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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호르무즈 파병 검토 가능성…결정까지 필요한 절차는?

1시간 전
7일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앞바다에서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Getty Images
7일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앞바다에서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 병력과 장비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9일 호르무즈 해협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사단이 현지 정세와 안전 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며, 파병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의 규모와 방문 지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해군 관계자 등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이 실제 현실화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파병 절차 : 현지조사부터 파병 교육까지

조사단은 한국군이 파견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군사 거점과 기항지,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UAE에는 한국군 아크부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미군이 사용하는 알다프라 공군기지 등 항공기 운용에 필요한 시설도 있다.

파견 가능성이 거론되는 자산은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 인력 등이다. 다만 구체적인 파견 전력과 규모, 임무는 결정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이르면 이번 주 귀국해 조사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방부의 분석을 거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는 미국이 오는 11월을 시한으로 파병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지 조사단 파견은 파병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초기 단계다. 조사 결과가 정부에 보고되더라도 파병이 곧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합참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략적인 파병 계획을 검토한다. 합참의장이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면, 국방부 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파병 계획을 보고한다.

NSC에서 파병 방침이 정해지면 국방부는 파견 지역과 목적, 임무, 규모, 기간 등을 담은 파병 동의안을 작성한다.

파병 동의안은 정부 내 심의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2항은 국군의 해외 파견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파병 방침을 정하더라도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최종적으로 파병할 수 있다.

국회 동의를 받은 뒤에는 합참의장에게 파병 준비 지침이 내려간다. 이후 파견 부대 구성과 인원 선발, 장비 준비, 교육과 훈련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파견 장병들은 현지 정세와 문화, 안전 수칙, 작전 환경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항공기나 함정이 파견될 경우 현지 정비와 보급체계, 이동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실제 병력과 장비가 현지에 도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국회 '과반 동의'가 변수

파병의 최종 관문은 국회 동의다. 파병 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본회의를 통과한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당론으로 찬성할 경우 동의안 통과는 가능하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도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비전투 자산을 보내더라도 "본질은 명백한 전쟁 참여"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정의당 등 범여권과 진보 정당에서도 반대 입장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정부의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권 내 반대 움직임

국회 일정도 변수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다음 달 국정감사 등이 예정돼 있어, 정부가 동의안을 제출하더라도 심사와 본회의 표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반대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9일 서울 도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에 반대하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정부도 국민 여론과 국제사회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회 과반을 차지한 여당이 찬성하면 법적으로는 동의안 통과가 가능하지만, 당내 이견과 여론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파병이 현실화될지 단정하기 어렵다.

과거 파병 사례는?

한국이 중동 지역 파병을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4년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부대다. 한국은 앞선 2003년 이미 건설지원단인 서희부대와 의료지원단인 제마부대를 국회 동의를 거쳐 이라크에 파병했지만, 같은 해 9월 미국은 추가 파병을 요청했다.

추가 파병 요청을 놓고 국내에서 찬반 논란이 이어지자, 한국 정부는 부대의 주된 임무를 전투가 아닌 평화 정착과 재건 지원에 맞췄다. 병력 규모와 임무를 조정한 일종의 절충안이었다.

같은 해 9월 24일 이라크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했던 한국 정부는 다음달인 10월 추가 파병 방침을 결정했다.

국회는 2004년 2월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켰고, 자이툰부대는 같은 달 23일 창설됐다. 이후 부대 구성과 교육·훈련을 거쳐 그해 8월 출국을 시작했고, 약 3,600명 규모의 본진은 9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도착했다. 국회 동의부터 본진의 현지 도착까지 약 7개월, 최초의 현지조사단 파견부터 실제 파병까지는 약 1년이 걸렸다.

자이툰부대는 아르빌에서 재건과 의료·인도적 지원, 주둔지 경비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다만 수천 명 규모의 사단급 부대였던 만큼, 이번에 거론되는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파견과 준비 기간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이 밖에도 한국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의료지원단과 공군 수송단을 파견했고, 2003년 이라크전쟁 때는 건설공병 임무를 맡은 서희부대와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한 제마부대를 보낸 바 있다.

2020년에는 별도의 부대를 새로 파견하는 대신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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