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중국 검열 당국의 코털을 건드리다 위험에 처한 '고양이' 이야기

2024.06.11

2022년 11월, 중국 전역에선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리고 전 세계 수십만 명은 프로필에 고양이 캐릭터 사진을 내 건 의문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주목했다.

'리 선생은 당신의 선생이 아니다'는 이름의 해당 X 계정에 시위 영상, 경찰의 움직임, 체포 관련 소식 등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 일반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제보한 정보였다.

이는 당국이 엄격히 통제하는 중국 내 국영 언론이나 인터넷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든 정보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올린 이는 ‘리 잉’이라는 이름의 학생이다.

이탈리아 소재 예술 학교의 학생이었던 리는 그렇게 중국 당국이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판단한 정보와 사건의 핵심 기록자가 됐다.

리가 운영하는 X 계정은 갈수록 당국의 정보 통제가 심해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스리는 중국의 실상을 엿볼 수 있는 창이다.

대규모 시위부터 소규모 반대 시위, 부정부패, 범죄에 이르기까지 중국 당국이 촘촘히 삭제한 중국 내 소식들은 리의 X 계정을 통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로 인해 자신은 당국의 분노를 샀다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을 통해 중국 당국이 해외 거주 반체제 인사들을 어떻게 탄압하는지 더욱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리는 중국 정부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 가족, X 팔로워들까지 조직적으로 위협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BBC의 질문에 중국 정부는 답하지 않았으며, BBC가 리의 모든 주장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그가 설명한 중국 정부의 방해 전술은 사회운동가, 인권 단체, 외국 정부 등이 문서로 남긴 내용과 일치한다.

리는 BBC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러한 활동은 순전히 우연이었다고 표현했다.

“저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만, 중국 정부의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가차 없는 탄압으로 인해 서서히 지금의 저로 변했습니다.”

2022년 6월 10일, 상하이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의 일환으로 거리에 울타리가 쳐져 있는 모습
Getty Images
몇 주간 지역 전체에 울타리가 쳐지는 등 중국 당국의 갑작스럽고도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는 시민들의 큰 분노를 샀다

리는 중국의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서 사랑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예술 교사인 부모님 밑에서 자란 리는 “나는 원래 사랑을 주요 창작 소재로 삼던 사람으로, 정치와는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중국이 강하게 진압한 2019 홍콩 민주화 시위도 리에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저도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홍콩 시위 같은 건 저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고, 중국은 봉쇄를 택했다. 이탈리아의 명문 예술 학교에 재학 중이던 리는 고국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렇게 SNS를 샅샅이 뒤지게 됐고, 잔혹한 봉쇄 조치에 대해 읽으며 충격에 빠졌다.

“사람들이 굶거나, 심지어 건물에서 뛰어내리기도 했습니다 … 당시 전 엄청난 고통과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리는 웨이보에서 이러한 일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일부 팔로워들은 사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자신들이 겪는 이야기를 리가 대신 세상에 알려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리는 그렇게 했다.

그러나 검열 당국이 눈치를 챘고, 리의 계정은 이내 차단당했다.

리는 이에 멈추지 않았고, 마치 고양이와 쥐처럼 당국과 쫓고 쫓기는 게임을 시작했다. 차단당할 때마다 새로운 웨이보 계정을 만들며 활동하던 그는 53번째 계정이 차단당하자 ‘안 되겠다. 이젠 트위터로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중국 검열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며, VPN(가상사설망)을 통하면 접근할 수 있는 X에서 리의 계정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러나 해당 계정의 팔로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서 시위가 벌어진 2022년 말이었다.

리의 계정은 시위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소통 창구가 됐다. 리의 계정엔 초 단위로 새로운 메시지가 가득 전달됐다.

리 또한 거의 잠도 자지 않았고, 그가 사실확인 절차를 거쳐 올린 게시물의 조회수는 수억 회를 기록했다.

이내 익명의 계정으로부터 살인 협박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리는 당국이 중국에 있는 부모님의 집에도 찾아와 질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리는 시위만 잠잠해지면 자기 삶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리는 “백서 운동 관련 게시 활동이 끝난 뒤, 내 삶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다고 생각했다”면서 “난 이 계정을 계속 이어 나갈 생각조차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차에 중국 내 내 모든 은행 계좌가 동결됐다”고 덧붙였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더 이상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요.”

‘리 선생’의 X 계정
X
리는 자신의 X 계정 캐릭터 속 고양이에 대해 중국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고양이가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다

한편 서방 세계에선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 측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는 보도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물론 중국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근거 없고 악의적인 명예 훼손”이라면서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권리 보호 및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 경찰이 X 등 SNS 플랫폼상에서 타깃이 된 중국인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 당국은 호주 내 거주민을 대상으로 중국이 스파이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전직 스파이가 나서 호주 언론에 자신이 어떻게 캄보디아 내 정치 만화가와 태국 내 사회운동가를 공격했는지 폭로했다.

