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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6개월째…통계로 살펴보는 가자 지구의 상황

2024.04.07
지난 4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바라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Reuters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 및 모든 인질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음에도 지난 6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공습도, 사상자 규모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쟁이 이어지면서 가자 지구의 기반 시설은 심각히 파괴됐으며, 건물들은 잿더미로 변했다. 주민들은 살던 곳을 떠나 남부 라파로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이에 지난달 UN이 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듯이, 가자 지구가 기근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전례 없이 기습 공격하면서 이번 전쟁이 시작됐다. 이스라엘 통계에 따르면 당시 사망자는 약 1200명으로, 대부분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영국, 미국, 유럽연합(EU)에선 테러 단체로 분류된 상태다.

아울러 당시 253명이 인질로 붙잡혀 납치됐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 중 약 130명은 아직도 가자 지구에 묶여 있으며, 이 중에서도 최소 34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10월 7일 공격 이후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약 600명이며, 이중 10월 말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 개시 이후 사망자는 최소 256명에 이른다.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쟁 발생 이후 지난달까지 175일 동안 최소 3만2623명이 사망하고, 7만5092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측 사망자
BBC

가자 지구 내 하마스 측 보건부에 따르면 분쟁 178일째 기준으로 사망자는 최소 3만2916명으로, 대부분 여성과 아동이라고 한다.

지난달 1일 발간된 UN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약 9000명 정도다. 그런데 건물 잔해에 더 많은 사망자가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실제로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UN의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가자 지구에서 사망한 아동은 1만3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일부 정치인들은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이 발표한 수치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재앙적인’ 식량 상황

가자 지구로 유입되는 구호 트럭 규모
BBC

UN에 따르면 사회 기반 시설 파괴에 더불어 식량, 물, 연료, 전기 등이 부족해지면서 가자 지구 내 포위된 지역에 살던 주민 230만 명 중 85%가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정부, UN, 구호단체 등에 객관적인 식량 위기 데이터를 제공하는 권위 있는 국제 네트워크인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가자 지구의 기근 위협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 지구 인구의 절반(111만 명)이 재앙적인 식량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근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한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러한 UN의 자료엔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매일 같이 들어오는 원조 물자를 제대로 배분하지 못하는 UN을 비난한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의 민간 정책을 담당하는 기구인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코갓’은 “케렘 샬롬 검문소엔 늘 이스라엘 당국의 검문을 완전히 마친 (구호) 트럭 수백 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또한 이번 전쟁이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에게 미치는 불행한 영향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을 굶기고 있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자 지구에 구호물자 유입을 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UN에 따르면 전쟁 전까지만 해도 매일 구호 트럭 500대가 가자 지구에 들어왔다고 한다.

가자 지구에서 가장 대규모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UN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자 지구로 들어온 트럭은 하루 평균 161대였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로 들어오는 인도주의적 구호물자량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언론인 및 구호단체 직원 사망

언론인 및 구호 단체 직원 사망자 규모
BBC

‘국제 언론인 연맹(IFJ)’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언론인 및 미디어 전문가 99명, 이스라엘인 4명, 레바논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울러 가자 지구에서 취재하던 언론인 중 부상자는 16명, 실종자는 4명, 구금된 이는 25명에 이른다는 게 미국의 비영리 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스라엘군과 함께 이동해야 하고, 기사 게시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언론인들은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조건에 동의해야만 가자 지구에 들어가 취재할 수 있다.

한편 구호 활동을 벌이는 직원들의 안전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구호단체 활동가 안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 지구에선 구호 활동가 196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이 6개월 전 발발한 전쟁 이후 줄곧 활동하던 ‘UN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소속 직원이다.

지상전의 위협

가자 지구의 지도
BBC

지난 몇 주간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 지상전을 전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현재 라파와 이집트 간 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현재 라파엔 팔레스타인인 15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 대부분 가자 지구 내 다른 지역에서 피난 온 이들이다.

UN은 이스라엘이 정말로 라파 지역에 대규모로 침공해 들어올 경우 “상상을 뛰어넘는”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나리라 우려했다.

한편 이스라엘 내부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휴전 협상을 타결해 아직 가자 지구에 구금된 인질 수십 명을 데려오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예루살렘 중심지에선 이번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민 수만 명은 정부의 전쟁 진행 상황을 비난하는 한편 모든 인질들을 구출해오지 못한 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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