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사망설에 최근 사진 공개 … 사망설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최근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김정은 북한 지도자가 북한 국영 매체에 매우 건강해보이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42)이 딸과 함께 '전국 피복, 신발 전시회-2026' 행사를 둘러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사진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 중국 반체제 인사가 별다른 증거 없이, 김정은이 혼수 상태로 베이징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했다고 주장한 지 몇 시간 만에 공개됐다.
북한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김정은 사망설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세계에서 손꼽히게 폐쇄적인 북한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에 각종 추측이 생겨나곤 한다.
이번에 사망설을 제기한 사람은 중국 당국이 금지한 단체인 '중국민주당'의 주석을 자처하는 셰완쥔으로, 그는 과거에도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사망설 등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유포한 전력이 있다.
셰는 김정은이 심각한 뇌출혈을 일으켰으나, 북한 내 의료 시설이 부족해 베이징으로 이송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이 끝내 사망했으며, 시신은 북한으로 은밀하게 운구됐고, 정권이 그의 사망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전혀 다른 정황을 보여준다.
사진 속 김정은은 딸과 주변 관료들을 데리고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물론 해당 사진들의 정확한 촬영 날짜를 알 수는 없으나, 이번 사망설의 사실여부를 의심할 만한 다른 이유들도 존재한다.
우선 김정은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면 북한의 국경 너머에서도 관련 징후가 포착될 것이다.
중국은 소요 사태 혹은 난민 유입에 대비해 국경 지역의 경비를 강화하고 나설 것이고, 북한 외교 공관 주변의 활동도 증가할 수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종종 중국 국경 지역의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는데, 이러한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 정보 당국자들 또한 연합뉴스에 사망설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전혀 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망설은 과거 몇 차례 불거졌던 소문과 닮았다.
지난 2020년, 한 유명 북한 탈북민은 김정은이 심혈관 수술을 받은 뒤 사망했을 가능성이 "99%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정은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사망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후계 구도의 불확실성이다.
북한은 3대에 걸쳐 김씨 일가가 통치해 왔지만, 김정은 이후의 상황은 그의 전임자들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일성은 수십 년에 걸쳐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준비시켰다. 이에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쯤에는 승계 계획이 확고히 구축돼 있어 김정일은 비교적 순조롭게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었다.
김정은은 아버지에 비하면 훨씬 더 갑작스럽고 불안정하게 권력을 잡았다.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을 앓은 후, 그의 막내아들이었던 김정은은 급속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할 무렵, 김정은은 이미 공개적으로 차기 지도자로 지목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수년 동안 경쟁자와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지는 세력을 제거하며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힘을 쏟아야 했다.
현재 한국 정보 당국은 김정은이 자신의 딸을 후계자로 키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딸은 각종 주요 행사와 열병식 등에 점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13세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북한 역사상 여성은 단 한번도 지도자가 된 적이 없으며, 이 딸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지명된 바도 없다. 워낙 어린 나이이기에 권력 투쟁이 발생할 경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모든 불확실성이 김정은의 건강을 둘러싼 온갖 소문을 낳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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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는 이러한 소문이 전적으로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김정은은 과체중인 데다가 애연가로도 알려져 있다. 한국 국가정보원 역시 그의 생활 습관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게다가 김씨 일가는 대대로 심장 질환과 뇌졸중 내력을 안고 있다.
만약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주변국은 물론 국제 사회는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갑작스러운 지도부 위기는 북한의 핵무기 통제 문제와 정치적 소요 사태 등 여러 불안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권력 다툼이 일어나 강경파들이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고, 내부 불안으로 인해 중국 국경 지역에서 난민 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의문과 불안은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병력 약 2만8000명을 주둔시키는 미국도 우려하는 사안이다.
이에 정보 기관들은 어떤 소식이든 대비할 수 있도록 김정은을 밀착 감시한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정보의 암흑지대와도 같기에 허위 보도가 쉽게 생겨날 수도 있다. 김정은과 정기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인물 또한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보기관들조차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입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공개되는 정보의 상당수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높다' 혹은 '미확인' 소식의 형태로 전해진다.
북한 정권 또한 의도적으로 혼란을 조장하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감추기 위해 미끼용 정보를 흘리는 것으로 의심받는다.
따라서 북한 정세를 파악하는 것이 본업인 기관들조차 놓친 중대한 소식을 셰완진이 어떻게든 우연히 접했을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그는 단순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싶었을 수도 있다. 혹은 전 세계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중국과 평양의 관계를 굳이 부각시켜 중국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의 진짜 동기가 무엇이었든 간에, 북한 지도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이용하려 한 인물은 셰완진이 처음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