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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발 선전선동∙가짜뉴스 주의해야'… 주한 미대사관은 자국민에 '경보' 발령

1일 전
2024년 10월 17일 북한군 2군단 사령부를 시찰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Reuters
2024년 10월 17일 북한군 2군단 사령부를 시찰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밤 긴급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북한이 이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는 미국발 경고가 나왔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현지시간 3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이 상황을 악용할 기회로 볼 것인지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로,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과 국무부 북핵 특사, 주한미군 정보분석 담당관 등을 지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역시 이날 “북한이 이번 혼란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선전 및 공세 목적으로 악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연설에서 거대 야당이 '입법 독재'를 하고 있어 통치 능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정권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경남대 석좌교수는 BBC에 “북한이 군사적으로 악용할 여지보다는 선전선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데올로기, 즉 보이지 않는 선전선동을 통해 중상모략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제 가짜 뉴스가 막 퍼질 것이다. 북쪽이 그런 짓을 잘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 내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북한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10월 유신을 비롯해 5.16, 4.19 당시에도 북한이 이를 악용했다”며 “다만 4.19는 북한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3일 늦은 오후인 10시 2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방통위원장 탄핵, 감사원장 탄핵, 국방부 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민주주의는 한미동맹의 근간'

미 행정부는 한국의 비상계엄 해제에 대해 "안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현지시간 3일 한국의 계엄 해제와 관련해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계엄령 선포에 관해 방향을 바꿔 계엄 해제에 대한 한국 국회의 표결을 존중한 것에 대해 안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한미동맹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한미군의 대비 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한미군 태세 변화 여부와 관련해 "내가 아는 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이 상황을 이용할 조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미동맹과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4일 주한 미 대사관은 이날 영문 홈페이지에 ‘경보’(Alert)를 발령하고 ‘한국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미국 시민을 위한 안내문’을 게시했다
주한 미대사관 홈페이지
4일 주한 미 대사관은 이날 영문 홈페이지에 경보(Alert)를 발령하고 '한국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미국 시민을 위한 안내문'을 게시했다

한편 주한 미대사관은 4일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경보를 발령했다.

미 대사관은 이날 영문 홈페이지에 ‘경보’(Alert)를 발령하고 ‘한국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미국 시민을 위한 안내문’을 게시했다.

대사관은 경보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 후에도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미국인은 각종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시위 현장을 피하고 대규모 군중 집회, 시위 부근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날 자국민은 물론 비자 신청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상적인 영사업무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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