 바 있는 졸리는 노래를 해본 적은 없다면서 "노래하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했다"고 털어놨다.

"노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주저했던 분야 중 하나였던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은 노래 부르기를 즐긴다고 했다.

"배우의 가장 큰 특권 중 하나는 제작진들의 도움을 받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하고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졸리는 "확실히 가장 큰 도전이 될 작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시사회에 참여한 팍스, 안젤리나 졸리, 자하라, 매덕스
Getty Images
안젤리나 졸리의 아들 팍스(왼쪽)와 매덕스(오른쪽)는 영화 '마리아'에 제작 스태프로 참여했다

아들 매덕스(23)와 팍스(21)는 이미 영화 '위드아웃 블러드'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졸리와 함께 일한 바 있다.

두 아들은 올해 9월 여동생 자하라와 더불어 뉴욕에서 열린 '마리아' 시사회에도 졸리와 함께 참석했다.

한편 졸리는 지난 2016년 9월 피트와의 이혼 소송을 제기했는데, 두 사람은 양육권 싸움을 벌였으며 그 결과 피트는 2021년 공동 양육권을 인정받았다. 졸리와 피트 사이에는 딸 사일로와 비비안, 아들 녹스도 있다.

'마리아'의 감독 파블로 라라인은 촬영장에서 매덕스와 팍스 모두 "매우 바빴다"면서 "훌륭한 프로였다"고 덧붙였다.

졸리는 촬영하는 동안 팍스가 자신이 노래를 연습하는 모습을 녹음해주었다면서 "즉 끔찍했던 초반 부분에 나와 함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무언가를 쉽게 해내지 못하는 모습, 욕하고 싸우고 실패하다가도 다시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자녀에게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 감독 파블로 라라인, 배우 알바 로르워처
Getty Images
영화 '마리아'의 출연배우 안젤리나 졸리, 감독 파블로 라라인, 출연배우 알바 로르워처

'마리아'는 유명하고 복잡한 삶을 살았던 여성들에 대한 라라인 감독의 3부작 중 세번째 작품이다. 이전에는 재클린 케네디, 다이애나 비에 관한 영화를 감독했다.

이번 영화에 대한 평은 엇갈리고 있으나, 대체로 비평가들은 연기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내놓고 있다.

'어워드워치'의 소피아 시미넬로는 "졸리가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아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아함과 결단력으로 가득 찬 연기"라고 평하면서 "배역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 초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타임'의 스테파니 재커랙은 졸리가 "거만하고 냉정하며 깊이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은 담아냈으나, 칼라스의 도도한 카리스마는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며 비교적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973년 마리아 칼라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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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마리아 칼라스의 모습. 칼라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가수 중 하나였다

'신성한 단 한 사람'이라는 뜻의 '라 디비나(La Divina)'라고도 불렸던 칼라스는 14살의 나이에 처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장 유명한 공연 중 하나는 '토스카'에서 주연을 맡았던 지난 1964년 영국 런던 코번트가든 공연이다.

그러나 급격한 체중 감소 등으로 성량이 저하되면서 이른 시기에 은퇴하게 된다.

말년에는 거의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53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라라인 감독은 "이 영화가 오페라에 관심 있는 사람의 수를 1명에서 100명, 100만 명으로 늘릴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면서 이번 영화가 오페라를 대중화하고자 했던 칼라스의 열망을 기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졸리 또한 "오페라만큼이나 강력한 예술 장르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오페라가 영혼과 육체를 연결하는 방식은 당연히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마리아'는 2024년 11월 27일에 미국 극장에서 처음 개봉했고 지난 11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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