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FIFA 첫 평화상 받은 트럼프 대통령, 그 의미는?

1일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FIFA 평화상 트로피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FIFA 평화상 트로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FIFA 월드컵 조추첨 행사에 앞서 첫 'FIFA 평화상'을 받았다.

이 상은 올해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신설한 것으로, "평화를 위해 탁월하고 비범한 행동을 한 사람", "전 세계인을 하나로 모은 사람"에게 수여된다고 규정돼 있다.

최근 몇 달간 인판티노 회장과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며, 이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공식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황금 트로피와 함께 메달, 증서를 인판티노 회장으로부터 전달받은 뒤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외교적 개입을 통해 "수천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며 "발발 직전의 여러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예 중 하나"라고 말하며, 2026년 월드컵이 "티켓 판매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이 놀라운 일을 해냈다. 당신과 축구, 미국에서는 사커라고 부르지만 이 종목에 대한 훌륭한 찬사다. 우리가 예상한 수치를 훨씬 넘어섰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세계는 더 안전해졌다. 1년 전 미국은 잘하고 있지 못했지만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며 대회는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함께 무대에 올라 조추첨의 상징적 개막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세 정상은 이미 배정된 자국 볼을 직접 뽑았으며 추첨 후 인판티노 회장이 셀피를 찍으며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멕시코는 A조에 속해 개막전에 나서고 캐나다는 B조, 미국은 D조에서 대회에 출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티켓 판매 기록을 언급한 뒤 미국식 풋볼과 사커라는 명칭의 혼란을 두고 농담을 이어갔다.

그는 "NFL은 다른 이름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진짜 풋볼이다. 미국에서는 사커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풋볼이다. 우리가 사커라고 부르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
Getty Images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은 여러 공개 행사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분석: 정치색이 짙게 묻어난 조추첨

백악관에서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 조추첨 행사는 뚜렷한 정치적 분위기를 풍긴다.

화려하게 꾸려진 행사는 워싱턴의 유명 예술 공간인 케네디센터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올해 이사회가 개편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직을 맡고 있다.

축구계와 미국 스포츠계, 그리고 연예계의 스타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했고, 공동 개최국 정상들인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도 자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행사 전반은 미국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듯한 모습이다.

1970년대 그룹 빌리지 피플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자주 틀어 온 'YMCA'를 공연하기 위해 섭외됐고, 전통과는 달리 조추첨 행사에서 새로 만든 FIFA 평화상이 시상됐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스라엘 가자 전쟁 중단에 기여했다며 노벨평화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언급하고 그의 정책을 적극 칭찬한 이후, 두 사람 사이에 형성된 밀접한 관계를 더욱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행보가 FIFA가 규정한 정치적 중립 원칙에 위협이 되며, 조추첨 행사와 월드컵 자체가 정치적 선전에 이용될 위험성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비판론자들은 또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가깝게 보이며, FIFA가 사실상 메이크 어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ga) 운동과 많은 이들이 분열적이라고 보는 행정부에 동조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새 평화상 신설을 두고 FIFA 평의회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FIFA의 한 고위 관계자는 BBC 스포츠에 이렇게 말했다.

"이 상이 노벨평화상보다 더 큰 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축구는 전 세계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매년 평화를 위해 비범한 노력을 기울인 이들을 기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는 또 2019년 FIFA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축구 공헌상을 수여할 때는 논란이 없었다며, 분열된 세계에서 '평화'를 강조하는 FIFA의 행보는 오히려 칭찬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