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는 누구의 소유이며, 트럼프는 왜 그린란드가 '필요'하나
덴마크 총리가 그린란드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재차 드러내고 나섰다.
이같은 설전은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뉴욕으로 이송하는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인 직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의 반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할 수 있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반복해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은 덴마크 왕국에 속한 세 국가 중 어느 하나도 합병할 권리가 없다"고 반발했으며,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한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왜 그린란드를 원하나
2025년 백악관으로 복귀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위치 및 풍부한 광물 자원을 언급하며 이 섬에 대한 오랜 관심을 다시 한번 내보였다.
아울러 그린란드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는데,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자 전통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덴마크는 경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에게는 광물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린란드 인근 북극 해역에서 활동하는 중국과 러시아 선박들을 잠재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미 '북극연구소'는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북극 지역에서 군사적 역량을 강화해오고 있으며, 미국이 이 지역에서 더욱 존재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 시절 처음으로 그린란드 매입 이야기를 꺼냈다. 2019년 당시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그린란드는 매물 대상이 아니"라며 반발했다.
돌발 발언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사실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한 후, 윌리엄 H. 수워드 미국 국무장관은 그린란드도 덴마크로부터 매입하고자 협상을 주도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1946년, 미국은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며 다시 한번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표하며 오늘날 가치로 약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1억달러를 제안했다. 그러나 덴마크는 이를 거절했다.
그린란드가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오랫동안 그린란드는 미국의 전략적 관심 대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덴마크 본토를 점령하자 미국은 그린란드에 진출해 섬 전역에 군사 기지와 무선 통신소를 세웠다.
종전 이후에도 미군은 이 섬에 계속 남았고, '비두픽 우주 기지(구 '툴레 공군 기지')' 또한 미국이 줄곧 운영해왔다.
1951년 미국은 덴마크와 정식으로 방위 협정을 체결하며 군사 기지를 건설 및 유지할 권리를 인정받는 한편 그린란드 방위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덴마크 왕립 국방대학의 마크 야콥센 부교수는 지난 1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군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 핵미사일의 최단 경로는 바로 북극과 그린란드를 통과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비두픽 우주기지는 미국 본토 방어에 있어 핵심"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JD 밴스 미 부통령이 해당 기지를 방문해 그린란드인들에게 "미국과 협상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린란드는 우라늄, 철, 희토류 광물 등 천연자원으로 인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TV 화면 등 일상 기술 물건에 필수적인 17가지 금속 원소군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린란드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개발 희토류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곳에는 루비, 사파이어는 물론 금, 플래티넘, 아연, 납도 매장돼 있으며,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란드 정부는 자치권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천연자원을 직접 통제하고 있으나, 채굴 활동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현재 그린란드 내 운영 중인 광산은 소수에 불과하다. 다만 상업적 가치가 있는 매장지를 찾고자 수십 건의 탐사 허가가 발급된 상태다.
광대한 국토 면적, 혹독한 기후, 빙하 등으로 인해 이곳의 자원 개발은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우며, 비용도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후 변화로 인해 섬 일부 지역의 빙하가 녹으면서 일부 자원 매장지의 접근성이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1953년 이후 줄곧 폐쇄했던 누크 소재 영사관을 다시 열었다. 현재 캐나다를 포함해 여러 유럽국가들도 이곳에 명예 영사관을 두고 있다.
그린란드는 어디에 있으며 누구의 소유인가
대륙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는 북극에 위치해 있다.
덴마크 왕국의 반자율적, 반자치 영토로, 국내 정책은 그린란드 정부가 맡아서 실천하나, 국방과 외교는 덴마크 정부가 관할한다.
이곳은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이기도 하다. 거주민은 약 5만7000명인데, 대부분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이다.
섬의 약 80%가 빙하로 덮여 있어 주민 대부분이 수도 누크를 중심으로 한 남서부 해안 지역에 몰려 산다.
경제는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어업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덴마크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그린란드 GDP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그린란드는 어떻게 덴마크령이 됐나
약 300년간 그린란드는 거의 3000km 떨어진 덴마크의 통치를 받고 있다.
그린란드에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점은 유럽이 이곳에 발을 디디기 훨씬 이전으로, 현재 캐나다 북부 지역에서 건너온 이들이었다.
그린란드의 기록된 유럽 역사는 아이슬란드에서 온 노르드인들이 이 섬에 정착지를 건설한 서기 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3세기에는 노르드인 주민들이 노르웨이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그린란드는 비록 관리 감독은 느슨했으나 노르웨이의 영토로 편입됐다.
그러던 1380년, 왕국 연합 과정을 통해 그린란드도 법적으로 덴마크의 통치를 받게 된다. 그러나 수 세기간 이곳에서 덴마크의 영향력은 미미했고, 1450년경에는 초기 노르드인 정착지가 사라졌다.
덴마크 측은 1721년 자국 선교사 한스 에게데가 이끄는 탐험대를 통해 이 섬에 대한 통치권을 재확인한 이후 줄곧 이곳을 관리했다.
이후 그린란드는 식민지 형태로 덴마크가 통치했으며, 1953년 덴마크 왕국에 공식 편입되며 그린란드 주민들도 공식적으로 덴마크 국민이 됐다.
1979년에는 국민투표를 통해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분야의 자치를 인정받았다.
2009년 제정된 '자치법'을 통해 더욱더 폭넓은 자치권을 부여받았는데, 여기에는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권리도 포함된다.
트럼프의 특사 제프 랜드리는 누구인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그린란드 특사를 임명하며 덴마크와 갈등을 빚었다. 특사로 임명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군인 출신이자 전직 경찰관이다. 2023년 주지사로 선출되기 전에는 미 하원의원과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특사라는 새 역할이 자신의 주지사 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도움이 되는 자원봉사 역할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간 랜드리 특사는 그린란드에 관해 강경한 목소리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X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옳다! 우리는 그린란드가 미국에 병합되도록 해야 한다. 그들에게도 위대한 일이고, 우리에게도 위대한 일이다! 해내자"라고 주장했다.
특사는 비공식 임명으로, 공식 외교관과 달리 주재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트럼프의 요구에 대한 반응은?
랜드리가 미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된 후,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미국 및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의사는 있지만, 반드시 협력은 상호 존중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닐센 총리는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스스로 결정한다"며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들의 것이며, 우리의 영토 보전성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병합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정말로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덴마크, "고로 그린란드는" NATO 회원국이며, 동맹체의 안보 보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미 과거 방위 협정을 통해 미국은 그린란드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EU)의 아니타 히퍼 외교안보담당 대변인에 따르면 EU는 국가 주권, 영토 보전성, 국경 불가침의 원칙"을 계속 수호하고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