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에 안전하게 운동하는 방법은?
과학자들에 따르면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운 날씨에도 꾸준히 운동할 방법은 무엇일까.
더운 날씨에 활동적으로 지내기란 쉽지 않다. 올해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서 선수들에게 전·후반 22분경 각각 수분 보충 휴식 시간을 제공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강력한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되면서 운동하기가 더욱 어려운 시기다.
극심한 더위 속에서 달리거나 축구 등을 하는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열사병에 노출될 수 있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아르헨티나 교황청립 가톨릭대학교에서 환경과 생활 방식 역학을 연구하는 크리스티안 가르시아-위툴스키는 "기온이 높은 날에는 걷기, 자전거 타기, 야외 운동은 물론 도보 출퇴근 같은 일상 활동조차 신체적으로 부담이 크고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운 날마다 신체 활동을 줄이는 일이 반복된다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르시아-위툴스키와 동료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사람들의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면, 2050년까지 매년 약 47만~70만 명이 조기에 사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척 더운 날에는 어떻게 활동성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연구진이 말하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봤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운동하기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능하다면 아침이나 저녁처럼 기온이 비교적 낮은 시간에 운동하는 것이다.
혹은 햇볕이 직선으로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대보다는 운동 장소에 그늘이 지는 시간을 선택하면 좋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열 및 건강 연구 센터'의 올리 제이 소장은 "햇살이 강한 곳은 그늘진 곳보다 기온이 12~15°C나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습도 확인하기
습도도 중요하다. 우리 몸은 주로 피부를 통해 땀이 증발하는 방식으로 체온을 낮춘다. 하지만 습도가 높으면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을 낮추기 어려워진다.
제이 소장은 "공기 중 수분이 많으면 (증발을 촉구하는) 힘이 약해진다"고 표현했다.
풍속도 중요하다. 공기 흐름이 거의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달리면 열 스트레스를 받을 위험이 커지는 이유다.
운동 시간을 줄이거나 강도 조절하기
더위를 피할 수 없는 날이라면 운동 시간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다.
가르시아-위툴스키는 "때로는 아침에 짧게 산책하거나, 실내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똑같은 운동 루틴을 엄격하게 고수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더운 환경은 열 스트레스를 높입니다. 평소보다 더 쉽게 지치고, 땀을 더 많이 흘리며, 어지러움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고, 수면의 질도 떨어집니다. 또한 일상적인 신체 활동도 하기 힘들어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코리 스트링거 연구소'의 운동학자인 레베카 스턴스는 운동 중 휴식할 때는 가능한 한 더 시원한 환경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서 휴식하거나, 차가운 물과 선풍기가 있는 그늘진 장소가 있다면 잠시 휴식하며 체온을 낮추라"는 것이다.
(열 스트레스 위험을 확인해 보고 싶다면, 시드니 대학교의 제이 소장과 동료 연구진이 지역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40여 가지 스포츠 종목을 아우르는 무료 진단 도구를 활용해 볼 수 있다.)
더 현명하게 열기 식히기
체온을 낮출 때면 얼음팩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스턴스는 얼음팩이 피부에 닿으면 차갑게 느껴지긴 하지만, 실제로는 피부의 아주 일부만 덮기에 냉각 속도가 의외로 느리다고 말한다.
대신 침지 냉각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손이나 팔뚝과 같은 신체 부위를 찬물에 담그는 방식이다. 또는 몸 전체에 물을 끼얹는 방법도 있다.
제이 소장은 "물을 피부 표면에 끼얹으면 그 물이 증발하면서, 땀을 흘리지 않고도 땀을 흘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즉 신체가 산소를 공급하고자 근육으로 더 많은 혈액을 보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스턴스는 비슷한 논리로 차갑게 젖은 수건을 팔, 다리, 몸통에 자주 문지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미리 체온 낮춰두기
외출하기 전에 미리 체온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 전에 체온을 미리 낮춰두면 위험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더 큰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스턴스는 "열에 노출되기 전 체온을 약간만 낮춰도 위험해지기 전까지 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얼음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체온을 낮추고 운동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서히 적응하기
더운 날씨에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가면 신체가 이에 적응해나가는데, 이를 '열 적응'이라고 한다.
스턴스에 따르면 더운 날씨에서 7~14일간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일반적으로 휴식 시 심부체온이 내려가고, 땀 분비량이 증가하며, 혈장량이 증가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혈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결국 더운 날씨에서 이러한 모든 생리적 기능을 공급하고 지탱해주는 것은 바로 혈액"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식으로 신체는 열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운동 능력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열 스트레스 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제이 소장은 이러한 반응도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하지 않으면 잃게 됩니다 … 더위에 (계속) 노출되지 않으면, 미리 형성해 둔 그 적응 능력들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추기
더운 날씨에 운동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지만, 열사병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열사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스턴스에 따르면 "전문 운동선수들은 이미 '생리적 한계를 넘어' 자신을 몰아붙이는 데 익숙하기에, 취미로 운동하는 사람들보다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운동 강도가 체내 온도 상승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에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스턴스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의도적으로 운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어책"이라고 조언했다.
즉, 기온이 오르는 날이면 몸을 적응시키고, 운동 강도를 조절하고, 조금 덜 더운 시간에 운동하는 방식으로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열 관련 질환의 위험은 존재하므로, 현기증, 메스꺼움,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체온을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가르시아-위툴스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 활동과 기후를 완전히 별개의 사안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폭염이 점점 더 빈번해지는 만큼, 우리는 단순히 활동에 나설지를 넘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동할지에 대해서도 점점 더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