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에 앉아서 즐기는' 북한 여행, 가능할까?
"평양 개선청년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함경북도 도서관을 구경하다."
북한으로 여행을 떠난 외국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피크민 블룸'이라는 모바일 게임 이야기다.
GPS를 기반으로 하는 이 게임에서는 전 세계에 심어진 '버섯'을 깨는 미션이 주어진다. 그것이 비록 북한일지라도 가능하다는 말인데, 다시 말해 방구석에 앉아서 손쉽게 게임 속 북한 지역을 여행하고 그곳에 심어진 '버섯'을 깰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버섯'을 깨면 그 장소가 담긴 엽서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북한 어떤 지역들을 구경할 수 있을까?
이 게임에서 전 세계에 심어진 버섯을 깰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유저가 서울 광화문에 있다고 치자. 그럼 유저는 광화문 인근에 생성된 버섯에 스스로 들어갈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게임 친구가 필요하다. 그 친구가 멀리 다른 지역에 있고, 그래서 나를 그 지역 버섯에 초대해주면 내가 서울에 있어도 그 버섯을 깰 수 있다.
나의 게임 친구가 미국이나 유럽, 아프리카, 혹은 북한에 있다면, 그래서 나를 초대해준다면 얼마든지 그곳에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피크민을 즐기는 한 여성 유저는 BBC에 "북한 버섯은 늘 풀방"이라고 말했다.
"어제도 평양에 다녀왔어요. 초대 받고 보니 평양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친구도 초대했는데 덕분에 북한 수박(아이템) 받았다고 좋아하더라고요."
"우리가 실제 갈 수 없는 곳이니까 신기함이 있는 것 같아요. 다들 그런 마음에 북한 버섯에 들어가지 않을까요?"
하지만 닌텐도 나이언틱 측은 관련한 BBC의 질의에 "북한 지역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답변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평양만 가능할까? 아니다, 지방에도 갈 수 있다.
조선시대에 축조된 함흥 제월루를 비롯해 삼지연 못가역, 라선 함흥극장, 개성 선죽교, 함경북도 도서관 등 다양한 엽서가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이재명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최우선 대북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언젠가 남북관계가 좋아진다면 가상의 게임이 아닌, 실제로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까?
추가 취재: 최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