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LA 불법이민 단속 충돌 격화에 주방위군 투입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인한 소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2000명의 주방위군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로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병력들이 LA에서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으며, LA에서는 7일(현지시간) 연방 요원들과 시위대 간에 발생한 충돌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주로 라틴계 주민들이 거주하는 패러마운트 지역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과 주민들 간의 충돌이 벌어졌고, 이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이 사용됐다.
이번 주 ICE의 작전으로 인해 LA에서는 최대 118명이 체포됐으며, 금요일 하루에만 44명이 체포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단속을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을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연방 정부의 주방위군 장악을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며, "오히려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뉴섬 주지사 측은 AP통신에 통상 주방위군은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동원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섬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연방 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후 폭력 사태가 계속될 경우 현역 해병대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근 캠프 펜들턴 기지의 병력들이 "최고 경계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7일 밤 늦게 패러마운트 지역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은 여전히 이어졌다. 시위가 처음 발생한 홈디포 철물점 인근에는 최루탄과 연기로 공기가 자욱했다.
LA 카운티 보안관들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수 분 간격으로 섬광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인근 주민들과 시위 참가자들은 이민자들이 상점 안에 갇혀 두려움에 떨며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러마운트 지역은 주민의 80% 이상이 히스패닉계로 구성돼 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며칠간 LA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수행하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과 연방 법집행관들이 폭력적인 군중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캘리포니아의 무능한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 보호라는 책임을 방기했다"며,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2000명의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를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차르'로 불리는 톰 호먼 국경 특임관은 ICE 작전을 직접 감독하기 위해 LA를 방문한 자리에서 폭력이나 사유재산 훼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댄 보지노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시위대에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혼란을 가져오면 우리는 수갑을 가져간다. 법과 질서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뉴섬 주지사는 "연방 정부는 구경거리를 원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이들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폭력으로 대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질서한 연방 단속은 자의적인 체포 할당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무모하고 잔인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캐런 배스 LA 시장은 ICE 요원들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민자 인권단체인 '로스앤젤레스 인도적 이민자 권리 연합(CHIRLA)'의 대표 안젤리카 살라스는 최근 집회에서 "우리 공동체는 공격받고 있으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이고, 아버지이며, 어머니들이다. 이 상황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