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대권 도전, 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대선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선후보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91.54%(32만1044표·1위)를,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89.21%를 얻어 합산 득표율 89.77%로 최종 1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6.87%, 김경수 후보는 3.36%를 기록했다.
세 번째 대선 도전, 두 번째 본선행을 결정지은 이재명 후보의 정치 인생을 정리했다.
소년공 출신 변호사
최근 펴낸 책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이 후보는 어린 시절을 기록한 대목의 첫 문장을 "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고 썼다.
그는 1963년 경북 안동 산골 마을에서 5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중학교 입학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소년공 시절, 공장 동력 벨트에 손가락이 휘감기는 산업재해를 당했고, 이후 프레스기에 손목이 눌리는 사고로 평생 팔이 굽은 장애를 갖게 됐다.
'관리자가 되면 더는 매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공부에 매진한 그는 1년 3개월 만에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전액 장학금과 매월 30만 원의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중앙대 법학과로 진학했다.
1986년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결심했다.
성남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을 하며 노동과 인권 변론을 맡았고, 1995년 '성남시민모임'을 창립해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특혜 의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 등을 맡으며 지역 사회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003년 7월, 파크뷰 사건을 취재하던 KBS 프로듀서가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을 취재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실 정치 입문...성남시장으로 주목
2005년 8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현실 정치에 입문했다.
성남시장과 분당갑 국회의원 선거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다시 출마해 당선됐다.
성남시장 취임 후 재정 위기 상황에서, 지자체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하며 주목을 받았다.
재선에 성공한 그는 '청년배당', '무상 산후조리 지원', '무상 교복 지원' 등 3대 무상 복지 정책을 펼쳤다. 이는 훗날 본인이 강조한 '기본사회' 구상과 맞닿아 있다.
2016년에는 박근혜 정부가 경기도 내 6개 지자체 세입 5000억 원을 다른 지자체에 배분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11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 같은 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광화문 광장 촛불 집회에서 민주당 정치인 중 처음으로 '정권 퇴진'을 외치며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제19대 대선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지만, 문재인(57.0%)·안희정(21.5%) 후보에 이어 3위(21.2%)로 최종 후보가 되지는 못했다.
2021년 10월 열린 제20대 대선 경선에서는 50.29%의 득표율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누르고, 처음으로 민주당 대선 최종 후보가 됐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과 친문계와의 갈등 등이 발목을 잡으며, 윤석열 후보에게 0.76%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대선 패배 두 달 만인 2022년 6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같은 해 8월에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후보 체제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강력한 비토권을 행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석만 175석을 확보하며 압승했고, 이 대표는 8월 대표 연임에도 성공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0차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을 추진하며 정부를 견제했다.
2023년 12월에는 야당 주도의 감액안이 반영된 예산안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과됐다.
이를 두고 정치 실종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와 국회 무시 행보에 대응한 조치였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각종 위기 속 대권 주자로 부상

이 후보에게는 늘 '사법 리스크'가 따라붙었다.
2023년 검찰이 대장동 개발 사업과 성남FC 후원금 관련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검찰은 백현동 용도변경 사건과 위증교사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번에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다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 가까스로 구속을 피했다.
위증교사 혐의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1심에서는 유죄를 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죄로 뒤집혔다.
현재 공식선거법 위반 혐의는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으며,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할 경우 대선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될 경우 정치적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적 위기뿐 아니라 실제 목숨을 위협받는 일도 있었다.
2024년 1월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흉기에 목을 찔리는 피습을 당했다. 칼날이 경동맥이 아닌 경정맥을 향해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이재명 후보는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부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그는 국회로 이동해 유튜브 라이브로 국민들에게 "국회 앞으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의사당 입구가 봉쇄되자, 담장을 넘어 국회 안으로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에 일조했다.
이후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결정했고, 12월 14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이탈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하면서, 이 후보는 본격적인 대선 재도전 가도에 나섰다.
27일 치러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종적으로 본선 후보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