글로벌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 또한 해외 유학 중인 중국인 중 반 정부 시위에 참여한 이들이 당국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소위 초국가적 탄압 행위의 기원이 10년 전 도피 중인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시작된 ‘여우 사냥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젠 이러한 전술을 당국의 눈에 거슬리는 이들을 겨냥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리는 자신도 이러한 표적이 됐다고 여길만한 일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한번은 자신이 과거 미술용품을 주문했던 한 중국 회사에 경찰이 찾아와 리의 이탈리아 배송 주소를 요구했다고 한다. 또 한번은 자신을 유럽 택배회사의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 현 주소를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 리는 해당 업체로부터 택배를 주문한 적도 없었다.

아울러 그의 이전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는 메신저 플랫폼인 ‘위챗’에 낱낱이 공개됐다. 어느 날은 낯선 이가 “사업적 제안”을 하고 싶다며, 과거 살던 주소로 나타나 만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리에게 일어난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중국 당국이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최근 리의 상황을 알리고자 힘쓰는 인권 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로라 하스 책임자는 이러한 모호함이야말로 피해자들에게 “언제나 박해당할 수 있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의도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자국민 사업가와 같은 중개인들과 협력해 이러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래서 만약 탄로 나더라도 당국은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며 빠져나갈 수 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리가 전에 살던 집에 나타난 인물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중국의 해외 경찰서 중 한 곳과 관련 있는 사업가라고 주장했다.

미국 소재 비정부기구인 ‘프리덤하우스’에서 중국 연구를 이끄는 야치우 왕은 “중국 정부와 협력하고,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애국주의자, 국수주의자들이 있다”면서 “‘당국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게 내 사업에도 결국 좋다는 식의 생각’을 품은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Getty Images
시 주석 집권 이후 시민들의 삶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심해지며 감시와 단속 또한 강화됐다

리는 최근 몇 달간 탄압이 더욱더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리의 부모를 향한 당국의 감시와 심문도 더욱더 심해졌다. 한때는 매일 부모님의 집을 방문했다고 한다. 심지어 부모님이 근무하는 학교의 관계자들도 부모님에게 접근해 아들의 활동을 막으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리는 “저들은 중국 내 나와 연결된 모든 이들을 심문하고 있다. 심지어 ‘위챗’에 저장한 모든 전화번호에 연락한다. 저들은 내 생활 습관을 파악하고, 내가 좋아하는 식당까지 알아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리의 지인 중엔 리라고 자백하라는 압력을 받은 이도 있었다.

아울러 리가 운영하는 X 계정의 팔로워들은 리에게 지난해 이후 자신들도 “차를 마시러 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차 마시기’란 경찰 심문의 완곡한 표현이다.

리는 심문을 받고, 자신의 계정을 팔로우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팔로워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심지어 경찰은 일부 사람들에겐 리의 팔로워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름이 적힌 긴 명단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리는 해당 명단에 족히 1만 명이 되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리는 중국 당국이 심문의 규모를 보여주고 자신과 팔로워들을 위협하고자 이런 짓을 벌인다고 본다.

“당연히 죄책감을 느낀다”는 리는 “내 팔로워들은 그저 중국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었을 뿐인데, ‘차 마시러 오라’는 요구를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리는 자신의 X 계정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경고를 남겼다. 그렇게 하룻밤 사이 20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사라졌다.

중국에선 사용이 차단된 앱인 X의 사용자를 중국 당국이 어떻게 추적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트윗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계정도 있지만, 대부분 사용자가 자신의 신원을 숨긴다.

‘프리덤하우스’의 왕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X측에 사용자 정보를 요청했다는 가설도 그럴듯하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X 측은 이러한 요청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X의 질문에 X 측은 답하지 않았다.

한편 리가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경고문을 올린 직후 그의 메시지 함과 X 댓글 창엔 스팸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러한 스팸성 글을 보내는 익명의 계정들은 그의 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형편 없는 만화나 음란물도 보내기 시작했다.

최근 몇 주 동안엔 공포 영화의 끔찍한 장면이나 고양이를 고문하는 잔인한 영상 및 이미지를 보내오고 있다고 한다. 리는 이에 대해 저들이 자신이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BBC는 리가 보여준 화면 캡처본을 확인했다.

그리고 최근 며칠 사이 이러한 스팸성 메시지는 더욱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그의 메시지 함이 고작 몇 분 만에 가득 차버릴 정도다. 이는 1989년 6월 4일 일어난 ‘천안문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리가 관련 게시물을 올린 시기와 맞물린다. 천안문 민주화 운동은 중국 공산당이 언급을 금지하는 사건이다.

