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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에서 '반푸틴 공작'을 벌이는 사람들 … 그 은밀한 이야기를 듣다

4시간 전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을 위해 비밀리에 활동해 온 러시아인 2명이 러시아 내 군사시설 및 관련 인사들을 겨냥한 작전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관한 드문 증언을 내놓았다.

이 중 한 명인 이반(가명)은 자신이 러시아 영토 내 전략폭격기와 탄약 공장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위해 러시아 내에서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사보타주(방해공작) 요원들의 은밀한 세계를 다룬 BBC 월드 서비스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다.

폴란드 출신 독립 언론인 마르친 마몬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에는 현재 폴란드에 망명 중인 포마(가명)도 등장한다.

포마는 자신이 비밀리에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러시아 내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GUR)이 잠재적인 공격 표적으로 검토 중인 러시아 고위 장교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들은 공격 자체에는 절대 관여한 바 없다는 주장이다.

포마는 누구를 감시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줄곧 굳게 입을 다물었으나, 러시아의 파닐 사르바로프 중장이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암살당한 이후, 우크라이나 측에 이 중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모스크바 남부에서 파손된 차량의 내부를 살피는 수사관의 모습
Getty Images
파닐 사르바로프 중장은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차량 밑에 숨겨진 폭탄이 터지며 숨졌다

러시아의 사보타주 조직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언론이 다룬 바 있으나, 이반처럼 현장에서 직접 이러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직접 접촉할 기회는 흔치 않다.

GUR 또한 이반과 포마가 모두 자신들의 협력자임을 인정했다.

다만 GUR은 전체적인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GUR에서 이반을 담당하는 인물에게 이반을 믿을 수 있냐고 묻자 "나는 나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확신하며 믿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한 GUR과 이러한 사보타주 요원들이 자신들이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활동을 검증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반과 포마가 진술한 이러한 사보타주 전술의 경우 우크라이나 당국 또한 이미 인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내 자신들이 합법적인 표적이라고 주장하는 대상에 대해 조직적인 드론 공격 전략을 펼쳐왔음을 언급한 바 있으며, 이러한 작전을 위해 비밀 요원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또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 내에서는 실제로 여러 건의 정치적 암살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원칙적으로 표적 공격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과거 우크라이나의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12월 고위 군 관계자였던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 암살 사건의 배후가 우크라이나임을 인정한 바 있다.

아울러 얼마나 많은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포마는 약 300~500명 정도라고 주장했으나, 이를 검증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반과 포마는 둘 다 자신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뿐만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권 자체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이반은 "현재로서는 … 전쟁에서 패배하면 (푸틴)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행동을 통해… 그 과정을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몬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군사 시설을 감시하고, 러시아 자산에 대한 잠재적 공격을 준비하며 드론 부품을 숨길 장소를 찾는 것이 자신의 주요 임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드론) 부품들을 하나로 모아 조합하면 … 단 한 번의 타격으로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러시아 군 비행장 근처에 폭발물을 숨기는 모습을 담은 듯한 영상도 전달했다. 당시 만약 적발됐다면 테러 행위로 기소돼 러시아에서 수십 년 형을 선고받았을 것이다.

포마의 활동 영역은 다르다. 그는 원격으로 활동하며, 러시아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온라인으로 훈련시킨다. 마몬 감독은 그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시 대상인 고위 군 관계자를 어떻게 미행하는지 가르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러시아의 건물과 자동차가 보이는 포마의 컴퓨터 화면
BBC
포마는 잠입 자원봉사자들에게 러시아 장교들을 미행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쳤는지 설명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여러분은 나나 동료로부터 … 표적에 대한 파일을 받게 될 것이다. 이 파일에는 (표적이 된 인물의) 사진, 신상 정보, 상세 내용, 생년월일, 나이, 외모에 대해 적혀 있다"며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정보도 있을 것이다. 표적을 찾아갈 때는 여러분의 휴대폰을 가져가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포마는 자신이 한때 러시아 엘리트 계층에 속해 있었던 만큼 독보적인 인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끊임없이 내부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몬 감독에게 노트북을 통해 군사적 표적의 위치를 알아내고 지도에 표시하는 과정도 보여줬다.

"이것은 데이터베이스입니다 … 저장 창고와 군사 부대의 위치가 나와 있습니다. 장성들이 사는 곳 … 우크라이나를 포격하는 전략 폭격기 조종사들이 사는 곳도 표시돼 있습니다."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면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약점을 공략할 수 있죠."

