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과연 레바논을 침공할까...가능한 시나리오는?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이 이스라엘의 최근 레바논 공습은 병력 투입 가능성에 대한 대비 태세라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은 병사들을 향해 “머리 위로 제트기가 날아간다. 우리는 하루 종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여러분들의 병력 진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헤즈볼라의 힘을 계속 약화하기 위함”이라고 발언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토에서 집중적인 공중 포격을 퍼붓고 지상전을 전개했던 2006년 전쟁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를 기점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를 한층 더 강화했다. 그렇게 1년간 양측간 긴장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기로 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스라엘은 과연 레바논에 머물며 영토를 점령 및 통제하고자 할까.
레바논 내 지상 침공을 준비하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심각해지는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인해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던 북부 주민 약 6만 명이 다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5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자국 주민들에게 가하는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형태로든 레바논에 진입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병사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계속 이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모든 곳을 공격하고 저들을 타격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북부 주민들의 안전한 귀환이다.”
그러면서 할레비 참모총장은 군이 “작전, 즉 여러분들의 군화가 적의 영토로, 헤즈볼라가 대규모 군사 전초 기지로 예비해 둔 마을로 들어가는 작전 과정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선 23일, 이스라엘의 집중적인 공습으로 550여 명이 숨지는 등 이곳의 긴장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관련 목표물을 타격한 것이라 주장했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이 과정에서 여성, 어린이, 의료진 등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습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러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곧 레바논에 지상군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어떤 모습일까?

이전 레바논과의 지상전에서 이스라엘은 다양한 방법을 구상했다.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를 이해하기 위해선 1982년과 2006년 당시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했을 때 상황이 어땠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 1982년 전쟁: 전면적인 지상 침공
이스라엘 외교부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1982년,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의 국경 간 습격과 총격을 저지하고, 레바논 내 시리아 존재와 영향력을 끝내고, “레바논에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체결할 수 있는 보다 우호적인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지원하고자” 레바논에 쳐들어갔다.
당시 야세르 아라파트와 그가 지도자로 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이끄는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하지 않았다.
당시 침공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군인 수천 명과 장갑차 및 탱크 수백 대가 동원됐다.
공중 및 해상에서 집중적인 포격도 함께 진행됐으며, 이스라엘 군은 여러 전선에서 침투해 단 일주일 만에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의 외곽에 도달해 수도를 포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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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침공'을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시각은?
이에 따라 PLO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와 그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에 맞서 대항하던 시리아군 2000명은 레바논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BBC 특파원은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레바논에서 그의 체류가 불러온 재앙을 목격한 지금, 현재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는 아라파트가 자신을 받아줄 다른 아랍 정부를 찾긴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1982년 9월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레바논의 기독교 민병대에 의해 집단 학살을 당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브라-샤틸라 학살’로 알려진 이 사건은 당시 사건 발생 4일 전 레바논 신임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시르 게마옐 암살에 대한 보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2006년 전쟁: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제한적인 지상 침공
2006년의 지상 침공은 1982년 전쟁에 비하면 제한적이고, 상대적으로 그 전개 속도도 느렸다. 아울러 레바논 내부 몇 km 이내 마을과 그 주변 지역에서만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정치 분석가 요아브 스턴은 지난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전개할 경우 1982년 전쟁과는 달리, 느리고 신중하며 철저히 계산된 형태일 것으로 예측했다.
스턴은 이스라엘이 신속한 전면전을 전개하는 대신, 레바논 남부의 마을을 하나씩 점령하는 형태를 취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2006년 전쟁 양상과 비슷하긴 하나, 리타니강까지 레바논 본토 더 깊숙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리타니강은 오랫동안 레바논의 요충지를 장악하려는 양측 모두에 중요한 지점이었다.
스턴은 레바논 남부 마을에는 헤즈볼라가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이스라엘 군이 이러한 마을들을 점령하고 빠르게 떠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직 장성 출신으로, 군사 전문가인 히삼 자버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침공하더라도 이스라엘 군이 그곳에 장기간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버는 “이스라엘은 2006년 침공에서 지상군 주둔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경험했다”면서 “만약 침공한다고 하더라도 매우 다른 양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버는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지상전은 매우 좁은 범위에서 벌어지는 국경 지역 공습 정도로 제한될 것으로 봤다. 작전 전개 지역도 제한하고, 이스라엘이 벌이는 각 공습도 채 하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렇듯 자버는 이스라엘이 지상전 침공을 선택하는 대신, 암살과 사이버 공격을 더욱 곁들인 집중 공습 쪽으로 기울 것이라 봤다.
침공 가능 예상 지역은?
자버는 이스라엘의 지상전 전개 지역이 “레바논 내 국경 지역 마을 등으로 매우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타지역에서 “특공작전”과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았다.
반면 스턴은 지상전이 일어날 수 있는 예상 지역에 레바논 남부, 즉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서 리타니강 사이 지역”을 포함시켰다.
물론 스턴 또한 전술에 따라 이스라엘 구니 리타니강 북부 일부 지역도 침투했다가 철수하거나, 국경 뒤에서 상륙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았다.
스턴은 이스라엘이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레바논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침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1982년 전쟁의 침공은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갈릴리 팬핸들’로 알려진 지역에서 시작해 레바논 동부 베카 밸리로 향하는 축, 중앙 산악 지대를 향하는 축, 그리고 남부에서 수도 베이루트로 이어지는 해안 도로를 따르는 축이다.
아울러 당시에는 레바논 남부 도시인 시돈 북쪽에 해상 상륙 작전이 전개돼 보병과 장갑차가 투입되기도 했다.
침공의 목적은 무엇이 될까?
1982년 전쟁 및 당시 지상 작전에서 이스라엘이 밝힌 목표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이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전투 대원 및 로켓포, 대포의 유효 사정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들을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서 40km 뒤로 밀어낸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베이루트 내 PLO 본부를 포함한 PLO 관련 인프라의 파괴 및 시리아군의 레바논 철수가 추가적인 목표라고 했다.
1982년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만 제한되지 않고, 베카 밸리, 초프 산맥, 베이루트 등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공격을 펼쳤다.
자버는 좁은 범위의 지상 침투 또는 제한적인 침공이야말로 장기적인 군사적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스턴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노린 그 어떠한 형태의 침공을 통해 우선 헤즈볼라 대원들을 리타니강 북쪽으로 밀어내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을 것이라 봤다. 그리고 여기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자국 도시를 향한 단거리 로켓포의 발사를 막고,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실행한) 이스라엘 북부 기습과 유사한 형태의 공격이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