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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옥죄는 선박 공격 사례들

2시간 전
화재가 난 컨테이너선
BBC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와 해양 정보 기업 '뱅가드'가 48시간도 채 안 되는 사이 걸프만에서 선박 6척이 공격당했다고 보고했다. 이로써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총 피해 선박 수는 18척으로 늘어났다.

앞서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첫 공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다.

검증된 영상에는 11일 오후 걸프만 북부 이라크 해역에서 유조선 2척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담겼으며, UKMTO는 해당 선박들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중 '세이프시 비슈누'호는 인도로 향하던 미국 소유의 선박으로, 인도 당국은 해당 선박이 "폭발물을 실은 무인 고속정"이 "들이받으면서 큰 불길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BBC Verify팀이 검증한 한 영상은 소형 선박에서 촬영된 시점으로, 세이프시 비슈누호에서 큰 발이 일어난 후 소형 선박은 빠르게 도주하고 승선자들은 환호한다.

이라크 뉴스통신에 따르면, 이라크항만공사 대표는 공격 이후 세이프시 비슈누호에서 승조원 38명을 구조했으며, 1명이 사망했다고 밝다.

공격받은 2번째 선박인 몰타 국적의 '제피로스'호에서는 부상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보다 앞선 11일 오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공격받은 태국 국적의 '마유리 나리'호는 승조원 3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로, 해당 선박의 선주는 BBC Verify팀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기관실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걸프만과 오만만에서 보고된 화물선 공격 사례를 표시한 지도
BBC
걸프만과 오만만에서 보고된 화물선 공격 사례

국방분야 정보 업체 '제인스'의 닉 브라운은 "이론적으로 이란은 무기한으로 선박을 계속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 병력은 기만, 위장, 속임수 등에 매우 능숙하며, 소형 무기들은 상업용 차량에 위장 배치하거나, 건물 안에 숨기거나, 이란의 긴 해안선을 따라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마이클 클라크 교수는 "소형 선박, 무인 선박, 소형 잠수함, 해안 기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심지어 이동식 포에 이르기까지,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무기가 지나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추적 업체 '마린트래픽'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9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단 6척에 불과하다.

다만 계속된 이란의 공격으로 일부 선박은 선내 추적 장치를 꺼놓았을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산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역내 신호 교란으로 여러 선박의 위치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UKMTO와 뱅가드가 보고한 선박 공격 사례 위치를 보면, 공격은 걸프만과 오만만 전역에 걸쳐 발생했으나, 특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집중됐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오만을 따라 흐르는 이 좁은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20%, 즉 하루 약 2000만배럴이 통과하는 주요 길목이다. 또한 헬륨이나 황산염, 비료 생산의 필수품인 요소 등과 같은 다양한 상품의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 의 닐 퀼리엄은 "그 어떤 선박도 이 해협을 통과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그 어떤 보험사도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보험을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오랫동안 우려해왔던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 즉 사실상 해협이 폐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UKMTO와 뱅가드가 2월 28일 이후 공격받았다고 보고한 선박 10척은 모두 유조선이다. 앞서 이란 당국은 미국, 이스라엘 및 그 동맹국으로는 "단 한 방울의 석유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조선 외에도, 2월 28일 분쟁 발발 이후 바레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지에서 검증된 석유시설 및 저장소 공격 사례는 10건에 달한다.

이란 외 지역 석유시설 공격 사례
BBC
이란 외 지역 석유시설 공격 사례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고, 지난 9일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란 군 사령부의 에브라힘 졸파카리 대변인은 이번 주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달 이를 테니 준비하라. 유가는 지역 안정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당신들이 그 안정성을 뒤흔들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1일, 32개국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해협의 "사실상 폐쇄"를 상쇄하기 위해 각국의 전략 비축유 중 4억 배럴을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켄터키주에서 지지자들에게 이 같은 결정이 "유가를 상당히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변동을 "전쟁 문제"라고 표현한 바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필요하다면" 군사적 호위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문가들은 BBC Verify와의 인터뷰에서 이것만으로는 모든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해군 전략 연구 센터'의 객원 연구원인 바질 저몬드 교수는 "모든 상선을 호위하려면 미국은 다른 임무에서 자원을 대거 차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클라크 교수 또한 "호위의 효과가 90%에 달한다고 해도, 그 어떤 선주와 선원들이 위험한 러시안 룰렛을 감수하겠는가"고 꼬집었다.

한편 미 중부 사령부는 11일 이란 해군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이 보유한 '사다프-02' 재래식 기뢰는 수면 바로 아래서 계류하다 선박과 접촉 시 폭발하는 장치다. 이보다 더 발전된 '마함-2'는 더 깊은 곳에 설치되며, 자기장이나 음향 센서를 통해 위를 지나가는 선박을 감지하면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지역에서 선박이 기뢰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는 없다.

저몬드 교수는 "이란 정권은 이러한 비대칭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상선 보호에 드는 비용에 비하면 이들이 감당하는 비용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호위 제안이 과연 해운 업체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까. 결국 미 해군과 이란 중 누가 더 믿을만한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결과가 말해주겠죠."

추가 보도: 폴 브라운, 베키 데일, 슈루티 메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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