그는 자신이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다른 지역에 분산돼 있는 "30여 명" 정도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러시아 외부에 있는 인원들은 표적의 디지털 흔적을 추적하는 등의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GUR이 감시할 인물을 제안하기는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해당 인물이 군사 범죄자로 간주될 만한지 직접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원칙적으로 … 우리도 (해당 인물에 대해) 조사해봅니다 … 그 후 작전을 수행할지 결정합니다."

그는 자신들의 행동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푸틴과 러시아를 대신해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 대가가 따르리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랍니다.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기 바랍니다."

다만 포마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측에 정보만 전달했을 뿐, 자신들이 직접 암살을 실행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포마는 2025년 12월에 살해된 사르바로프 중장의 암살 사건과 관련해, 사건 이후 마몬 감독에게 문자를 통해 "그를 추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내연녀와 동료의 집을 번갈아 가며 지냈다. 끊임없이 흔적을 지우고 일정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몬 감독이나 BBC에 그 어떠한 계획에 대해서도 실행하기 전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반의 경우, 자신이 관련된 일이라면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포마는 이반에 대해 직접 조사해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의 군사 정보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그는 이반이 지난해 6월 러시아 타타르 공화국 동부 옐라부가 소재 러시아 최대 군용 드론 공장을 공격하려는 계획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건으로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반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항상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작전을 벌이며 이반 또한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사건은 수제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는데 차량 검문을 받게 됐다. 위험은 매우 컸지만, 보시다시피 발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원이 노출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명확한 조직 구조가 없다"며, 자신 또한 함께 활동한 다른 이들의 신원을 알지 못했고 직접 만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포마 역시 동일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

"한 장소에 다 같이 모이기 시작하거나 일반 대화방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 인터넷에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이 경우 전체 인원이 빠르게 체포되거나 소탕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편 이반은 "이념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국외로 떠났거나 감옥에 갇혀 있다"며 러시아 내에는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BBC는 이들이 벌이는 사보타주 활동에 가담하는 러시아인 중 다수는 무슨 화물이 실려 있는지 모르는 운전기사 등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거나, 돈벌이를 위해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이반은 자신은 이념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 정치적 야권 세력에 몸담았던 그이기에 현재도 러시아 당국이 그의 움직임을 밀착 감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그가 러시아를 자주 드나들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마르친 마몬
BBC
마르친 마몬 감독이 조지아에서 이반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취재진은 이반이 그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몬 감독은 이반에게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조지아의 사막지대로 자리를 옮기자고 제안했다.

어떻게 우크라이나인들의 신뢰를 얻었냐는 감독의 질문에 이반은 "우선 제3국으로 가서 … 거기서 (우크라이나) 요원들을 만나고 …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했다"고 답했다.

마몬 감독은 이반에게 우크라이나에 있는 그의 GUR 담당자 중 한 명과 연락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담당자는 즉시 스피커폰으로 이반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이반이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들은 "학교에서 수리한다"는 식의 암호를 사용해 대화를 나눴다.

다만 이후 이 담당자는 이반이 자발적으로든 강압에 의해서든 러시아를 위해서 일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포마는 이반이 이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드시 의심스러운 신호는 아니라고 본다.

포마는 마몬 감독에게 "(러시아의 통치 체계에는) 온갖 허점이 있고, 그걸 알고 있거나 단순히 운이 좋다면 그 허점을 뚫고 … 시스템 안에서 살아갈 수 있다. 마치 치즈 한 조각 속의 쥐처럼 말이다"고 했다.

아마도 더 설득력 있는 점은, 만약 이반이 러시아 정보당국을 위해 이중 첩자 활동을 하고 있었다면, 우크라이나의 여러 공격 계획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러시아 정보기관과 이미 공유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100여 대를 보내 대대적으로 공격하기 1년 이상 전부터, 이반은 마몬 감독에게 러시아 전역의 군사 비행장에 주둔한 전략 폭격기를 대상으로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이나 장소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않았다.

마몬 감독은 이반에게 이런 생활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물었다.

이에 그는 "언제나 두렵다"면서 "두려움은 어디나 나를 따라다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두렵다. 여기는 러시아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는 자신의 삶이 달라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푸틴도 영원히 살지는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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