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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없다지만… NATO 무대서 말실수 연발

2024.07.1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마지막 날 행사에서 자신의 대통령직, 재선 희망, 정치 인생 등 모든 걸 걸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1시간가량 이어진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이러한 것들이 전혀 위협받고 있지 않는 듯 거의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맞붙은 TV 토론회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인 이후 처음으로 사전 각본 없이 열린 행사였다.

당시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으로 인해 여러 민주당 인사들과 기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앞으로 4년간 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나이가 너무 많은 건 아닌지 등의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이러한 의구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렇게 높은 관심 속에 열린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방에 모인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우려를 일축하는 한편, 자신은 자신의 레거시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2021년 취임 당시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고자 싸우는 것이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속도가 느려지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이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호일 것이다”면서 “그러나 아직 그런 조짐은 없다”고 덧붙였다.

관점에 따라 완강한 의지의 표시일 수도,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는지 부정하는 사람의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는 발언이다.

기자 회견이 끝난 지 몇 분 뒤, 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의원 최소 12명과 합류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를 둘러싼 의문은 이제라도 과연 수문이 열릴 것인지, 혹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것인지로 요약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NATO 행사에서 모두에게 기억될 치명적인 실수를 2번이나 저지르며 난감한 상황이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답변 중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잘못 칭하며 전국으로 송출되는 TV 시청자 앞에서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미 1시간 전에도 NATO 행사에서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대형 실수를 저지른 뒤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 칭한 것이다. 이에 관객석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 관련 말실수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재빨리 정정했다. 그러나 두 번째 말실수의 경우, 눈앞의 몇몇 기자들이 놀라워하며 중얼거리고, 앞줄에 앉아 있던 고위 관료들마저 굳은 표정이 됐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 말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이러한 말실수만 아니었다면, 활기차 보이진 않아도 안정된 모습으로 마무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연이은 말실수로 인해 안 그래도 불안해하던 민주당원들은 앞으로 선거 운동 중 이러한 실수가 더 많이 나오는 건 아닌지 더욱더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바이든 대통령은 걱정 없는 전사처럼 보이며 대선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쏟아지는 질문 속에 웃음을 터뜨리며 미소 지었다. 2주 전 TV 토론회에서의 쉰 목소리와 기침은 여전히 남아있는 듯해도, 자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자신은 인지력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기자들을 향해 자신이 “의사 2명, 아니 7명을” 만나도 반대파들은 여전히 만족할 줄 모를 것이라 말했다.

게다가 아직 선거 운동은 거의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이미 자신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민주당 대의원들은 원한다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서, 장난스럽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속삭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데이터가 있다면 고려해 보겠지만, 여전히 여론 조사상 자신은 비등비등한 상대라고 설명했다.

그 점에 있어선 근거가 명확하다. ‘입소스’가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 후보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단 1%p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분명한 점 한 가지를 꼽자면, 바이든과 트럼프 후보를 둘러싼 여러 드라마 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두 후보를 향한 지지 또한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만으로는 이미 민주당 내 퍼진 불안감을 진정시킬 순 없다. 이에 따라 바이든의 선거 캠프에 맴도는 어두운 먹구름도 쉽게 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우선 NATO 정상 회담이 끝난 뒤 대통령에게 후보직 사퇴를 촉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당 내 여론은 궁지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이 치러야 할 겨우 첫 번째 테스트에 불과하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NBC 소속 언론인 레스터 홀트와의 좌담회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기부자들 또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11일 오전엔 대통령의 선거 캠프 내 인사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을 사퇴로 이끌 방법을 모색 중이라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이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에게서 후보직을 빼앗아 가긴 쉽지 않으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 손으로 연단을 꼭 붙들고는 자신이야말로 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최고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이 81세 인물은 절대 조용히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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