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착취물 링크 공유하는 엑스 '인증 계정'들
엑스(X·구 트위터)가 인증 계정이 아동 성착취물 판매처로 보이는 웹사이트 링크를 홍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사실이 BBC 조사 결과 밝혀졌다.
파란색 체크 표시로 구분되는 인증 계정은 엑스에서 계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대가로 매월 비용을 지불한다. 엑스는 사이트의 “무결성” 보장을 위해 인증 심사를 진행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BBC는 인증 계정이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하는 광고 링크를 공유하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가 된 모든 계정은 엑스에 신고한 뒤 차단됐다.
엑스 담당자는 “해당 계정들이 엑스 정책에 따라 정지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엑스의 언론담당팀은 인증 심사에 관한 추가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라벨이 붙은 '아이들'
해당 인증 계정은 범죄자들이 엑스에서 최소 6개월 이상 사용한 아랍어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발견됐다.
이들은 불법 콘텐츠를 직접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동일 키워드를 사용하는 다른 미인증 계정에 아동 성착취물(CSAM)을 올렸다.
BBC 월드 서비스는 조사를 통해 다음을 확인했다.
- 인증 계정 5곳이 아동 성착취물 판매처로 보이는 온라인 링크를 공유함
- 이 중 한 계정은 1년 이상 인증 계정으로 활동했고 6개월 이상 해당 링크를 게시했지만 엑스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
- 한 인증 계정이 “아동” 라벨이 붙은 판매용 콘텐츠를 보여주는 영상을 게시함
- 엑스는 해당 조사 기간에 키워드 중 하나를 차단했지만, 동일 키워드를 변형해 프로필 이름으로 사용한 인증 계정이 이달 초 개설됨
이번 조사는 엄격한 BBC 지침에 따라 진행됐으며, 해당 키워드는 공개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올해 봄에 해당 키워드 중 일부를 금지했다.
또한, 두 플랫폼의 검색 결과는 아동 성착취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엑스가 이제라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지는 알 수 없다.
광범위한 도달 범위
지난 5월, 유럽위원회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신뢰·안전팀 규모를 줄인 이후 콘텐츠 모더레이션(감시·관리)이 감소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정보 요청 공문을 보냈다.
엑스는 한 달에 8달러(약 1만1000원)짜리 유료 인증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증 계정은 은행계좌와 전화번호도 제공해야 한다.
그 대가로, 인증 계정은 엑스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다.
BBC가 확인한 인증 계정의 팔로워는 매우 적었다. 수십 명부터 시작해 많아도 수백 명 단위였다.
하지만 해당 계정의 게시물은 조회 수가 4만 회가 넘는 등 많은 사람에게 전파됐다.
또한, 텔레그램 채널에 ‘어린 소년’, ‘어린 소녀’ 등의 라벨이 붙은 파일 스크린샷이 포함된 홍보성·광고성 메시지를 올렸다.
BBC는 이런 폴더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자가 정말로 해당 영상을 판매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텔레그램은 아동 성착취물을 비롯한 불법 활동을 허용한다는 이유로 법 집행기관과 자선단체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텔레그램 최고경영자는 지난 8월 파리에서 체포됐으며, 텔레그램에서 아동 성착취물 배포 등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BBC는 인증 계정 외에도 동일한 아랍어 키워드로 링크를 공유하는 약 12개의 일반 계정을 발견했다.
이 중 일부는 아동 성착취물로 확인된 영상을 본인의 엑스 계정에 직접 게시하고 있었다.
삽입 성행위
BBC는 해당 계정들을 영국 인터넷감시재단(IWF)에 보냈다. IWF는 온라인상의 아동 성착취물을 조사·신고·삭제한다.
IWF 전문가들은 한 계정이 ‘카테고리 B’ 영상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영상은 범죄 유형 가운데 2번째로 심각한 등급으로, 아동과의 비삽입 성행위를 포함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모든 영상은 판매처 이름이 적힌 검은색 원을 합성해 어느 정도 가려진 상태였지만, 가려지지 않은 영역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아동 성착취물이 포함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영상들에는 백인, 아시아계, 인종 미상의 7~10세 소년, 소녀들이 각각 등장했다.
BBC가 IWF와 공유한 다른 계정들은 활동이 정지됐거나 불법 콘텐츠가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미인증 계정 중 하나는 10세가량으로 추정되는 소년과의 삽입 성행위를 담은 ‘카테고리 A’ 영상을 공유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