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방어' 실험으로 NASA가 궤도 바꾼 소행성...경과 확인하러 우주선 헤라 출발
지난 202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과의 충돌로 궤도를 바꿔놓은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향해 우주선 ‘헤라’가 발사됐다.
‘헤라’는 현지 시각으로 7일 오전 10시 52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됐다.
지구와 충돌하는 소행성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국제 임무의 일환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 NASA가 고의로 충돌시킨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오는 2026년 12월, 헤라는 지구에서 약 700만마일(약 1100만km) 떨어진 디모르포스에 도착하게 된다.
유럽우주국(ESA)이 주도하는 이번 ‘헤라’ 임무는 미 NASA가 운영하는 ‘이중소행성 방향 전환 평가(DART)’의 후속 프로젝트다.
디모르포스는 연성계 형태로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 ‘디디모스’의 궤도를 도는 폭 160m의 작은 위성이다.
지난 2022년, NASA는 탐사선을 디모르포스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NASA 측 과학자들에 따르면 해당 충돌로 인해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몇 미터 틀어졌다고 한다.
디모르포스는 지구와 충돌할 예정은 아니었으나, 정말 소행성과 충돌할 가능성에 직면했을 때 과연 지구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한 시험이었다.
2년 후 도착하는 헤라는 충돌 당시 디모르포스에 남겨진 분화구의 크기와 깊이를 조사하게 된다.
큐브 형태의 탐사선 2개는 디모르포스의 구성 및 질량도 살펴볼 예정이다.
ESA의 이번 임무에 참여한 과학자 나오미 머독은 “우리는 이 소행성들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가? 암석 덩어리인가? 안에는 모래로 돼 있나?”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탐사 및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소행성 궤도를 바꿔놓을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우리가 과거 소행성이 충돌해 공룡이 멸종한 것과 같은 위기에 처해 있지는 않다고 본다. 그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우주에서 쉽게 눈에 띈다.
DART와 헤라가 목표로 삼고 있는 이 소행성은 폭이 100~200m에 불과한 소형으로, 지구에서 관측하기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소행성은 때때로 지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집 크기의 소행성 하나가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바 있다. 이때의 충격파로 인해 인근 약 200제곱마일(약 517㎢)의 건물 창문이 깨지고, 몇몇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폭발로 인한 부상자는 1600명을 웃돌았다.
과학자들은 언젠가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도 식별해 내 지구로 향하는 궤도를 바꿔놓을 수 있기를 꿈꾼다.
머독 교수는 “인류 멸종을 막자는 규모가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소행성 충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라면서 “공룡들은 우주 프로젝트가 없었지만 인간에게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NASA가 소행성의 궤도 변경이 가능함을 입증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우주의 모든 암석의 궤도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지구와 충돌하기 전 소행성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가오는 위협 요소를 포착 및 식별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