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시위'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미국 제2의 도시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민 단속에 반대하며 벌어진 격렬한 시위로 며칠간 수십 명이 체포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력적이고 반란을 일으키는 폭도"라고 비난하며 LA에 주방위군 2000명을 배치하며 정치적 논란을 촉발했다.
앞서 라틴계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미승인 이민자들을 대거 체포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시작된 시위였으나, 자율주행 차량 5대가 불에 타고,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차단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 피해 사례도 보도되었다.
LA에서 시위가 벌어진 이유는?
이번 시위는 지난 6일(현지시간) LA 내 라틴계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단속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며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며 미국에서는 이 같은 단속 작전이 강화되었다.
BBC의 미 현지 파트너인 CBS 뉴스는 최근 지역 내 인구 82% 이상이 히스패닉인 남부 패러마운트와 웨스트레이크 지역에서 최근 단속 작전이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패러마운트의 '홈디포' 매장에서 ICE 요원들이 단속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당국은 BBC에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ICE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6일 한 작업 현장에서만 미승인 이민자 44명을 체포했으며, 같은 날 LA 대도시권 전역에서 추가로 77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시위가 벌어진 장소는 어디이며,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시위는 주로 LA 도심에서 진행되었으며, 수일간의 충돌 끝에 경찰은 해당 지역을 "불법 집회" 지역으로 선포했다
- 8일에는 차량 화재가 발생했는데, 현지 경찰은 시위대가 기마 순찰대를 향해 화염병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위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은 군중을 진압하고자 섬광탄과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했다. 이 같은 혼란으로 인해 101번 고속도로가 일시적으로 폐쇄되었으며, 약탈 피해 사례도 보고되었다
- ICE가 체포한 이들이 시내 연방 건물에 구금되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당 건물은 충돌 중심지가 되었다. 지난 7일 ICE는 "시위대 1000명 이상"이 해당 건물을 포위한 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LA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진 패러마운트 소재 홈디포 매장 또한 주요 시위 장소가 되었다. 지난 8일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탄이 사용되었으며, 인근 상업 구역을 지키고자 무장한 주방위군이 배치되었다
-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7일에는 29명을, 8일에도 추가로 2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 이와는 별개로, 현지 경찰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8일 벌어진 소요 사태로 인해 약 60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3명이 부상당했다
드넓은 LA의 다른 지역에서는 평소처럼 일상이 이어졌으며, 주말 동안 일부 구역은 'LA 프라이드' 퍼레이드로 인해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주방위군이란 무엇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배치한 이유는?
한편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LA에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며 주 정치인들과 정치적 논쟁을 촉발시켰다.
주방위군은 주와 연방 정부 양측의 명령을 다 따르는 특이한 조직으로, 일반적으로는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동원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단계를 건너뛰고자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연방법을 발동하며 이번 시위가 "미국 정부 권위에 대한 일종의 반란"이라고 주장했다.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이 동원된 것은 1965년 이후 첫 사례로 알려져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카렌 배스 LA 시장은 이 같은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현지 경찰만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병력 동원에 대해 "불에 기름을 붓는" "불법적" 행위라고 비난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8일 제기한 소송에서 주지사의 의사와 달리 주 방위군을 동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주 권한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0조는 헌법상 명시적으로 연방 정부에 부여된 권한이 아니면 각 주 정부에 귀속된다고 규정한다.
로브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이번 병력 배치를 "현장 상황과 무관한 선동적인 조치"이자 "연방 정부의 월권행위"라고 비난했다.
관련된 다른 기관은?
주방위군의 역할은 ICE 및 국토안보부 등 연방 요원들이 직무를 수행할 때 이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주방위군이 자체적으로 이민 단속에 나서거나, 일반적인 경찰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이는 여전히 LAPD의 소관이다.
법적으로 민간 치안 활동을 위한 미국 내 연방군 동원은 일반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반란법'이 정의하는 상황 등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2020년 벌어진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당시에도 해당 법을 발동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으나, 실제로 그러지는 않았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이번 주방위군 투입 결정을 옹호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인근 팬들턴 캠프에 주둔 중인 해병대 또한 "고도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투입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ICE는 LA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최근 이민자 단속은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수행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미국 외 지역 출생자인 LA는 이러한 단속 작전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지난달 초, ICE는 LA에서 일주일 동안 단속 작전을 펼치며 서류 미비 이민자 239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적인 체포 및 추방 건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번 달 들어 백악관은 ICE가 하루에 최소 3000명을 체포하도록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당국은 식당, 소매점과 같은 직장까지 단속 범위를 점차 확대했다.
이 야심찬 추방 작전의 일환으로 이민자들이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교도소로 추방되기도 했다. 그중에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던 최소 한 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조치 중 다수가 현재 법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