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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럴림픽 육상선수, 경기 직후 여자친구에게 깜짝 청혼

2024.09.04
여자친구 아리아나에게 프로포즈를 하며 무릎을 꿇은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오솔라 선수
Reuters
지난 1일 경기 후 여자친구 아리아나에게 깜짝 청혼하는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오솔라 선수

이탈리아 단거리 육상 선수 알레산드로 오솔라(36) 선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남자 100m T63 급 예선 경기 직후 수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자친구에게 깜짝 청혼을 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한 오솔라는 대신 “엄청난 소식”과 함께 파리를 떠나게 될 예정이다.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한 직후 오솔라 선수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청혼을 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부모님과 여자친구 아리아나가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한쪽 무릎을 꿇은 뒤 청혼한 것이다.

오솔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자친구는 ‘당신 정말 미쳤어. 정말 미쳤어’라면서 내게 입을 맞췄다. 정말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좋다”며 청혼을 승낙했다.

청혼 반지를 내미는 오솔라 선수
Reuters
오솔라 선수의 청혼에 여자친구는 ‘좋다’고 답했다

“불행하게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정말 슬펐습니다. 그러나 3분 정도 지나고 전 정말 행복했죠. 삶이란 참 이상한 것입니다.”

사실 오솔라 선수는 이번 청혼을 1달 이상 준비했다.

오솔라 선수는 자신의 경기 결과보다 이곳 파리에서 자신의 많은 것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반지를 사서 친구에게 전해준 다음 (경기 끝난 직후) 내게 가져다 달라고 했다”고 한다.

“패럴림픽은 청혼하기 정말 멋진 대회이자 멋진 장소이고, 여자친구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어둠'에서 솟아 오르다

패럴림픽 경기 직후 여자친구와 키스하는 오솔라 선수
Reuters
오솔라 선수와 여자친구 아리아나는 파리에서 약혼을 축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거주하며 2020 도쿄 패럴림픽이 첫 패럴림픽 출전이었던 오솔라 선수에게 이번 청혼은 특히 더 의미가 깊다. 그가 살아온 삶과 경험한 엄청난 상실의 아픔 때문이다.

2015년 오토바이 사고로 첫 아내를 잃었으며, 왼쪽 다리 대부분을 절단해야만 했다.

당시 오솔라 선수는 주위를 둘러봐도 “오직 어둠밖에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긴 여정이었지만 지금 나는 웃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지만,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는 제가 이 어둠과 혼란함 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파리 패럴림픽에서 여자친구에게 키스하는 오솔라 선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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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라 선수는 BBC 월드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자친구는 ‘당신 정말 미쳤어. 정말 미쳤어’라며 내게 입을 맞췄다”고 회상했다

오솔라 선수는 육상 훈련을 통해 미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패럴림픽이 사회에서 장애 인식 개선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제게 ‘당신은 장애인이니까 패럴림픽에 출전하는군요’라고 말하는 게 싫습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이기에 패럴림픽에 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여기 있어 자랑스러운 이유입니다.”

한편 오솔라 선수는 앞으로 남은 기간 파리에서 약혼녀가 된 아리아나와 함께 세운 계획은 간단하다고 했다.

“물론 맛있는 저녁 식사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사랑의 도시 파리를 사랑합니다. 아내가 되어 달라고 청혼하기 가장 좋은 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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