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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메네이, '미국은 공격으로 얻은 것 없다'

5시간 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합의한 24일(현지시간) 이후 첫 공개 연설에서,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고도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이번 공격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유의미한 타격을 주지 못했다"며, 카타르 미군 기지를 향한 보복 공격이야말로 "중대한 타격"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이번 작전으로 이란의 핵 개발 의지를 꺾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집한 첩보에 따르면 이번 작전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수년간 후퇴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내 주요 핵시설 3곳을 겨냥한 이번 공격이 해당 시설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말했으며,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보도된 것에 격하게 반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오전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댄 케인 미 합참의장과 함께 발언했다. 헤그세스는 이번 작전이 "역사적 성공"을 거뒀으며, "[이란] 농축시설을 가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자와의 질의응답이 때로는 격해지기도 했다. 헤그세스는 벙커버스터 투하 전에 지하 깊숙이 위치한 포르도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반출됐다는 "첩보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이 시작된 6월 13일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27일(현지시간) 오전 영상 연설을 통해 약 일주일간의 침묵을 깼다.

하메네이는 그간 벙커에 은신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하메네이의 행방을 둘러싼 추측이 확산된 바 있다. 이란 당국은 이날 연설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고위 관리는 이번 주 초반에 하메네이가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영상 연설에서 만약 이란이 또다시 공격당한다면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를 추가로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승리를 선언했다.

하메네이는 트럼프가 핵시설 공격의 영향을 "과장했다"고 비판하며, "저들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고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한, 카타르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언급하며 "이 같은 사건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어떠한 공격이 발생하든, 공격자는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BBC의 미국 파트너 CBS는 백악관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민간 목적의 비농축 핵 프로그램에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란 외무장관은 27일 이란 국영 방송에서 미국과의 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은 6월 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을 저지하지 않으면 저들이 조만간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시작됐다.

그 하루 전, 글로벌 핵감시기관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이 핵 비확산 의무를 위반했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계속해서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전적으로 민간용이며,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이란은 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즉,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란 보건부는 12일간의 공습으로 6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스라엘 당국은 2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주말부터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시설들을 타격하며 직접 개입에 나섰다. 이후 트럼프가 이스라엘-이란의 휴전을 신속히 중재했고, 이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26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공격 당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대부분을 다른 장소로 반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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