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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를 넘긴 '가자 지구 휴전',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2025.01.01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인해 가자시티 동부 쉐하이야 지역 주민들이 물건을 챙겨 피난길에 오른 모습
Getty
가자 지구 내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4개월 동안 벌인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4만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양측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가자 지구 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 체결은 지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최근 발언과 중재국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협상 타결은 머지않은 듯하다. 전 세계가 곧 양측이 최종적으로 합의하는 모습을 곧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휴전 협상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라디오'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새로 제시한 조건으로 인해 하마스와의 협상이 지연될 수 있으며, 하마스 또한 이에 맞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고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협상이 조심스럽게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실제로 언제 타결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에 이어 최근에는 튀르키예까지 양측의 휴전 타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맡아 지난 14개월간 이어지며 약 4만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가자 지구 전쟁을 멈추고자 노력 중이다.

새로운 협상 조건과 복잡한 상황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
Getty Images
지난 14개월간의 전쟁으로 주거 건물 수백 채가 폐허로 변했다

이스라엘 라디오에 따르면 네타냐후 내각은 하마스가 아직도 인질로 잡고 있는 이스라엘인 명단을 넘겨준다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중재국들에 따르면 해당 조건은 합의 첫 단계의 일환으로 이스라엘 측이 석방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을 제공할 준비에 들어가는 등 회담이 비교적 양호하게 진전된 이후 제시됐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은 가장 최근 들어 이스라엘이 제시한 해당 조건이 휴전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하마스는 요청받은 상세한 명단을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새로운 조건으로 인해 협상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비록 이스라엘 측은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 중재자들은 협상이 진행되던 카타르 수도 도하를 떠났다고 한다. 이는 일부 쟁점에 대한 논의가 정체돼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

일부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가장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는 바로 합의 첫 단계에서 석방될 이스라엘 측 인질 수 및 이스라엘에서 풀려나게 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이다.

이 외에도 협상 타결 후 누가 가자 지구를 통치할 것인지,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서 철수할 것인지, 피난민들은 다시 귀향할 수 있는지, 경계선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 더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도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긍정적이나 긴장감이 맴도는

예루살렘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시위대
Getty Images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휴전 촉구 시위에 참여한 이스라엘 시민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스라엘 소식통은 앞으로 수일 내에 잠정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만한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방송국인 '채널12'는 인질 교환 협상 첫 단계의 일환으로 석방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하며 "이는 조심스럽지만 낙관할 수 있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다른 언론 보도 및 이스라엘 야당 소식통에 따르면 네타냐후 내각은 "휴전 협상을 지연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이번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이번 새로운 조건에 맞서 하마스 측에서도 가자 지구에서의 전면 철수, 모든 이질을 한꺼번에 풀어주는 대가의 종전 등 자체적인 추가 요구 사항을 제시하며 더욱 상황은 복잡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도전과제

이스라엘 정당들은 이번 휴전 협상 및 종전에 대해 양극화된 상황이다.

우선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네타냐후 총리 측이 외신에 총리는 종전에 반대한다는 정보를 흘려 휴전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비판을 통해 이번 위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놓고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도 얼마나 의견이 갈리는지, 네타냐후 내각이 야당과 인질들의 가족은 물론 이타마르 벤-그비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처럼 하마스와의 협상에 반대하는 정부 내 강경파로부터도 얼마나 압박받고 있는지 잘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달 초 아미차이 치클리 이스라엘 디아스포라(재외동포) 장관은 42일간의 휴전이 포함된 1단계 합의안의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이 일시적인 교전 중단 시기 동안 휴전 협정의 나머지 단계를 마무리하고, 당사자 간 상호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목표다.

이집트와 카타르의 역할

해질녘 가자 지구의 어린이들
Getty Images
UN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확인된 피해자의 70%가 여성과 아동이다

협상 재개를 위해 현재 이집트 대표단이 도하에서 양측 간 중재를 맡고 있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수일 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다시 해를 넘겨버린 시점에서 양측이 폭력 사태를 진정시키고 포괄적으로 상황을 해결할 합의안을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렇듯 조심스러운 진전과 복잡한 장애물 사이를 오가는 가운데 포로와 인질 교환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 테이블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맴돈다.

전 세계가 이번 갈등을 끝낼 합의안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나, 결국에는 당사자들의 내부 정치 및 안보 이슈가 가장 큰 장애물인 듯한 상황이다.

기나긴 '롤러코스터'

이스라엘 장교 출신으로 정보 및 안보 전문가인 요시 쿠페르와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며 말을 꺼냈다.

과거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쿠페르와서는 "이른 시일 내에 무언가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럴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양측이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쿠페르와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협상에 도달할 충분한 동기가 있다고 본다면서, 하마스는 이란과 역내 동맹 세력의 지원이 줄어들며 세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쿠페르와서는 그렇다고 협상 타결까지 쉬운 여정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협상은 매우 복잡하며, 양측 모두의 상당한 양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상 제한적이지만 진전을 이룰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어느 날은 진전되는 듯 보이다가 다음 날에는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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