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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당선, 김문수 패배...무엇이 승패 갈랐나

2025.06.0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특히 이 후보는 선거에서 5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얻어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오전 전체 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49.42%(1천728만7천513표)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를 각각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통합'과 '공정'을 강조하며 중도층과 무당층, 나아가 범보수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에 집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면서, 보수 인사들이 잇달아 지지를 선언하는 현상도 나타났는데, 결과적으로 표심 확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이나 개혁신당 인사들이 민주당 입당을 선언했고, 보수 출신 전문가들이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민주당의 외연 확장을 가시화했다.

이 후보가 경제와 민생을 강조한 정책을 내세운 것도 승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후보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호텔경제학' 논리로 적잖은 논란에 휩싸였고, "커피 원가 120원" 발언 역시 자영업자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승리한 배경에는, 이러한 논란들이 오히려 정치적 쟁점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고, 민주당의 전략적 대응이 '통합'과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3일 대선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EPA-EFE/Shutterstock
3일 대선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이 후보의 최대 약점은 여러 개의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른바 '사법 리스크'로 꼽혔다.

이에 민주당은 대법원장 탄핵과 대법관 증원 법안 제정 등을 추진하며 강경 대응 전략을 택했다.

이를 두고 삼권분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나아가 대통령 당선의 경우 형사재판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해 '방탄입법' 논란을 자초했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대통령 당선으로 사법리스크가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TV 토론회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에 역공을 펼치며 지지층 이탈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외연 확장, 경제 중심 정책 제안, 강경한 사법 리스크 관리 전략 등이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결정적으로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 전략 부재와 내홍이 참패 원인

3일 대선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
EPA-EFE/Shutterstock
3일 대선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

뒤늦게 대선에 뛰어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시작부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했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적잖은 표심이 이탈한 상황에서 당내 갈등과 보수 진영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간의 극심한 갈등이 표면화됐다.

대선 경선 단계에서도 잡음이 이어졌고, 김 후보가 확정된 이후에도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로 인해 내부 혼선이 극심한 모습을 연출했다.

심지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 직전 대선 후보를 한덕수로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가 이를 번복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는데, 결국 지지층 이탈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으로 인해 보수표가 분산된 점도 김 후보의 패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준석 후보가 여러 차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음에도 국민의힘은 선거 직전까지 단일화 추진에 집착하는 등 보수층 결집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3일 대통령 선거 당일, 서울의 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하고 있다
Getty Images
3일 대통령 선거 당일, 서울의 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하고 있다

선거가 중반을 넘어서자 당내 주요 인사들마저 김 후보의 전략 미흡을 지적하며 지원 유세를 중단하는 등 내부 갈등이 외부에 공개적으로 노출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까지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두고 지도부 간 갈등이 표출되는 등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 부재와 당의 결집력 부족이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며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회 권력 집중, 보수 진영 재편 가능성

이재명 후보의 당선으로 향후 정치 지형은 민주당 중심의 강력한 국정 추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대통령 4년 연임제, 대법관 증원, 검찰 개혁 등 권력 구조 개편과 관련된 굵직한 법안들을 예고한 상태로 곧바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 개혁 관련 법안들을 놓고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법치주의 훼손과 삼권분립 위기라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여권이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이를 저지할 실질적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당장 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공직선거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후보
EPA-EFE/REX/Shutterstock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후보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패배로 내부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과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의 여진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되고,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져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대표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고, 최악의 경우 당내 갈등이 격화되며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국민의힘의 전략 부재와 당내 갈등은 당의 혁신적인 변화없이는 2026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와 향후 총선, 그리고 차기 대선에서도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향후 정국은 민주당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속에서 정치적 긴장과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힘의 내부 정비와 보수 진영의 재편 과정이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개혁 추진이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국민의힘이 보수 진영의 재건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을지가 향후 대한민국 정치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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