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찰위성 경쟁 '2라운드'...앞서가는 한국
한국군이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성공하면서, 남북한 군사정찰위성 개발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한국의 정찰위성 2호기는 8일 오전 8시 17분(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지난해 12월 발사한 1호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스페이스X 사의 팰콘-9 발사체를 이용했다.
이번에 발사된 군정찰위성 2호기는 발사 약 45분 후 팰콘-9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이후 오전 10시 57분쯤 해외지상국과의 교신에도 성공, 위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정찰위성 2호기 성능과 역할
한국군 정찰위성 2호기는 한국군 주관으로 진행하는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본격적으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 정찰위성은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한 SAR(Synthetic Aperture Radar·합성개구레이더) 방식으로, 전파를 쏴서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를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SAR 위성의 장점은 주간이나 야간, 날씨 등에 영향받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인 촬영으로 특정 지역에 대한 초고해상도 영상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번 위성을 통해 북한의 움직임을 보다 주기적으로 감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성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반도 상공을 하루 4~6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찰위성 발사 과거와 미래
이번 정찰위성 2호기 발사는 SAR 탑재 위성 4대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대를 도입하는 425 사업의 일환이다.
앞서 남북한은 정찰위성 1호기를 지난해 말 비슷한 시기에 발사한 바 있다.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는 현재 영상 검·보정 완료 단계로,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이르면 6월 중 전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1호기 위성의 경우 400~600㎞ 고도의 태양동기궤도로 한반도를 하루 두 차례 지나고 있다. 1호기 EO·IR 위성은 지상을 직접 촬영해 대상물을 식별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기상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2호기 등 SAR 방식의 위성이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군은 오는 2025년까지 800㎏급인 SAR위성을 추가로 우주에 쏘아올려 30분 단위의 촘촘한 대북 감시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의 3호 정찰위성은 오는 9월에 개발시험평가를 완료한 후 11월쯤 발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곧 2호기 발사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8일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래 3월 중이면 쏠 수 있지 않을까 예의주시했는데, 몇 가지 추가적 보완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신 장관은 특히 북한이 4월 중순이나 4월 말에는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합참 관계자도 "우리가 위성을 발사했기 때문에 국내 상황을 고려해 (북한도) 4월 중순에는 발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궤도에 진입시킨 바 있다. 만리경-1호는 현재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정찰위성 기술을 지원받아 2차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올해에만 3개의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남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경쟁이 앞으로도 계속될 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재까지의 정찰위성 발사 경쟁에서는 한국이 북한보다 크게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정찰위성의 핵심인 카메라 해상도 측면에선 한국이 월등이 앞서가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월 BBC 코리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에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는지, 북한의 로켓 기술은 진일보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북한의 첫 번째 위성 발사체를 우리 군이 인양했는데 북한은 그 위성 안에 일본 니콘 카메라를 넣어놨다. 단순히 철새 정도나 찍는 카메라인데 이번에도 그 수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발사체는 물론 해상도 기술을 고도화할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신 장관은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성공에 대해 “우리 군은 더욱 강화된 우주기반 감시정찰 능력을 갖추게 됐고 군정찰위성 2호기의 성능은 북한의 위성과 비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며 “내년까지 군정찰위성 후속 발사 등을 통해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 정보 우위를 점할 것”라고 지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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