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금융 혼란기에 금은 정말로 현명한 투자일까?

2025.04.11
각종 금 장신구
Reuters
인도 뭄바이에 전시된 각종 금 장신구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 달간 국제 금값이 급등하며 10일(현지시간)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은 전통적으로 금융 상황이 어렵거나 불안정한 시기에 신뢰할 수 있는 실물 자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정말 금은 안전한 투자처일까.

이번 세기 세계 무역 분야의 최대 변화 중 하나로 평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계획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10일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3177.50달러(약 460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관세 및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금값 기록은 연이어 경신되고 있다.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시기, 종종 금값이 상승하곤 한다.

금융 시장이 침체에 빠질 경우 다수의 투자자가 금 등으로 몰리면서 갑작스러운 '골드러시'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 금을 사들이는 이들은 누구일까.

골드바
Reuters
인도 북부 찬디가르의 어느 상점에 진열된 골드바

영국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에서 경제사학을 연구하는 필립 플라이어스 박사는 "정부, 개인 투자자, 개인 투자자 모두 해당된다"고 했다.

"투자자들이 (주식과 같은) 자산을 대량으로 처분한 뒤 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금값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금은 전통적으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불안정할 때 가장 먼저 '선택되는' 금속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기가 좋지 않았을 때도 금값이 갑자기 치솟았다.

하지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은 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초기 급등했던 금값이었으나, 그해 3월부터 하락 곡선을 그렸다.

플라이어스 박사는 "금이 '안전한' 투자라고 해서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은 그 가치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와 다양한 문화권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온 금속으로서 거래가 용이하다는 인식 덕에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라는 명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BBC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고대 이집트의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부터 가나 아샨티 왕가의 황금 의자, 인도 파드마나브하스와미 사원의 황금 왕좌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에서 금은 종교적으로도 상징적으로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금을 신뢰할 만한 재산 보관처로 여기는 것도 놀랍지 않다.

집에서 보관 중인 금과 보석의 가치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귀금속에 대한 대규모 투자의 경우 금융 시장의 큰손들에 의해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플라이어스 박사는 최근 금값 상승을 언급하며 "많은 부분"이 "전 세계 여러 중앙은행이 금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중앙은행들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주식 투자에서 벗어나 준비금을 늘리고자 금을 대량으로 매입하곤 한다. 즉 금 매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플라이어스 박사는 "시장이 진정되고 정부가 다시 안정을 되찾으면 투자자들은 다시 금에서 손을 뗄 것이기에 금값이 계속 오르리라는 기대 속에 투자를 이어 나가는 것은 여전히 위험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금 투자 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