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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 반전 시위 이유와 대학생 시위대가 원하는 바는?

2024.05.02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확성기를 들고 있는 대학생 시위대
Getty Images

미국에서 현재 전국의 대학 캠퍼스 수십 곳에서 가자 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밤 뉴욕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시위대 수십 명이 체포되는 등 1000여 명이 체포됐다.

졸업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학생들이 교내에 텐트를 짓고 시위를 벌이면서 대학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 대학생들이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해 시위하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이후 미 대학생들은 집회, 단식 투쟁 등을 이어왔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캠퍼스 내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 막대한 기부금을 받는 학교 측에 이스라엘과의 투자 거부(Divestment)를 외친다. 이스라엘계 기업의 주식을 매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든 이들과 재정적 관계를 끊어내라는 것이다.

학생 운동가들은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하거나, 이스라엘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현재 진행 중인 가자 지구 전쟁의 공모자이며, 이러한 기업에 투자하는 대학도 결국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연구실부터 장학금에 이르기까지 대학 내 활동 대부분에 들어가는 이러한 기부금은 대부분 수백만달러에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투자 수익에서 나온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30일 밤 경찰의 강제 해산으로 캠퍼스 내 시위 텐트가 제거됐으며, 일부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도 해산했다.

시위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관들은 사다리차를 타고 해밀턴홀 2층으로 진입해 해당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를 경찰 버스에 태워 연행했다.

이후 경찰은 현장에서 시위대가 모두 해산했으며, 우선은 대치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사건의 시작은 이달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누슈 샤픽 컬럼비아대 총장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대해 의회에서 증언하면서, 학생 수백 명이 뉴욕 캠퍼스에 텐트를 치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이후에도 많은 학생들이 체포됐으나, 시위는 들불처럼 번져나가 미 전역의 더 많은 대학에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컬럼비아대에선 대면 수업이 취소된 상태다. 분쟁 해결을 위한 대화는 결렬됐으며, 대학 건물을 점거하기 시작하면서 경찰 인력이 다시 투입됐다.

대학 측은 강의실이 파손되고 점거됐다면서, 추가적인 캠프 농성을 막고자 이번 달 중순까지 경찰이 학내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 시위가 발생한 대학교는?

컬럼비아대학에서 위기가 고조되자 미 전역의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텐트 농성이 발생하고 있다.

  • 북동부 지역: 조지워싱턴대, 브라운대, 예일대, 하버드대, 에머슨대, 뉴욕대, 조지타운대, 아메리칸대, 메릴랜드대, 존스홉킨스대, 터프츠대, 코넬대, 펜실베이니아대, 프린스턴대, 템플대, 노스이스턴대, MIT, 뉴스쿨대, 로체스터대, 피츠버그대
  • 서부 해안 지역: 캘리포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 서던캘리포니아대, 캘리포니아대(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버클리), 워싱턴대
  • 중서부 지역: 노스웨스턴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인디애나대, 미시간대, 오하이오주립대, 미네소타대, 마이애미대, 오하이오대, 컬럼비아컬리지시카고, 시카고대
  • 남부 지역: 에모리대, 밴더빌트대, 노스캐롤라이나대(샬럿), 노스캐롤라이나대(채플힐), 케네소주립대, 플로리다주립대, 버지니아공대, 조지아대(애선스)
  • 남서부 지역: 텍사스대(오스틴), 라이스대, 애리조나주립대

대학 측의 대응은?

학생 운동가들과 협상 중인 대학도 있으며, 최후 통첩 후 경찰을 부른 곳도 있다.

가장 최근 체포가 이뤄진 건 29일로, 텍사스주, 유타주, 버지니아주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선 노스웨스턴대학과 시위대 간 시위 캠프 규모를 제한하는 합의를 이루기도 했다.

한편 미 전역의 정치인들은 일부 시위는 반유대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며 대학 측에 더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주길 촉구했다.

여러 캠퍼스의 유대인 학생들은 BBC에 미국에선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하마스를 지지하는 구호와 시위 문구에서부터 물리적 충돌 및 위협에 이르기까지 불편하거나 불안함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시위는 효과가 있었나?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수년간 이스라엘에 맞서 대학 측에 ‘불매운동, 투자 거부, 무역 제재(BDS)’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해왔다.

과거에 일부 대학이 일부 재정적 관계를 중단하긴 했지만, 미국에서 이러한 BDS 운동에 동참한 대학은 없다.

투자 거부가 가자 지구 전쟁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시위대는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집단을 조명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캠퍼스 내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가 언급되는 이유는?

컬럼비아대학과 다른 대학의 시위대는 1960년대 말 미국에서 벌어진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를 강조한다.

당시 수천 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과 시위대가 크게 충돌했다.

1970년, 오하이오주에선 주방위군의 발포로 학생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의 죽음은 전국적인 학생 시위를 촉발했으며, 당시 대학 수백 곳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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