익명의 X 계정이 운영하는 어느 웹사이트엔 리와 부모님의 개인 정보 및 사진 등이 올라왔다. 게다가 리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는데, 이는 팔로워들에게 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도메인 확인 결과, 해당 웹사이트는 올해 4월 개설됐다. 등록자의 위치는 중국 및 호주 태즈메이니아주로, IP 주소는 어느 홍콩 기업이 호스팅하는 서버로 나와 있다.

이 모든 일의 배후가 누구인진 분명하지 않지만, 리는 자신을 정신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한 “심리적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중국의 젊은 청년들
Getty Images
인터넷 통제가 엄격한 중국이기에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에게 리의 콘텐츠는 중요한 정보 출처다

한편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정치학자 호-펑 훙은 인도와 튀르키예 당국도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며 중국만이 해외 체류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외 거주민의 커뮤니티가 활발해지고, SNS를 통해 이들이 본국 주민들과 연결되면서 권위주의적인 정부들이 이러한 해외 교민 커뮤니티가 자신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경기 침체 및 자본과 인재의 국외 유출로 인한 “중국 정부의 편집증이 커지고” 있기에 더욱더 이러한 전술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측통들 또한 이러한 중국 당국의 편집증이 리에 대한 유난히 강도 높은 탄압의 원인으로 손꼽았다. 왕 분석가는 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여러 사건에서 “국가적이고 정말 높은 수준에서 계획한 일”의 흔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는 시민들이 제보를 보내오는 그야말로 뉴스 제공 웹사이트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이건 당국이 무서워하는 거죠 … 리는 과거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힘을 지녔습니다.”

리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X 계정의 프로필 사진이기도 한 고양이 캐릭터를 가리켜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고양이”가 아니겠냐는 농담을 던졌다.

리는 자신이 당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검열하려는 중국 정부의 집요한 노력을 방해했으며, 자신이 인터넷에 능숙하고 정치적으로 깨어 있는 청년 중국인들을 대표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저들이 시민들이 보지 않길 바라는 그 모든 것, 백서 시위 세대는 그 모든 이데올로기를 대표합니다.”

2022년 11월 27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에 참석한 청년의 모습
Getty Images
‘전 제가 옳다고 생각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리는 2022년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를 통해 터져 나온 분노와 좌절로 인해 자신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리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탈리아 내에서도 자주 이사 다니며, 한 곳에 몇 달씩만 머문다. 게다가 집 밖 외출도 자제한다. 안정적인 일도 찾지 못했으며, 유튜브나 X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 혹은 기부금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현재 리는 구오라이, 디안디안 이라는 고양이 2마리와 살고 있다. 과거 인터뷰에선 여자친구가 있다고 했으나, 이후 헤어졌다고 한다.

리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지금은 혼자다”면서 “압박이 너무 심했다. 그렇지만 외롭다고 느끼진 않는다. SNS에서 많은 이들과 교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리는 자신이 온라인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하고, 또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긴 하다고 인정했다.

“요즘 들어 저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이 감퇴하고, 집중력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최근 리는 여권을 갱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중국 당국이 자신을 계속 추적하고자 여권을 갱신해 줬다고 믿는다. 정부가 준 씁쓸한 선물이다.

한때 열성적으로 세계를 여행했던 그였지만, 이젠 덫에 갇힌 느낌을 느낀다.

리는 “나는 종종 [내가 누릴 수 있었던 삶을] 애도한다”면서 “한편으로는 이 일을 하게 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저는 제가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당시 옳다고 믿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을 뿐입니다.”

아울러 리는 만약 자신의 계정이 폐쇄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리 선생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체포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지만, 리는 포기할 생각이 없다.

“저는 저 자신이 미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들이 절 찾아내 중국으로 데려가거나, 혹은 절 납치하기 전까지 전 지금 하는 이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리는 자신의 이러한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시하면서 중국 정부의 전술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한다. 또한 저들의 탄압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기에 반격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제가 당신들이 좋아하지 않는 글을 게시하면, 당신들은 날 짓밟겠죠. 이건 나와 당신들의 싸움이니까요. 그러나 제 부모님에게 하는 짓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제 리는 자신과 함께 이 일을 할 사람을 모집하거나, 영향력을 넓히고자 영어로 게시물을 올리는 등 저항 활동을 확장하기 위한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부인이 실제 중국의 모습을 알게 되는 걸 정말 두려워하기에 … [영어로 된 게시물 게시는] 저들이 더더욱 두려워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저들은 자신들이 여러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도 사용할 수 있는 패가 많습니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