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복귀 앞두고 사법리스크 해소
25일(현지시간)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020년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한 기소 취하를 결정하면서, 트럼프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사법 리스크 중 하나가 해소됐다.
또한,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이 2021년 백악관을 떠난 뒤 발생한 기밀문서 유출 사건의 항소도 포기할 예정이다.
두 사건은 트럼프를 압박하던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사건들이었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동안 1년 이상 그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11월 트럼프는 승리했다. 1월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가 주장하는 사법 시스템의 "정치적 무기화"에 대한 비정한 반격이 예상됐지만, 스미스 특검의 25일 발표로 떠들썩한 소동이 사전 차단됐다.
이는 미국의 새로운 권력 균형을 반영하는 것일 뿐, 법적·정치적 지각변동은 아니었다.
미국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을 형사 기소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갖고 있다. 스미스 특검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최근 법무부가 해당 규정이 차기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미스 특검은 “해당 규정은 모든 사안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며, 기소된 범죄의 중대성, 법무부가 가진 증거의 강도, 법무부가 판단하는 기소의 타당성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썼다.
증거의 강도나 기소의 타당성에 대한 법무부의 입장이 여전하다고 해도,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동에 대한 트럼프 책임론을 주장해온 이들에게는 별다른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일부 좌파 진영과 우파의 트럼프 반대론자 사이에서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퇴임 후 소송 진행이 너무 느렸기 때문에 25일과 같은 기소 포기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연방 수사관들은 의사당 테러에 직접 연루된 트럼프 지지자를 기소하는 데 초기 노력을 집중했고,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던 미 하원의 특별위원회는 청문회를 열어 트럼프에 대한 증언을 수집했다.
갈런드 장관은 2022년 11월 트럼프가 3번째로 대선 출마를 결정한 다음에야 스미스 특검을 임명해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시켰다. 조사 결과 2023년 6월에는 기밀문서 유출 및 사법방해 혐의 37건이 제기됐고, 8월에는 선거방해 혐의 4건이 제기됐다.
트럼프 법무팀은 이러한 기소를 전력으로 막았다. 기소의 타당성에 대해 일련의 법적 이의를 제기하고 재판 회부 시도를 지연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노력 중 일부가 성과를 거뒀다.
성과가 하나 둘 확인되는 동안, 2024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기소를 중단시킬 수 있는 데드라인이었다.
지난 6월, 미국 대법원은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이 공무상 행위에 대한 형사 기소로부터 광범위한 면책권을 가진다고 판결하면서 선거방해 혐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서 7월에는 기밀문서 유출 사건을 감독하던 판사가 기소를 기각했다. 스미스 특별검사 임명이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것인데, 이전 수사에는 적용하지 않았던 요건이다.
스미스는 선거방해 기소를 재정비하고 문서유출 사건 기각에 항소하면서 노력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미 재판 일정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 뒤였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 소송 기각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은 거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스미스의 기소 포기 결정은 무의미한 노력을 조금 일찍 그만둔 것에 불과하다. 트럼프 진영은 이번 결정을 재빨리 환영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늘 법무부의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위헌적인 연방 소송이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 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사법 제도의 정치적 무기화가 즉각 종식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미국의 대통합을 고대합니다.”
올해 초 뉴욕시에서 제기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소송에서는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트럼프 변호단은 사건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조지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한 초당적 기소는 스미스 특검의 결정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패니 윌리스 검사장을 해당 사건에서 제외시키려는 소동으로 인해 법적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로서는 두 사건 모두 차기 대통령에게 심각한 법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 특검은 기밀문서 유출 사건에서 트럼프 측근들에 대한 항소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지만, 트럼프가 1월 취임하면 사면권을 행사해 소송을 끝낼 수 있다.
수년간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던 트럼프는 대선 승리를 통해 걱정거리를 말끔히 씻어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년 동안 자신의 공약을 추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아마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따른 가장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결과일 것이다.
검사 수십 명이 1년 이상 공을 들여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수백 건의 증언과 소환장, 수백만 달러의 지출 등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판사가 법봉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전자서류 제출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