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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동자 다룬 '아노라', 작품상·감독상 등 아카데미 5관왕 휩쓸어

2025.03.03
'아노라'의 주연 배우인 마이키 매디슨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Getty Images
'아노라'의 주연 배우인 마이키 매디슨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아노라(Anora)'가 2일 오후(현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작으로 최종 호명됐다. 이 영화는 5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폭풍 같은 전개를 담은 아노라는 뉴욕의 스트리퍼가 부유한 러시아 집안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의 신예 마이키 매디슨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매디슨은 데미 무어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거머진 후 "꿈이 이루어졌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숀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로 감독상, 편집상, 각본상, 작품상을 모두 수상하며 단일 작품으로 4개의 오스카를 수상한 인물이 됐다.

25세의 나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매디슨은 소감에서 "이 순간이 너무 비현실적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지만, 할리우드는 항상 나와 먼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 이렇게 서 있다니 정말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노동자 커뮤니티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앞으로도 그들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다. 그 여성들과의 만남은 내게 엄청난 경험이었고, 이 여정에서 가장 큰 영광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숀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로 감독상, 편집상, 각본상, 작품상을 모두 수상하며 단일 작품으로 4개의 오스카를 수상한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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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로 감독상, 편집상, 각본상, 작품상을 모두 수상하며 단일 작품으로 4개의 오스카를 수상한 인물이 됐다

감독상 트로피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수여했으며, 타란티노는 이전에 마이키 매디슨을 그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에서 작은 역할로 캐스팅한 바 있다.

타란티노로부터 상을 받은 션 베이커는 "마이키 매디슨을 캐스팅하지 않았다면... 아노라도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베이커는 또한 "진정한 독립 영화를 인정해준 아카데미 투표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며, 감독상 수상 연설에서 영화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화관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그는 이어 "세상이 너무나도 분열된 것처럼 느껴질 때, 이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험"이라며 "집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공동체적인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루탈리스트(Brutalist')에서 헝가리-유대인 건축가 역할을 맡은 애드리언 브로디가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브로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새 삶을 시작하는 건축가 역할을 소화했다.

브로디는 2003년 피아니스트로 남우주연상 최연소 수상자가 된 이후 20여 년 만에 다시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

브로디는 "연기는 매우 취약한 직업이다"라며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 감춰진 이면이 있다. 내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가장 큰 가치를 느낀 점은 '관점'을 얻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직업적으로 어디에 있든, 무엇을 성취했든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게 이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며 "내가 여전히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브로디는 5분간의 수상 소감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전쟁의 상처와 그로 인한 영향, 그리고 체계적인 억압과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을 대표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도 강조했다.

연기 부문 수상자들 (왼쪽부터) 애드리언 브로디, 마이키 매디슨, 조 샐다나, 키런 컬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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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부문 수상자들: (왼쪽부터) 애드리언 브로디, 마이키 매디슨, 조 샐다나, 키런 컬킨

여우조연상과 남우조연상 수상자로는 '에밀리아 페레즈(Emilia Pérez)'의 조 샐다나와 '리얼 페인(A Real Pain)'의 키런 컬킨이 각각 호명됐다.

애니메이션 작품상은 '플로우(Flow')가, 국제영화상은 '아임 스틸 히어(I'm Still Here)'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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