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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버킨백' 130억원대 낙찰...역대 핸드백 경매 최고가

1일 전

패션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욕망의 대상이 된 오리지널 버킨백이 860만유로(약 138억원)에 낙찰돼 역대 경매에서 가장 비싼 핸드백으로 기록됐다.

이 검은색 가죽 가방은 1985년 가수 제인 버킨이 비행기에서 당시 에르메스 CEO였던 장 루이 뒤마의 옆자리에 앉았다가 소지품을 흘린 일을 계기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버킨은 왜 더 큰 가방을 만들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 말을 들은 뒤마는 비행기에 비치된 구토용 봉투에 더 실용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새 가방 디자인을 스케치했다.

그렇게 제작된 1호 버킨백이 10일(현지시간) 파리 소더비 경매에서 일본 개인 수집가에게 종전 최고가 기록인 43만9000유로(약 7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판매된 것이다.

소더비는 "9명의 결연한 수집가들" 사이에 "짜릿한" 10분간의 입찰 전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소더비의 핸드백 및 패션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모르간 할리미는 해당 낙찰가가 "전설이 지닌 힘과, 특별한 기원을 가진 훌륭한 물품을 찾는 수집가들의 열정과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그 능력을 놀랍도록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전설의 기원을 소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호 버킨백이야말로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갈망하는 핸드백이자 현대적인 아이콘인 버킨백을 탄생시킨 특별한 이야기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858만2500유로라는 금액에는 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소더비는 경매 전 예상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오리지널 버킨”이라고 쓰여진 진열장 앞의 검은색 가죽 가방
Getty Images
제인 버킨은 '1호 버킨백'을 소장하고 이후 제작되는 가방에도 '버킨백'이라는 이름 사용을 허락했다
제인 버킨이 한 팔에 가방을 들고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와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있다
Getty Images
버킨은 가방을 기부하기 전 10년간 소장했다

영국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해 온 가수이자 배우인 버킨을 위해 가방을 제작한 에르메스는 이후 버킨백을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패션계에서 가장 독점적인 지위를 상징하는 가방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일부 제품은 수천만 원에 달하고 사람들은 이를 구매하기 위해 몇 년씩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케이트 모스, 빅토리아 베컴, 제니퍼 로페즈 등 유명 인사들도 이를 소유하고 있다.

최초의 버킨백은 앞 덮개에 새겨진 버킨의 이니셜, 탈부착할 수 없는 어깨끈, 버킨이 스트랩에 달아뒀던 손톱깎이, 메데생뒤몽드(세계의사회)와 유니세프 등 그가 후원했던 단체의 스티커를 붙인 자국 등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

2023년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버킨은 10년 동안 원래 가방을 소유하고 있다가 1994년 에이즈 자선단체 기금 마련을 위해 경매에 기증했다.

이후 파리에서 명품 부티크를 운영하는 캐서린 베니에르가 구매해 25년 동안 소유하고 있다가 10일 판매하게 됐다.

소더비는 이전에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핸드백은 2021년 에르메스의 '화이트 히말라야 닐로티쿠스 크로커다일 다이아몬드 르투르네 켈리 28'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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