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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심 선고 결과는 한국 정치에 어떤 영향 미칠까

2024.11.13

오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관심이 쏠린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제1야당 대표가 유죄를 받아들 경우 대권가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는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진행한다.

이번 결과는 이 대표와 관련해 진행 중인 4건의 재판 중 가장 먼저 나오는 판결이다. 검찰이 2022년 9월 이 대표를 기소한 지 약 2년 2개월 만의 일이다.

'허위 사실 공표 혐의'…. 관련 발언 어땠길래?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 과정 중 방송사 인터뷰와 국정감사 등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목적으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 등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개발사업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시절 성남시에서 추진된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 개발 과정에서 특혜와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큰 논란이 됐다.

지난 2021년 12월 대선후보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에 대해 한 말이 문제가 됐다. 김 씨는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씨를 알았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시장할 때는 이 사람의 존재를 몰랐다"고 답했다. 당시 직원이 워낙 많아 하위직인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이 대표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김 전 처장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고 김 전 처장에게서 여러 차례 직접 보고를 받은 정황 등이 알려졌다.

검찰은 대장동 비리에 연루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부인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선거법 위반 재판의 핵심 쟁점은 발언의 고의성 여부다.

법정은 '김문기를 모른다'는 이 대표 말이 사실 발언인지 의견 표출인지를 겨루고 있다. 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 건 의견이 아니라 '사실에 관해 거짓을 유포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은 '모른다'는 것이 친분이 없다는 주관적 표현이라고 보는 반면, 검찰은 객관적 사실에 대해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이라고 맞서고 있다.

검찰은 이 외에도 이 대표가 같은 해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 언급도 허위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의 협박이 없었는데 이 발언으로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서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며 "만약 안 해주면 직무 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성남시 직원들이 “국토부의 협박은 없었다”고 밝힌 진술을 허위 발언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 9월 20일 최후진술에서 이 대표는 "화가 나 협박이라고 과하게 표현했지만, 어쨌거나 (국토부가) 성남시를 압박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 증거로 국토부가 성남시에 용도변경을 요청한 공문들이 수사 기록에 모두 빠져있다며 반박했다.

검찰은 이 두 가지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번 선고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

현재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위증교사 혐의 위반 관련해서도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재판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15일 선고에 특히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유죄 판결 시 이 대표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첫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대선 전까지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큰 재판이도 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경우 1심은 기소 6개월 이내에, 2심과 3심은 원심 선고 후 각각 3개월 안에 끝마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울러 공직선거법 위반의 경우, 일반형사 사건보다 기준이 엄격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만 최종 확정되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며 의원직도 잃게 된다.

이 경우, 이 대표가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건 물론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4억원까지 반납해야 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당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사법부 불신'을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이재명 리더십' 붕괴는 선을 긋고 있다.

앞서 친명계 좌장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달 9일 MBC 라디오 시사 방송에 출연해 "피선거권 박탈 형이 선고되면 이 대표가 상당히 위기에 처할 것 같다고 외부에서 말하는데 지금 당내 상황이나 당 지지자들, 국민 여론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 역시 지난 10일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흔들릴 것이 없고, 재판 결과도 무죄가 확실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체로 전문가들은 이 대표가 1심 판결에서 유죄를 받을 경우, 특히 비명계 중심으로 당내 동요와 국민 여론 움직임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채진원 교수는 BBC코리아에 "이재명 대표에게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지면 '친명계'와 이 대표 지지자들은 강력히 반발할 것이지만 당내 '비명계'와 일반 국민들은 이 대표의 도덕성과 자격에 파탄이 난 만큼, 이 대표에 대한 반감과 비호감이 커지게 되어 결국 3심이 확정될 때까지 대권주자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채 교수는 지지층의 이탈화도 피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벗어나는 '탈이재명-이재명 지우기 흐름'이 민주당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이제 빈명계 쪽에서 대표직 사퇴하라고 하는 이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이제 현실화하면서 정치적인 주도권 상실과 정당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 평론가는 국민 사이에서 일고 있는 동정론 역시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이 워낙 낮고 소통도 일방적인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 부부에 대해서 너무 과한 수사가 아닌가 하는 여론과 또 반사적 이익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검찰이 아닌 사법부 그러니까 법원에서 판결이 유죄 판결이 나오는 건 또 얘기가 다르잖아요…. 그런 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정치적 양극화 우려돼'

타격은 있겠지만, 당내 리더십이나 분열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박명호 교수는 유죄 유무보다는 피선거권까지 연결되는 유죄인지 등에 따라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재판 과정이 남아있고 다른 재판도 있어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박 교수는 "당내 리더십에는 흠집 정도는 일 수 있지만 심각한 위협이 되기에는 아직 좀 이르다"며 "아마 (당에서) 최악의 경우를 전제로 그 나름의 대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반면 재판부가 15일 법원이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할 경우 그동안 야당이 끊임없이 제기해 온 '표적 수사' 주장에 힘이 실릴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를 둘러싼 혐의와 수사가 탄압이라며 연일 장외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재판이 정치적 양극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다툼이 있고 서로의 입장이 있는 부분은 이해되는데 이게 사법의 영역으로 자꾸 넘어가서 OX 문제처럼 돼 버리고 정치적 양극화를 악화시키고 공동체를 위협하는 듯하다"며 "그런 면에서는 우리 사회에 꽤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는 금요일인 15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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