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미-중 무역 전쟁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2025.04.09
2019년 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의 강압이라며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다지는 한편 이에 맞서 미국에 대한 자체적인 무역 보복 조치에도 돌입했다.

그렇다면 두 국가의 치닫는 무역 갈등이 전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미-중 무역 규모는?

지난해 두 경제 대국 간의 상품 교역 규모는 약 5850억달러(약 866조원)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국의 대중 수입액(4400억달러)이 중국의 대미 수입액(1450억달러)보다 훨씬 크기는 했다.

이로 인해 2024년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295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약 1%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의 무역 적자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거듭 강조했던 1조달러보다는 적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초기 이미 중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그리고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시기에도 이러한 관세는 유지되었고, 오히려 추가되기도 했다.

이러한 무역 장벽으로 인해 미국의 대중 수입 규모는 2016년 기준 미국의 전체 수입에서 2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13%로 감소했다.

즉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는 감소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부 중국 상품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에 수입되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관세 30%를 부과했다.

그러나 2023년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기존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이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조립 공장을 이전한 후, 해당 국가에서 생산된 완제품 형태로 미국으로 수출하며 관세를 사실상 우회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러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부과될 이번 "상호" 관세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중국 상품의 미국 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중 간 수입품의 종류는?

지난해 기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대두로, 약 4억4000만 마리에 달하는 중국 돼지들의 사료로 사용된다.

또한 의약품, 석유 또한 미국의 주요 대중 수출 품목이다.

한편 중국은 미국으로 전자제품, 컴퓨터, 장난감을 대량으로 수출했으며, 전기 자동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수출량도 많았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최대 품목은 바로 스마트폰으로, 전체 대중 수입의 9%를 차지한다. 이러한 스마트폰 수입품 대부분이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애플'이 중국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미국의 대중 관세는 최근 몇 주 동안 애플의 주가 하락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지난 한 달 동안 애플의 주가는 20%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중국에 부과했던 관세 20%로 인해 이미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상품은 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상호 관세 및 추가 관세까지 더해 모든 중국산 상품에 대한 총 관세율이 100%를 웃돌게 되면 그 영향은 5배 더 커질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보복 관세로 인해 미국산 제품의 중국 내 가격도 오를 것이며, 결국 중국 소비자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관세 외에도 이 두 나라가 무역을 통해 서로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존재한다.

중국은 구리와 리튬, 희토류에 이르기까지 산업에 필수적인 여러 금속의 정제 분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이 이러한 금속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방해 공작에 나설 수도 있다.

군사적으로 열화상, 레이더 제조 등에 사용하는 게르마늄과 갈륨이라는 두 물질에 대해서는 이미 이같이 방해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작한 중국에 대한 기술 봉쇄 정책을 더욱 강화하여 중국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응용 기술에 필수적인 최첨단 반도체를 원활하게 구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아직 중국은 자체 기술로는 이러한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고문인 피터 나바로는 이번 주 캄보디아, 멕시코,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계속 수출하고자 한다면 중국과의 무역을 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나라에 미칠 영향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두 국가가 올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로 크다.

이러한 두 나라의 경제가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인해 둔화하거나 심지어 침체기로 접어들 경우 전 세계 경제가 덩달아 둔화하며 다른 나라 경제에도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투자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 외에 다른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례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로서, 자국 인구가 국내에서 소비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생산한다. 중국은 이미 거의 1조달러에 달하는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수입량보다 수출량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한 국내 보조금, 저렴한 기업 대출과 같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등에 업고 실제 생산 원가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철강이 그 좋은 예시다. 철강을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면 중국 기업들이 다른 국가에 이를 '덤핑' 즉 턱없이 싼 가격에 내다 팔 위험성도 있다.

일부 소비자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겠으나, 해당 국가의 철강 생산업자들과 이와 관련한 일자리 및 노동자들의 임금을 위협할 수 있다.

이미 '영국 철강협회'는 잉여 철강이 영국 시장으로 유입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과 중국 간 전면적인 무역 전쟁의 여파는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것이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그 영향이 매우 부정적일 것으로 본다.

BBC Verify 로고
BBC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