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첫 주 행보를 통해 본 5가지 시사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는 2기 행정부 기반을 다지고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초기 우선적으로 집중할 부분에 대해 분명히 밝혔는데, 그 과정에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트럼프 당선인의 롤러코스터 같았던 당선 첫 주를 통해 알 수 있는 점 5가지를 살펴봤다.
1) 충성파 모아 급진적인 정부 개편 구상 중
우선 트럼프는 당선되자마자 팀 꾸리기에 나섰다. 집권 후 상원의 인준을 받아 활동하게 될 행정부 구성 인물들을 정하고, 백악관 비서실장 등 기타 고위 보좌관들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의 인선을 통해 그가 전통적이거나 경험이 풍부한 인물 대신 워싱턴을 대대적으로 뒤집고, 자신과 비전을 공유하는 충성파들을 모아 급진적인 정부 개편을 구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방장관 선택을 통해 이른바 '깨어있는(woke)' 정책에 동조하는 군 수뇌부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차기 보건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보건 기관들의 “부패를 청산”하고, 식품의약국(FDA)의 “모든 부서”를 없애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아울러 규제 완화와 역사적인 비용 절감을 이뤄낼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내세워 신설할 정부 효율성 부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행보를 통해 트럼프가 보편적으로 충성도가 높고, 전반적인 부서 개편을 선호하는 인물들로 행정부를 꾸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의회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은 보통 중간 선거가 열리는 앞으로 2년 동안은 (근소한 차이지만)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의제를 추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법안을 더 쉽게 통과시킬 수 있고, 주요 안건의 법제화를 더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낼 수도 있다.
당연히 민주당이 트럼프의 의제 추진을 막거나 이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축소될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 트럼프는 첫 임기 후반 때처럼 의회의 조사를 받는 등의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상하원을 다 장악한 공화당은 이민자 대량 추방,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 환경 보호 정책의 후퇴 등 트럼프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의제들을 추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게리 오도노휴 BBC 특파원은 트럼프가 언제나 의회에서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3) 그러나 상원이 언제나 늘 협조하지만은 않을 것
이번 주 초 상원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트럼프의 영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가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의 열렬 지지자들과 ‘MAGA’ 언론사들은 강경 트럼프 충성파인 릭 스콧을 당선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스콧 의원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고, 공화당의 선택은 존 튠 의원이었다. 트럼프 측과는 가끔 부딪히기도 했던 인물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출이 비밀투표로 이뤄졌기에 공개적으로 트럼프주의를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의회에서는 트럼프의 권력이 점점 더 엄격한 시험을 받게 될 것이며, 특히 트럼프가 지명한 논란 있는 내각 후보자 청문회에선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법무 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하원의원에 대해 벌써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다.
4) 트럼프의 유죄 판결, 흐지부지 사라질지도
트럼프의 당선 이후 그의 인선에 대부분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한편으로 이는 당선과 함께 트럼프가 직면했던 여러 법적 문제도 뒤집힐 것임을 알 수 있다.
‘입막음 돈’ 관련 사기 유죄 평결을 받은 뉴욕주 법원 사건은 앞으로 며칠은 더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올여름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한 가운데, 이번 주 초 재판부는 앞선 유죄 평결을 무효로 해달라는 트럼프 측의 파기 요청에 대한 판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은 다음 주 초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죄 평결 자체가 뒤집힐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선고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5) 확실히 중국을 주시하는 중
트럼프가 세상을 바라는 시각이 바이든과 다르다는 것은, 향후 몇 년간 미국의 외교 정책이 크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최근 며칠 동안 두드러지는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바로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은 중국이 미국의 경제 및 군사적 지배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를 더 강력하게 누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중국에 대해 강경한 이들이 차기 행정부 구석구석을 채울 것이다.
미국의 최고위급 외교관 자리인 국무 장관에 지명된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은 중국을 “미국이 지금껏 직면한 가장 발전한 적”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이 중국과 “냉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다. UN 대사로 지명된 엘리스 스테파닉과 같은 다른 지명자들도 중국이 자국 선거에 개입한다고 직접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관계는 긴장 상태를 유지했으며, 바이든 집권 이후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관세, 수출 통제, 원색적인 발언 등과 함께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에는 더욱더 강경하게 나갈 준비가 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