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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에 미사일 발사..경고 메시지 이후 쏟아지는 공중 포격

2024.10.02
대피소의 시민들
Reuters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 30분경,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경고음과 함께 도착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즉시 안전한 구역으로 이동한 뒤 추후 안내가 있을 때까지 머무르십시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국내전방 사령부에서 보낸 이 메시지는 ‘인명 구조 지침’이라는 문구로 끝이 났다.

메시지를 받은 시민들이 급히 패닉룸(건물 안의 대피소) 등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자 이란 쪽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수백만 명이 전국에 울려 퍼지는 경보음을 들었다.

경보음이 울려 퍼지자 취재진도 BBC 예루살렘 지국 내 대피소로 이동했다. 창문이 없는 건물 내 안전한 구역이다.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가고,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이 요격하는 굉음이 계속 들려왔다.

이곳과 다른 곳을 촬영한 SNS 영상을 보면 미사일이 이스라엘 상공을 날아가며 빛 한줄기가 그려지고, 요격되거나 충돌로 폭발하면서 연기구름이 나타난다.

이스라엘 남부에서 촬영된 한 영상 속 인물은 밤하늘을 가득 원 모양의 빛을 보며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소리쳤다.

오후 8시경, IDF는 공중 방공 시스템이 발사체를 식별해 요격하고 있다면서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진 대피소에 머무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지금 듣고 계신 폭발음은 요격 및 떨어지는 발사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른 저녁, 이란이 공격 준비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헤즈볼라에 대한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지상 습격을 선포하며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을 침공한 지 몇 시간 뒤 나온 소식이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최근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지도부 및 자국 고위 사령관을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 밝혔다.

한편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이스라엘 각 지역의 대피소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남부에 사는 두 아이의 어머니는 “경보음이 계속 들려 대피소에 있지만, 지금은 괜찮다”는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텔아비브의 한 기자는 “정말 무섭다. 아직도 이게 우리 삶인 게 믿기지 않는다 … 정말 아슬아슬했다”고 했다.

“보통 우리는 대피소로 내려가지 않고, 우리 층에 머물러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내려가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스라엘 중부 라아나나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에프랏 엘단 셰흐터는 “매우 시끄러웠다”면서 “오늘 밤이 끝이 아닐 것 같다”는 왓츠앱 메시지를 보내왔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합니다. 정말 무서운 일이지만 … 우리는 강하고, IDF가 우릴 지켜주리라 믿습니다. 이란은 방금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한편 첫 번째 경고 메시지가 전달된 지 약 1시간이 지나자, 다시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대피소와 보호 구역을 떠나도 좋다는 내용의 국내전방 사령부가 보내온 경고 메시지였다.

이번 공습 이후 IDF 대변인은 이스라엘 중부, 남부에서 일부 피격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경미한 부상을 입은 이들에 대한 보도도 있었다.

이후 SNS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텔아비브 인근에 거대한 미사일 분화구가 생기는 등 여러 지역이 미사일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TV 연설을 통해 “지금 단계에서는 이란의 추가 발사 여부를 식별하지 않고 있다”면서 “책임감 있게 지시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측은 미사일 최소 180여 발이 날아들었다면서, 대부분 요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에 대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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