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기범죄 배후' 천즈 회장 체포 후 중국에 인도
캄보디아 측이 인신매매로 유인한 사람들을 범죄 단지로 유인해 강제로 전 세계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게 한 대규모 암호화폐 사기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천즈(37) 프린스그룹 회장을 중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수개월간의 초국적 범죄 합동 수사 끝에 체포된 중국 국적자 3명 중 한 명이 천 회장이라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천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인터넷 사기 조직을 운영하며 수십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며 지난해 10월 기소했다. 영국 역시 천 회장의 글로벌 사업체인 프린스그룹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캄보디아 당국 또한 프린스그룹의 자회사인 프린스 은행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캄보디아 국립은행은 8일 프린스 은행이 청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신규 금융 서비스 제공도 금지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들의 예금 인출 및 대출 상환은 가능하다.
지난해 미국 당국은 천 회장 소유로 추정되는 약 150억 달러(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는데,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이에 대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사기 단속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BBC는 당시 프린스 그룹에 입장을 요청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이 그룹은 과거 사기 범죄 연루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인했다. 해당 기업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을 부동산 개발, 금융 및 소비자 서비스 사업체로 소개한다.
한편 지난해 10월 미 당국이 사기 및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한 이후 천 회장의 행방은 한동안 불분명했다.
그러던 지난 7일 캄보디아 내무부는 "천즈, 쉬지량, 샤오지후 등 중국 국적자 3명을 체포해 중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디서 이들이 체포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해당 성명에 따르면 천 회장의 캄보디아 국적은 지난달 왕실 칙령에 따라 박탈됐다고 한다. 이 수수께끼 같은 기업인은 2014년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캄보디아 시민권을 취득했다.
UN 추정치에 따르면 합법적인 일자리를 준다는 약속을 믿고 유인돼 동남아시아로 인신매매돼 온라인 사기를 벌이도록 강요당한 피해자는 수십만 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캄보디아로 끌려갔다.
피해자들은 이른바 '사기 공장'에 억류된 채 처벌이나 고문의 위협에 시달리며 낯선 이들을 상대로 온라인 사기를 저지르게 된다. 이렇게 갇힌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인이며, 이들은 중국 내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다.
중국 당국은 적어도 2020년부터 프린스그룹을 조용히 수사해 왔다. 이 기업은 다수의 법원 사건에서 온라인 사기 계획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이징시 공안국은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주요 초국적 온라인 도박 조직"이라며 전담 수사팀을 설치했다.
캄보디아의 집권 계층은 수년간 천 회장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과 영국이 프린스그룹을 제재한 이후, 캄보디아 정부는 관련 혐의에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촉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사기 관련 사업은 캄보디아 전체 경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수도 있다.
천 회장을 조사해온 기자 잭 아다모비치 데이비스는 지난해 BBC와의 인터뷰에서 "천 회장은 유독 사업 규모가 엄청나게 커서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기자는 프린스그룹이 현재 얼마나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지금껏 별다른 주목도 받지 않고 '글로벌 발자국'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추가 보도: 조나단 헤드(동남아시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