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후 열리는 조기 대선, 알아야 할 점은?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여야는 21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 모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됐다.
지난 대선이 있은 지 3년 만의 일이다. 정치권은 두 달 안에 경선과 본선을 치르는 숨 가쁜 레이스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진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여세를 몰아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구상이고, 국민의힘은 지지층을 결집해 반전을 노린다.
현실화한 조기 대선이 어떻게 꾸려질지 정리했다.
1. 대선일자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6월 3일까지는 차기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헌재의 파면 선고 이후 60일 뒤에 대선이 치러졌다.
그렇다면 늦어도 오는 14일까지 선거일을 정해야 하는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는 8일 국무회의를 열고 날짜를 확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탄핵 심판 선고 5일 만인 3월 15일에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했고, 차기 대선일(5월 9일)을 확정해 공고한 바 있다.
2. 각 당 대통령 후보 선출 방식
조기 대선이 6월 3일에 치러진다고 가정하면 양당은 선거일 23일 전인 5월 11일까지는 대통령 후보를 선관위에 등록해야 한다.
정당들도 경선 체제에 돌입해 이날부터 10일 전후로 경선 규칙을 정하고 예비 후보자들을 모집해야 한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대선 후보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당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로 이 대표의 지지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 탄핵과 동시에 당대표직을 사퇴하고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 외에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전재수 의원, 이광재 전 강원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의 경우, 그간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안과 완전국민경선제로 후보를 선출하는 안을 두고 고민을 거듭 이어왔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전자를, 비명(비이재명)계는 후자를 선호할 확률이 높으면서 공방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공식 선거운동은 후보 등록 다음날부터 시작된다.
3. 대선후보 등록
4일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이날부터 제21대 대통령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예비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중앙선관위에 가족관계증명서 등 피선거권에 관한 증명서류, 전과기록에 관한 증명서류, 정규 학력에 관한 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기탁금 6000만원(후보자 기탁금 3억원의 20%)을 납부해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또한 주민등록이 돼 있는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투표하려는 선거권자의 국외부재자 신고도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사람은 오는 7일부터 중앙선관위가 검인·교부하는 추천장을 사용해 선거권자로부터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조기 대선이 확정됨에 따라 공직선거법 제90조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현수막 등 시설물은 설치·게시할 수 없다.
다만 정당이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함이 없이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현수막 등 시설물을 설치·게시하는 것은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된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오는 7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주재로 선관위원 전체 회의를 열고 조기 대선 계획과 선거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4. 대통령 인수위 과정은 불가
통상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차기 정권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과 계획을 짜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불가능하다.
전직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후보는 '당선이 결정되는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공직선거법 제14조 1항은 '궐위로 인해 선거가 치러지는 경우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바로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하는 이유다.
2017년 문재인 후보도 조기 대선 이튿날인 5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의결 즉시 대통령 직무 수행을 시작했다.
5. 최우선 과제
차기 정부가 마주해야 할 과제는 경제와 화합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경제 상황은 계속 악화해왔던 점을 착안해보면, 차기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주력 정책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95.2)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4달 연속 100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책도 서둘러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 관세율을 25%로 확정했다.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 중에선 관세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 탄핵 정국 속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정치갈등 해소와 국민 화합안도 내놓아야 한다. 계엄령 이후 좌우로 심화된 갈등을 봉합하는 방안이 최우선책으로 꼽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