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인도 출신 아르쉬딥 싱의 ‘습지 신비(Wetland Mystique)’. 당시 싱과 아버지는 새벽녘 빛을 포착하고자 숲에 가려 했으나, 폭우로 인해 불가능했다. 그리고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을 때 싱은 이 회색빛의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해낼 수 있었다
한편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올해의 야생생물 사진작가’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폴린 로버트는 전 세계 청소년 사진작가들의 재능과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로버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야생생물 사진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신 주변의 자연을 되돌아보고 주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저 단순한 사진 대회가 아니라는 게 런던 자연사 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11~14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스페인 출신 오리올 치아스 디에즈의 ‘영리한 갑오징어(The Clever Cuttlefish)’. 디에즈는 한 시간 넘게 이 갑오징어를 관찰하며 자유자재로 몸의 모양과 색깔을 바꾸는 그 능력에 매료됐다. 한번은 다리를 흔들며 마치 물에 흔들리는 해초를 흉내 내기도 했다
이렇게 출품된 사진은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자들에게도 전달된다. 이들은 사진을 살펴보고 생물종을 판별하며, 이를 통해 서식지 파괴 문제, 생물이나 이들이 사는 환경이 처한 문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로버트는 “물론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과 같은 더 광범위한 글로벌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연을 더 잘 이해하기
‘청소년 야생생물 사진 대회’는 전 세계 누구나 참가비 없이 참가할 수 있다.
로버트는 “아울러 꼭 전문 카메라로 촬영할 사진일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라면서 “또한 심사위원단은 사진 제작 시 사용한 기술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0세 이하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인도 출신 슈레요비 메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In the Spotlight). 메타는 부모님과 함께 숲을 걷다가 이러한 모습을 포착했다. 이에 메타는 카메라를 들고 있던 아버지에게 달려가 카메라를 받아들고 바닥에 엎드려 낮은 앵글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올해 대상 수상자인 팅커-사발라스는 특히 야생생물 사진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야생생물을 담은 사진, 특히 접사 사진은 시민들의 자연에 대한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 곤충, 거미 및 작은 생물들이 존재하는지, 이들이 생태계, 심지어 도시에서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팅커-사발라스는 “야생생물 사진은 이러한 생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울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5~17세 부문에 알렉시스 팅커-사발라스가 출품한 또 다른 작품인 ‘여름 모임(Summer Gathering)’. 그리스 파로스 섬의 나무들이 담쟁이덩굴과 저지타이거나방에 뒤덮인 모습으로, 팅커-사발라스는 이 작은 숲의 어두운 덤불 속에서 펼쳐지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15~17세 부문에 프랑스의 막심 콜린이 출품한 ‘위험한 건널목(Dangerous Crossing)’. 숲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도로 위에 앉아 있는 이 어린 여우는 콜린이 1년 넘게 관찰한 어미 여우의 새끼다. 당시에도 콜린은 새끼 여우 3마리가 노는 모습을 지켜봤고, 그중 한 마리는 그를 돌아봤다고 한다15~17세 부문에 이스라엘의 네이트 코보가 출품한 ‘파도를 훑어보며(Skimming the Waves’). 코보는 이스라엘의 지중해 연안에서 사냥 중인 제비갈매기의 눈높이 앵글에서 포착했다. 코보는 강한 너울로 인해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 카메라를 들고 물속에서 2시간을 기다렸다11~14세 부문에 캐나다의 로리-앙투앙 칸탱이 출품한 ‘곱빼기(Double Helping)’. 붉은여우가 먹이를 단단히 물고 길가로 다가오고 있다11~14세 부문에 폴란드의 리위아 파우로우스카가 제출한 ‘손으로 기록하기(Recording by Hand)’. 파우로우스카는 새 다리에 표지를 붙여 이들에 대해 연구하는 조류표지법에 매료됐다면서 자신의 사진이 ‘조류표지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11~14세 부문에 아일랜드의 리암 오도넬이 출품한 ‘한 판 붙은 도요새(Sparring Godwits)’. 사진 속 흑꼬리도요 2마리는 영역을 놓고 다투고 있다. 오도넬은 좋은 장면을 포착하고자 카메라를 들고 진흙밭에 엎드려 앉아 몇 시간 동안 기다렸다10세 이하 부문에 독일/루마니아 출신의 사샤 주만카가 출품한 ‘둥지 떠나기(Leaving the Nest)’. 사진 속 황갈색 올빼미 2마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다. 주만카는 독일 뮌헨의 집 근처 공원에서 며칠 동안 이 올빼미들을 관찰했다10세 이하 부문에 독일/루마니아 출신의 사샤 주만카가 출품한 또 다른 작품인 ‘나비 대칭(Butterfly Symmetry)’. 주만카는 대칭을 이루는 날개 한 쌍을 지닌 산꼬마부전나비를 포착해냈다. 주만카는 자신이 탐험을 떠나는 들판에 얼마나 많은 나비들이 “공중에서 춤을 추며 한 꽃에서 다음 꽃으로 옮겨 다니며” 놀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