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군 기지에 대규모 화재... 사상자 다수 발생
캐나다 앨버타 주에 있는 군 기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군인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8일 오타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사고를 "평시 캐나다 영토에서 군이 겪은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화재는 현지시간 17일 오후 4시(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 쯤 캐나다에서 훈련 규모가 큰 군 기지 중 하나인 앨버타주 웨인라이트 기지에서 발생했다.
현재 불길은 잡힌 상태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당국은 이번 화재가 "테러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목숨을 잃은 용감한 군 장병들을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모건 웡 병장(Sgt Morgan Wong), 숀 패럴 일병(Pte Shaun Farrell), 에이든 굴딩 일병(Pte Aidan Goulding), 헤이든 라이커마크 일병(Pte Hayden Lykkemark) 등 군인 4명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18일 저녁 브리핑에서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총리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부상자 39명 가운데 최소 19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브루스 퓨 웨인라이트 시장은 소방구조대가 현장에 남아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웨이드 러틀랜드 소장은 브리핑에서 당시 보병 부대원들이 수류탄 투척장과 공격 훈련장에서 실탄을 사용하는 고강도 전투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격 훈련장에서는 군인 10명이 가상의 적을 공격하는 훈련을 한다.
또 러틀랜드 소장은 "웨인라이트 훈련장 곳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폭발물이 사용되고 있었다"며 유탄발사기와 수류탄, 소화기 및 탄약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화재는 훈련장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잔디 화재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며, 불길은 공격 훈련장 쪽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러틀랜드 소장은 "당시 훈련장 곳곳에서 여러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바람 때문에 불길이 빠르게 번졌고, 방향도 바뀌면서 사격장 관리 구역 쪽으로 확산했다"고 말했다.
퓨 시장은 17일 기지에서 대포 발사 소리가 들리다가 갑자기 멈췄다고 BBC에 전했다. 다만 해당 기지에서는 평소에도 대포 사격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후 현지 응급 구조대가 총동원되는 비상 상황에 투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카니 총리는 군과 소방구조대원들이 최악의 여건 속에서 밤새 화마와 싸웠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부상자들은 공격 훈련장에 있었으며, 예비군과 프린세스 패트리샤 캐나다 경보병연대 소속 현역 군인들이 포함됐다.
캐나다군은 앞서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테러 활동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러틀랜드 소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가 석유·가스 기반 시설과 관련이 있거나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발생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앨버타주의 주도 에드먼턴에서 동쪽으로 약 210km 떨어진 웨인라이트 기지는 캐나다군의 주요 실사격 훈련 기지 중 하나로, 캐나다군과 동맹국 병력이 함께 주둔하고 있다.
평소 하루 평균 약 690명의 군인과 민간인 직원 300명이 이곳에서 근무한다.
로열 알렉산드라 병원 응급의학과 의사인 워런 서스크는 CBC 방송에 이번 사고로 발생한 환자 수가 웨인라이트 지역 의료시설의 수용 능력을 "완전히 초과했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에드먼턴에 있는 로열 알렉산드라 병원 등으로 이송되고 있다. 해당 병원은 사고 직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코드 오렌지'를 발령했으나, 이후 해제했다.
앨버타주 보건당국은 18일 성명을 통해 웨인라이트에 구급차 22대와 고정익 항공기 6대, 회전익 항공기 2대 등 총 30대의 응급 의료 수송 수단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번 사고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은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수요가 높은 앨버타주의 응급·중증 환자 진료 체계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며 환자들이 주 전역의 의료시설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항공 구급 서비스인 STARS도 에드먼턴과 서스캐처원주 새스커툰,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항공기와 의료진을 현장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웨인라이트 보건센터에서 장기 요양 생활을 하고 있는 브랜던 시먼스는 로이터통신에 '코드 오렌지'가 발령되자 간호사들이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들것과 이동식 침대, 의료 장비를 챙겨 정문으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그는 구급차가 "밤새도록" 병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또 시먼스는 "차량 안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장면은 평생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며 "마치 전쟁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회상했다.
추가 보도: 리사 램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