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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내부 조사 2년 넘게 중단…유엔사 출입 통제 권한을 둘러싼 논쟁

1일 전
군사분계선을 지키고 서 있는 군인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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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DMZ 역사·환경 조사가 유엔사 거부로 2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한국 정부가 추진한 비무장지대(DMZ) 내 역사·환경 조사가 유엔군사령부의 반대로 중단되면서 2년 넘게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통일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등에 따르면, 통일부와 국가유산청, 산림청 등 관계 부처는 2020년부터 DMZ 내 생태계와 역사·문화유산 조사를 추진해 왔으나, 유엔군사령부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2024년 5월부터 이를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기후부가 DMZ 내부 조사 재개를 시도했으나 유엔사는 두달이 지난 7월 9·19 군사합의가 효력을 상실했단 이유로 출입을 승인하지 않았다.

유엔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 DMZ 출입 신청은 정해진 절차와 정전협정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검토한다며, 제안된 연구 활동의 잠재적 가치는 DMZ에 진입하는 인력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위험과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BBC에 전했다.

한편 민간의 DMZ 출입 또한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판문점 견학은 2023년 전면 중단됐다가 지난 5월부터 통일부가 운영하는 특별견학만 허용되고 있으며, 남북교류협력 민간단체 등에는 출입 불허가 잇따르고 있다.

DMZ 출입 권한을 둘러싼 논쟁

유엔사의 DMZ 내부 조사 불허 문제는 DMZ 출입 및 관리 권한과 영토주권을 둘러싼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DMZ는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에 포함되지만, 일반적인 국내 지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이 구역을 적대행위 재발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로 설정했다. 하지만 한국은 정전협정의 직접적인 서명 당사자가 아니며, 이에 따라 오늘날 DMZ 출입과 관리에는 협정 체결에 관여한 유엔사의 권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그간 정전협정에 따른 DMZ 출입 승인 권한의 범위와 한계를 놓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2018년 남북은 경의선 철도 연결 등을 위한 공동조사에 합의했지만, 조사 진행 및 군사분계선 통과 과정에서 유엔사의 출입 승인 문제가 불거졌다.

이듬해 유엔사는 2018년 이후 접수한 DMZ 출입 신청 약 2220건 가운데 98% 이상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높은 승인율과는 별개로, 유엔사가 개별 출입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의 범위와 한계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2024년 5월 이후 중단된 DMZ 내부 조사 문제는 이러한 논쟁을 다시 부각시킨 셈이다.

유엔사는 DMZ 내 안전 위험 등을 이유로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진행해 온 조사까지 장기간 중단시킨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4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한민국은 군사분계선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발언해 파장이 커지자, 국방부는 해당 발언을 "개인 견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유엔사는 영토주권 논쟁과 관련해 BBC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또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정전협정이 DMZ와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유엔사령관에게 부여한 책임에 관한 것이라며, 이러한 책임은 군사·행정적 성격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을 변경하지 않으며 애초에 주권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군사분계선 철조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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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는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지만 출입과 관리는 유엔사의 권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DMZ 조사, 왜 필요한가

DMZ 조사는 단순한 자연환경 조사를 넘어, 분단 이후 해당 구역에 남겨진 자연과 역사를 확인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관리 권한과 방안을 모색하는 기초 작업이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수십 년간 DMZ 내 인간의 접근과 개발이 극도로 제한됐고, 그 결과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됐다.

DMZ 조사는 야생동식물의 분포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토지 이용 변화와 생태계 회복 과정을 추적해 자연의 회복 조건과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분단 이전의 마을과 생활 흔적, 역사적 장소 등 아직 충분히 조사되지 않은 역사와 문화유산도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DMZ의 생태적·역사적 자산을 충분히 조사하고 그 가치를 파악하는 것은 향후 이 공간의 관리와 보전 방향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된다.

통일촌을 걸어가는 노인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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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촌은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 지역의 마을이다

DMZ 조사 언제부터 시작됐나

남북을 가르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감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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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한국자연보전연구회는 30여 명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민통선 지역의 자연경관을 예비 조사했다

DMZ 역사·환경 조사는 조사 대상 지역과 시기에 따라 그 범위와 규모가 달라져 왔다. 특히 'DMZ 일원 조사'와 'DMZ 내부 현장조사'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DMZ 일원 조사는 비무장지대 자체뿐 아니라 인접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과 접경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DMZ 내부 현장조사는 정전협정상 비무장지대 경계 안으로 직접 진입해 현장을 조사하는 것을 뜻한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 1954년 한국 정부가 민통선 일대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를 DMZ 내부 생태조사의 시작으로 보기는 어렵다.

본격적인 DMZ 일원 생태조사는 1965년 시작됐다. 당시 한국자연보전연구회는 30여 명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민통선 지역의 자연경관을 예비 조사했다.

같은 해에는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와 서울대학교 간 공동 연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DMZ 내 대성동 자유의 마을 인근 지질환경과 동식물 생태 등을 연구했다.

이듬해에는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협력하는 생태조사가 약 2년간 진행되면서 DMZ 일원 생태조사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는 군사적 긴장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했던 후속 연구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에도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한국자연보전협회와 문화재관리국 등을 통해 DMZ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주로 이뤄졌다.

DMZ 내부 생태계에 대한 본격적인 정밀조사는 2008년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등의 주도로 시작됐다. 2007년 남북장관급회담과 2008년 DMZ 일원 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이 국정과제로 선정된 것이 배경이 됐다.

당시 국방부와 유엔사는 내부 조사를 위한 DMZ 출입을 허가했고, 조사는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DMZ 중앙지역의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조사단은 DMZ 내부에 직접 진입해 생태계를 살피고, 향후 보전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당시 약 180종의 생물을 관찰했으며, 이 가운데 13종을 천연기념물 또는 보호 가치가 높은 희귀종으로 분류했다.

이후에도 DMZ 인접 지역을 대상으로 한 권역별 조사는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2018년 국립생태원은 2008~2009년 내부 조사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DMZ 내부 조사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판문점 견학을 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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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견학은 2023년 전면 중단됐다가 지난 5월부터 통일부가 운영하는 특별견학만 허용되고 있다

이후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DMZ의 평화지대화 구상이 합의되면서 내부 조사가 다시 시작될 계기가 마련됐다.

후속 조치로 2020년 5월 DMZ 내부 조사가 재개됐으며, 통일부와 환경부, 국가유산청, 산림청 등이 각각 사라진 마을과 생태계, 산림자원 등을 조사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추진했다.

그러나 2024년 조사 인력이 유엔사의 DMZ 내부 출입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조사는 중단됐다.

DMZ 출입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인접 시설의 관할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엔사는 2003년 조성된 정부 시설인 경의선 역사관 건물의 관할권 조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통일부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현재 하루 출입 인원을 제한한 상태에서 관련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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