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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형사재판 시작 ... 뉴욕 맨해튼 형사법정 배심원 12명 전원 선정

2024.04.24

뉴욕 맨해튼 형사 법정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형사 재판에 참여할 배심원 12명 전원이 확정됐다.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는 남성 7명, 남성 5명으로 구성된 최종 배심원단을 확정한 이후 “배심원단이 선정됐다”고 선언했다.

앞서 배심원으로 선정된 2명을 제외한 끝에 이번 배심원 선정 작업은 마무리될 수 있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배심원단 선정 과정에 약 2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이의 제기가 멈추자 빠르게 진행됐다.

이번에 선정된 배심원단은 빠르면 오는 22일부터 공개 변론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형사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선 트럼프는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성 돈을 지급한 혐의로 형사 기소됐다.

대니얼스는 자신이 트럼프와 불륜 관계였으며, 2016년 대선 전, 이에 대해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트럼프의 전 변호사로부터 13만달러(약 1억6800만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민주당 소속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가 제기한 34건의 기업 문서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오는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큰 트럼프는 당일(18일) 저녁 법원을 나서면서 자신에게 대한 맨해튼 법원의 기소를 비난하는 언론 기사 수십 개를 보여주며 이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불공정하고, 매우 나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가 이 장난질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는 “저기 안은 얼어붙을 듯 춥다”면서 법정 내부 온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배심원단 선정 작업은 머천 판사가 이번 주에 이미 배심원으로 선정된 2명을 제외하면서 첫 번째 난관에 직면했다.

머천 판사에 따르면 2번 배심원은 주변 친구와 가족들이 자신이 배심원으로 선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자신에게 엄청나게 많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여성 배심원은 법정 바깥의 외부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고 판단하기란 어렵기에 “이 시점에서 자신이 공정하게 선입견 없이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머천 판사 또한 해당 배심원을 즉시 배제하는 한편, 배심원의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고자 언론이 사용할 수 있는 배심원 관련 정보를 제한했다.

머천 판사는 “우리는 이번 사건의 매우 훌륭한 배심원이 될 수 있었던 이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제된 배심원은 이 여성뿐만이 아니었다.

머천 판사에 따르면 맨해튼 지방검찰청 직원들의 조사 결과, 4번 배심원은 범죄 전력이 없다고 거짓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머천 판사는 이 남성이 지난 1990년대 정치적 광고물을 훼손한 혐의로 체포된 적 있으며, 아울러 이 남성의 아내가 맨해튼 지방검찰청에서 수사한 부패 혐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팀과 머천 판사는 장시간에 걸친 비공개 논의 끝에 이 남성을 제외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의 전직 검사로 현재 형사 변호사로 활동하는 제레미 살란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배심원으로 선정됐다가 48시간 이내에 제외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안나 코민스키 ‘뉴욕 로스쿨’ 교수는 배심원 선정 작업을 통해 이번 사건이 일반적인 형사 사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면서, 배심원 등 관련자들은 전례 없는 대중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했다.

코민스키 교수는 “핵심은 배심원 혹은 예비 배심원의 신상정보가 사건 당사자들에게 공개돼선 안 된다는 게 아니”라면서 “대중에게 공개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게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공정하면서도 기꺼이 나설 배심원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은 이날 오후까지도 이어졌다. 새로운 잠재적 배심원 96명의 명단이 법정에 소개됐다.

그리고 이날 하루가 끝날 무렵, 이들 중 7명이 배심원으로 선정돼 판사 앞에서 선서했다. 아울러 대체 후보자 1명도 선정돼 선서를 마쳤다. 다음날인 19일에도 대체 후보자 5명을 추가로 선정하는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스토미 대니얼스
Getty Images
스토미 대니얼스는 2016년 대선 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성관계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13만달러(약 1억6800만원)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최종 배심원단을 선정하기까지 법원은 수많은 이들을 걸러내야 했다.

우선 머천 판사는 자신들은 트럼프에 관해 공정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하는 예비 배심원 수십 명을 대거 제외해야만 했다.

이날 배심원 선정에 참여한 한 예비 배심원은 자신을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소개한 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와 트럼프를 연관 지으면서 배심원 명단에서 탈락했다.

한편 트럼프는 변호인단이 예비 배심원들을 향해 트럼프에 대해 강한 감정을 느끼는지 닦달하는 동안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지켜봤다.

한 예비 배심원은 “나는 그의 정책 대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다른 예비 배심원은 “난 그의 페르소나(성격, 가치관 등)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나고 자랐다는 한 예비 배심원도 트럼프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 여성은 “나는 트럼프를 평생 알고 지냈다”면서 한번은 그가 전 부인인 말라 메이플스와 아기용품을 쇼핑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해 “중립적 견해”를 지녔다는 일부를 포함한 예비 배심원 대부분은 정치인으로서 트럼프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이 법정 안에서 그에 대한 평가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주장했다.

트럼프의 변호인단은 한 예비 배심원이 과거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나르시시스트”라고 비난한 SNS 게시물을 언급하며 우려를 제기했다.

머천 판사는 이 여성에게 해당 게시물을 법원에서 크게 읽도록 종용했다.

이에 이 여성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에서 “이런, 좋지 않게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선거 기간 나는 마음 상태가 불안정했다. 지금은 이런 입장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결국 머천 판사는 이 배심원에게 “기회를 줄” 가치는 없다고 판단해, 배심원 명단에서 제외했다.

또 다른 예비 배심원은 이 사건과 개인적인 관계로 얽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외됐다.

한 여성은 15년 전 트럼프의 변호사 중 한 명인 수잔 네첼스를 만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네첼스 변호사는 “이 여성이 우리 집에서 하룻밤 지냈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 또한 심문 과정에서 자신이 한 번 지낸 적 있다고 확인했으며, 이후 배심원으로 선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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