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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았는데도 팁을 줘야 할까?

2024.10.06
손님에게 계산서를 가져다주는 종업원
Getty Images

외식이 끝나고 계산서를 받았다. 방금 음식을 먹고 즐거웠던 감정은 팁을 얼마를 줘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희미한 불안감으로 바뀌었다.

팁을 너무 적게 주면 웨이터가 화를 낼까? 혹시 팁을 너무 많이 내는 건 아닐까? 서비스가 나빴는데도 팁을 줘야 할까?

이러한 논쟁은 레스토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용사나 택시 기사, 짐을 옮겨주는 호텔 포터 등 많은 근로자가 팁을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새로운 법에 따라 근로자가 모든 팁을 갖게 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근로자 약 300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손님으로서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에 대한 엄격한 규칙은 없다.

'좋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 표시'

작은 가게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메이(17)는 고객이 계산서에 추가되는 서비스 요금 외에 팁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손님이 나중에 팁을 주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지만, (주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결제할 때 서비스 요금이 (계산서에) 포함돼 있는지, (서비스 요금이) 공평하게 분배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하지만 메이는 친구 중 한 명은 서비스 요금을 추가하지 않는 곳에서 일한다며, 그곳의 고객들은 대부분 팁을 따로 준다고 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팁은 "고객이 요구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내는 요금"인 반면, 서비스 요금은 "고객이 내기 전에 계산서에 표시되는 금액"이다.

폴리쉬드 매너스(Polished Manners)의 에티켓 전문가 로라 아카노는 팁을 얼마로 줄지는 항상 "개인에게 달려 있다"면서도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감사를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요금이 재량 사항인 경우 해당 항목을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의무인 경우에는 요청할 수 없지만, 식당에서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구두 또는 서면으로 이를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팁과 서비스 요금은 여러 직원이 나눠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요리를 가져다준 직원과 설거지를 한 직원이 나눠 갖는 식이다.

'단골이 술을 사줬어요'

리즈에 사는 피터(40)는 가장 기억에 남는 팁은 펍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골 두 명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는 이들이 바에 앉기도 전에 잔을 채워놓을 정도로 이들을 잘 알았다.

어느 날 저녁 피터가 근무를 끝낼 무렵, 단골들은 그를 지역 스트립 클럽으로 초대했다.

그는 "손님들이 내 술값을 모두 지불했다"라며 "정말 후한 대접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바에서 마지막 근무를 할 때 다른 단골손님들이 10파운드(약 1만8000원)짜리 지폐를 그의 손에 쥐어주며 행운을 빌어주기도 했다. 그는 "정말 친절한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피터는 가게 경영진이 팁을 주지 않는 레스토랑과 직원에게 서비스 요금을 지급하지 않는 호텔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

"일자리가 필요하고, 그 일자리가 유일한 선택지라면 큰소리로 항의하지는 않죠."

하지만 영국에서 새로운 법이 도입되면서 이제 서비스 요금은 직원에게 반드시 지급돼야 한다.

'기준이 있으면 좋다'

팁으로 얼마를 내느냐는 전적으로 고객에게 달려 있지만, 여러 관광 웹사이트에서 영국 기준 요금의 10~15% 정도를 팁으로 남길 것을 권장하고 있다.

메이가 일하는 곳에서는 12.5%의 서비스 요금이 계산서에 추가된다.

런던에서 찻집을 운영했던 젬마 스왈로우는 10% 정도의 팁이 적절하다며 "손님은 팁을 요구받은 것에 대해, 직원은 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분개하지 않고 대부분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카노도 10%가 적당하다는 데 동의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하느냐 안 하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기준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영국 외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팁을 20% 이상 지불해야 할 때도 있다. 서비스가 평범하더라도 팁을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는 영국에서는 거의 항상 계산서에 서비스 요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팁을 주지 않지만, 미국에 갔을 때는 팁을 줬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팁 문화가 달라서 매번 팁을 줬어요. 그렇긴 하지만 가끔은 조금 불편하기도 했어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팁을 주는 것이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지지만, 서구 브랜드 호텔이 확산하면서 팁을 주는 것이 금기시되는 경향이 줄어들고 있다.

주방 매니저로 일하는 페넬로페(가명)는 식사하는 장소에 따라 팁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고급 식당에서 식사하는 경우 "돈을 많이 쓰는 고객"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더 많은 팁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는 "결국에는 일종의 연극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계산하는 종업원
Getty Images

'일종의 협박처럼 느껴집니다'

계산서에 임의로 서비스 요금이 추가됐는데 만약 추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고객에게는 이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할 권리가 있다.

베드퍼드셔에 거주하며 자주 식당을 이용하는 나이젤 이튼(56)은 팁이 직원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을 항상 걱정해왔으며, 계산서에 자동으로 서비스 요금을 추가하는 식당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계산서에 팁이 포함돼 있으면 일종의 협박처럼 느껴집니다. 일부 고객은 어쩔 수 없이 팁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직원이 일을 잘했다면 팁을 줘야 하지만, 이는 고객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는 것.

에티켓 전문가인 존 폴 스터드리지는 "'깜짝' 서비스 요금이 종종 청구되기 때문에" 식당 방문 전 서비스 요금이 계산서에 포함돼 있는지 웹사이트 등에서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직원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지만, 재량껏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행인들이 들리지 않게 빠르게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카노는 계산서를 받아보기 전에 직원에게 요금에 대해 불만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이 경우 직원이 서비스 요금을 제할 수도 있다.

'좋은 리뷰는 잔돈보다 더 큰 도움이 된다'

많은 업계에서 팁 문화는 테이블에 잔돈을 남겨두던 방식에서 카드 및 비접촉식 결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무역회사 UK 호스피탈리티의 최고경영자인 케이트 니콜스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팁 정신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고 말한다.

"특정인에게 팁을 주고 싶은 경우, 현금으로 팁을 주면 그 사람이 돈을 직접 가져갈 수 있습니다. 반면 계산서 위나 테이블 위에 팁을 남기면 안내 직원부터 주방에서 열심히 일하는 요리사, 주방 보조 등 팀 전체가 이를 나눌 수 있죠."

21세기 팁의 대안으로는 SNS에 글을 남기는 방법이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메이는 "솔직히 말하면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메이는 그의 상사들이 "사람들이 (가게) 음식 사진을 올리면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는 등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스터드리지는 레스토랑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SNS에 긍정적인 리뷰를 남기는 것이 실제로 팁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리뷰를 남기는 데 들인 시간과 에너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거스름돈보다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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